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630만주 발행 … 증자 전 발행주식의 44.99%12월 금리 가산 앞둔 3회 영구 CB 상환에 314억원 중 200억원 투입4회 영구 CB로 2회 영구 CB 상환 … 5회 조달금 100억원은 반년째 전액 미사용최대주주 배정분 7%만 청약 … 일반주주는 추가 납입-지분 희석 부담
  • ▲ 뷰노. ⓒ뷰노
    ▲ 뷰노. ⓒ뷰노
    의료 AI기업 뷰노가 사모로 조달한 영구전환사채의 상환청구서를 일반주주에게 내밀었다. 새 영구전환사채 조달금으로 기존 영구전환사채를 갚은 지 이틀 만이다. 이번에는 증자 전 발행주식의 45%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집예정액 314억원 가운데 200억원은 제3회 영구전환사채 원리금 상환에 투입된다. 정작 기존 영구전환사채 조달금 175억원은 사용하지 않은 채 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배정분의 약 7%만 청약하고, 나머지 신주인수권을 팔아 청약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기존 조달금을 상환하지 못한 가운데 최대주주는 신규 현금 투입을 최소화하고 일반주주는 추가 출자와 대규모 지분 희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뷰노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방식으로 보통주 630만주를 발행해 11월30일 코스닥 시장에 추가 상장할 예정이다. 기존 발행주식 1400만1823주의 44.99%에 달한다.

    예정발행가는 4980원으로, 모집총액은 313억원이다.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조달액 306억원 가운데 200억원은 제3회 영구전환사채 상환에, 106억원은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 해외법인 운영 등에 사용한다.

    제3회 영구전환사채는 뷰노가 2024년 12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로 발행했다. 원금은 237억원이며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5%가 3개월 단위 복리로 누적된다. 12월27일부터는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에 매년 4%p가 가산되는 구조다.

    회사가 추산한 발행 2년 시점의 상환액은 262억원이다. 유증 자금 200억원을 우선 투입하고 부족분은 자체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기존 영구전환사채의 상환방식과 미사용 조달금이다.

    뷰노는 8월26일 제2회 영구전환사채 잔여 원금 88억4000만원을 전액 중도상환했다. 이자 등을 포함한 취득금액은 93억4219만원이다. 회사는 주주서한에서 이를 '당사 보유자금'으로 상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증권신고서의 자금사용내역을 보면 상환 재원은 제4회 영구전환사채 조달금이다. 뷰노는 애초 운영자금 명목으로 발행한 제4회 영구전환사채의 자금용도를 13일 인수인과의 합의를 거쳐 채무상환자금으로 변경했다. 사실상 새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해 기존 영구전환사채를 갚은 셈이다.

    이어 이틀 뒤에는 제3회 영구전환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31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했다. 제2회 영구전환사채는 새로운 사모자금으로, 제3회 영구전환사채는 주주자금으로 상환하는 꼴이다.

    기존 조달금도 모두 집행하지 않았다. 8월27일 기준 영구전환사채 조달금 가운데 175억원이 사용되지 않은 채 금융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상환대상인 제3회 영구전환사채 조달금에서도 68억7700만원이 남아있다. 2월 발행한 제5회 영구전환사채 조달금 100억원은 발행 6개월이 지나도록 전액 미사용 상태다. 제4회 영구전환사채에서도 제2회차 상환 후 6억5800만원이 남았다.

    회사는 미사용 자금 175억원을 향후 운영자금으로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조달금 상당액을 금융상품으로 보유하면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고, 모집액의 63.7%를 과거 사모자금 상환에 사용하는 만큼 자금조달 시점과 운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 '제46회 대한중환자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설치된 뷰노의 전시 부스. 260430 ⓒ뷰노
    ▲ '제46회 대한중환자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설치된 뷰노의 전시 부스. 260430 ⓒ뷰노
    반복되는 외부자금 의존 역시 부담이다. 뷰노는 이번 유증을 제외하고도 상장 이후 공모와 전환사채, 전환우선주, 영구전환사채 발행으로 1059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유증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상장 이후 자본시장 조달액은 1372억원으로 늘어난다.

    회사도 증권신고서에서 제3회 영구전환사채 상환 이후에도 제4·5회 원금이 남는다고 밝혔다. 추가 자금이 필요하면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에 나설 수 있으며 외부자금 조달이 어려울 경우 계속적인 사업 영위에 상당한 제약이 생기고 존속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으로 기존 조달금을 상환하지 못한 채 새로운 외부자금으로 이전 조달금을 갚으면서 자금조달 의존이 사모 투자자에서 일반주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최대주주인 이예하 대표집행임원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현재 15.59%다. 증권신고서는 이예하 대표가 '개인 자금 사정'을 고려해 배정분의 약 7%만 청약하고, 미청약분 신주인수권증서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특수관계인이 참여하지 않으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유증 후 11.09%로 낮아진다.

    회사는 5% 이상 지분을 가진 다른 주주가 없어 경영권 변동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최대주주가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면서 자기자금 투입을 제한한 것은 유증에 참여해야 할 일반주주와의 부담 차이를 드러낸다.

    유증 발표 이후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사채로 월급을 당겨쓴 걸 주주배정으로 갚으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유증을 철회하고 최대주주가 사비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증 외에 잠재적인 추가 희석요인도 남아있다. 예정발행가가 기존 영구전환사채 전환가액보다 낮아져 전환가액이 조정되면 전환가능주식은 179만5620주에서 199만7096주로 20만1476주 증가한다.

    이는 상환 예정인 제3회 영구전환사채까지 포함한 보수적 추산이다.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상당폭 희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주 630만주는 보호예수 없이 상장된다.

    외형상 재무제표에서도 착시가 있다. 상반기 말 영구전환사채 장부금액은 525억원으로, 자본총계 356억원을 웃돌았다. 영구전환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서 부채비율은 34.3%에 그쳤고, 발행자금 유입으로 유동비율도 344%를 기록했다. 회사 역시 영구전환사채가 회계상 자본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상환 부담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자체 현금창출력은 아직 외부조달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은 121억원으로 전년동기 167억원보다 27.5%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 유출은 21억8847만원에서 70억9600만원으로 224% 확대돼 지난해 연간 유출액 46억7599만원을 이미 넘어섰다.

    회사는 금리가산 전에 영구전환사채를 상환하면 이자 부담과 잠재적 지분 희석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의 청약률이 배정분의 7%에 그친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가 자금을 납입하는 일반주주에게 성과를 돌려줄 책임도 커졌다. 추가 자금조달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영업현금흐름 개선으로 이번 유증의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기업의 현금은 조달 목적별로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지만, 사모로 조달한 자금 상당액을 금융상품으로 보유하면서 사모채 상환 재원은 주주배정 유증으로 마련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상환 부담을 기존 주주에게 떠넘기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대주주마저 배정분 대부분을 직접 청약하지 않는다면 경영진과 지배주주의 책임보다 일반주주의 추가 출자와 지분 희석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모럴해저드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