공정위 “현 지분으론 경영 지배력 행사 못해”최대주주 되거나 이사회 영향력 커지면 재심사한화 “K-방산·우주항공 위해 KAI와 지속 협력”
  • ▲ 한화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보유한 2대 주주 지위를 굳혔다. ⓒ뉴데일리
    ▲ 한화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보유한 2대 주주 지위를 굳혔다. ⓒ뉴데일리
    한화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를 보유한 2대 주주 지위를 굳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1일 한화 측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하면서다. 다만 공정위는 현 지분만으로는 한화가 KAI 경영 전반을 좌우할 정도의 지배력을 갖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한화도 추가 지분 매입이나 인수 계획보다는 “K-방산과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KAI와 협력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등 한화 계열 3개사의 KAI 주식 취득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화 측이 보유한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총 15.89%다.

    한화는 지난달 한화시스템을 통해 KAI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12.44%에서 15.89%까지 끌어올렸다. 상장회사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게 되면서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이번 심사의 핵심은 한화가 KAI 주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보다, 이 지분으로 KAI를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정거래법상 주식을 취득했더라도 두 기업 간의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돼 일반적인 기업결합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정위는 한화가 아직 KAI를 지배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다. 국민연금도 8.75%를 가지고 있다. 공정위는 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 지분을 합한 35.16%를 ‘정부 측 지분’으로 보고, 한화의 15.89%만으로는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봤다.

    즉 한화가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인정했지만, 현 단계에서 두 회사를 사실상 하나의 지배 아래 놓인 기업으로 보지는 않은 것이다.

    공정위는 한화의 지배력이 더 커질 경우 기업결합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화가 KAI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최다출자자가 되거나, 한화 측 인사가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겸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화 측 인사가 KAI 대표이사를 겸임할 때도 새로운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생긴다.

    한화 관계자는 “그동안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KAI와 협력 방안을 강구하면서 KAI 지분을 인수해왔다”며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KAI와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하며 KAI 2대 주주로서 양사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확대와 글로벌 수출 지원 등에 관한 KAI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양사의 협력은 이미 구체적인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지난 2월 ‘미래 핵심사업 공동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무인기 공동 개발과 수출, 국산 엔진을 탑재한 항공기 개발 및 공동 마케팅, 글로벌 상업 우주시장 공동 진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도 협력 대상이다. 양사는 KF-21 후속 양산 모델에 탑재할 첨단 항공엔진 개발과 체계통합 분야에서 협력하고, 해외 수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완제기를 개발·생산하는 KAI와 항공엔진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항공기 개발 단계부터 손을 맞잡겠다는 것이다.

    기존 KF-21 사업에서도 두 기업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에 들어가는 F414 엔진을 생산·공급하고 있으며, 보조동력장치(APU)를 비롯한 핵심 구성품도 KAI에 공급한다. 한화시스템은 KF-21의 AESA 레이더와 각종 항전장비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