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공급난에 시장 불안 극대 … 실수요 외곽 신·구축 안가려태릉해링턴플레이스 13.4억 → 14.4억 … 4일 만에 1억원 급등매도자 우위 시장 공고 … 전셋값 뛰며 전환매수·월세화 가속
  •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DB
    정부의 대출·세제 규제 여파로 서울 외곽 부동산 시장이 끓어오르고 있다. 규제에 가로막힌 실수요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비교적 진입장벽 낮은 외곽 중저가 단지로 몰리면서 일대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설상가상 전세난과 공급 부족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며 시장 내 불안심리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노원구의 한 단지에서는 실거래가격이 4일 만에 1억원 넘게 뛴 사례도 나왔다.

    정부의 다중 규제와 갈피를 잃은 공급 정책이 중저가 아파트값마저 자극해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전세난과 공급난 탓에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 내 중론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준공 5년차 신축인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98㎡은 지난달 17일 14억45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3일 거래가격인 13억4800만원에서 불과 3일만에 가격이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해당 평형 매물 실거래가는 연초 10억77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8개월 만에 3억6800만원 뛰었다.

    가격 상승세는 신·구축을 가리지 않는다. 준공 39년차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1단지' 전용 60.5㎡는 지난달 1일 7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연말 5억6500만원에 손바뀜된 해당 매물은 지난 7월 6억8000만원, 8월 7억5000만원으로 9개월여만에 가격이 2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준공 33년차인 상계동 '두산아파트' 전용 59.97㎡는 지난 8일 5억9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직전 거래가인 지난 5월 4억6500만원에서 3개월만에 1억2500만원 뛰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국가 공인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8월 넷째주 아파트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노원·도봉·강북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0.34%→0.54%, 0.31%→0.54%, 0.41%→0.55%로 오름폭을 키웠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구(0.56%) 다음으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컸다.

    노원구 Y공인중개소 대표는 "최대 대출 한도 4억원에 자기자본을 좀더 얹어 매입할 수 있는 6억~10억원대 매물이 대기수요가 많다"며 "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졌음에도 일단은 사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노도강 일대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공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집주인들이 호가를 1000만~2000만원씩 계속 올리고 있는 데다 매수콜이 들어와도 계좌를 쉽게 주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세난과 공급난 우려가 겹치면서 서울 외곽지역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셋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매물까지 줄면서 실수요자들이 외곽 중저가 매매단지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7억원을 돌파했고 이달에는 7억1178만원으로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북권 14개구는 지난해 말 대비 7.43% 오르며 강남 11개구(4.87%) 상승률을 넘어섰다.

    전세 매물도 1만건대로 줄며 전세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902건으로 전년 동기 2만2823건 대비 12.8% 감소했다.

    통상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은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늘어난 보증금 부담에 아예 아파트를 사들이는 전환 매수 수요가 늘 수 있어서다. 더욱이 용산공원 개발, 서울 그린벨트 해제 등 공급 방안이 서울시 반대에 막혀있어 시장 내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셋값과 매매값이 동시에 뛰면서 월세화도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부담이 커진 만큼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임대인 입장에서도 대출이자와 세 부담 등으로 월세 선호도가 더 높아져 반전세 등 보증부월세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