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예산 4.6조→9.2조 … 증가액 76% 미래대응기금에 집중청년미래적금 7446억→1.7조 … 출시 석 달도 안 돼 예산 2.3배소득요건 없애고 정부기여 최대 25%, 적금·펀드·대출·보증까지 확대반도체 초과세수로 장기지원 확대 … 중복 수혜·재정 지속가능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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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으로 불어난 세수를 등에 업고 금융위원회 예산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다. 정부가 '미래 투자'를 내걸고 청년 자산형성부터 주거·취업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정책 효과를 확인하기 전에 장기 재정지출부터 확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9조 2417억원으로 올해 4조 6516억원보다 4조 5901억원(98.7%) 늘었다. 증가액의 76.3%인 3조 5000억원이 국민성장펀드와 청년미래적금 등을 담은 미래대응기금 관련 사업이다. 청년 자산형성에 2조 855억원, 서민생활 안정에 1조 828억원,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에 1조 550억원을 배정했다.금융위의 예산 급증은 정부의 '820조원 슈퍼예산'과 맞물린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 총지출을 12.8% 늘린 820조 9000억원으로 확정하고, 반도체 호황 등으로 확보한 추가세수 162조 3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에 담아 청년·성장동력·지방·인재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핵심 분야에 45조 4000억원을 투입하고 국채 발행 축소에 12조 5000억원을 쓰고도 104조 4000억원 이상이 남는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세수를 기반으로 수년간 이어지는 사업까지 빠르게 늘리면서 세수 호황이 끝난 뒤에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재정 지속가능성 문제가 함께 제기된다.◆ 6월 출시한 청년적금, 성적표 나오기 전 예산 2.3배정부의 재정 확대는 청년정책에서 특히 가파르다. 전체 청년 관련 투자는 올해 28조 2000억원에서 내년 43조 3000억원으로 15조 1000억원(53.5%) 늘어난다. 출생부터 만 34세까지 조건별 지원을 합치면 최대 1억 9582만원에 달한다. 청년 지원의 필요성을 넘어 어디까지 국가 재정으로 책임질 것인지가 함께 따져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출시 석 달도 안 된 청년미래적금 예산부터 두 배 넘게 늘어난다. 내년 배정액은 1조 7000억원으로 올해 7446억원의 2.3배다. 지난 6월 22일 출시 후 234만 3000명이 신청해 138만 5000명이 가입했지만 중도해지율이나 만기 유지율, 실제 자산 증가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책의 성적표가 나오기도 전에 대규모 증액부터 결정한 셈이다.가입자의 70.9%인 98만 3000명은 일반형이었고 우대형은 38만 9000명(28.1%)이었다. 25~34세 가입자는 103만 4000명으로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3년 만기 상품인 만큼 가입자가 얼마나 남는지뿐 아니라 정부 지원이 없었어도 이뤄졌을 저축까지 재정으로 보조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138만 5000명이라는 '흥행'만으로 1조 7000억원의 재정 투입 효과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정부는 성과 검증보다 지원 확대에 먼저 나섰다. 내년부터 일반형의 개인·가구소득 요건을 없애 사실상 모든 청년에게 납입액의 6%를 재정으로 보탠다. 우대형 기여율도 12%에서 15%로 높이고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는 25%까지 지원한다. 올해 가입자에게 확대된 혜택을 소급하는 방안까지 추진한다. 가입 대상과 지원율을 동시에 넓히면서 재정 소요를 통제할 장치는 오히려 약해지는 구조다.정부가 보장하는 혜택도 크게 올라간다. 월 50만원씩 3년간 1800만원을 넣고 연 8% 금리를 적용하면 지방 중소기업 우대형은 정부기여금 450만원을 포함해 2507만원을 받는다. 금융위가 계산한 단리 환산 수익률은 연 30.1%다. 일반형도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정부기여금 108만원을 받아 만기액이 2138만원에 이른다. 높은 혜택이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만큼 정부 지원을 제외하고도 청년의 자발적인 자산형성이 늘어나는지가 정책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다.소득요건 폐지는 청년미래적금의 성격을 선별지원에서 사실상 보편지원으로 넓힌다. 자산형성 여력이 부족한 청년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청년에게도 동일한 6%의 정부기여금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한정된 재원을 취약청년에게 집중하는 대신 수혜자를 넓히는 선택이 재정 효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한지에 대한 검증 없이 예산부터 2.3배 늘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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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금 이어 펀드·대출·보증 … '파편화' 지적에도 상품은 더 늘어청년을 겨냥한 새로운 재정지원 통로도 생긴다. 우리아이자립펀드에는 내년 1465억원을 처음 편성한다. 중위소득 50~100% 가구가 연 5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100만원을 보태고, 중위소득 50% 이하에는 부모 납입 여부와 관계없이 연 120만원을 지원한다.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이어지는 구조여서 신규 가입자가 매년 쌓이면 정부도 최대 19년간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한 해의 초과세수를 기반으로 장기간 재정 약속부터 늘린다는 비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정부는 부모와 정부가 연 200만원씩 19년간 적립하고 연평균 6% 수익률을 올리면 약 7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장기투자의 복리 효과를 활용한다는 구상이지만 6%는 예상 수익률일 뿐 보장되는 금액이 아니다. 저소득층 아동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기존 사업이 있는 상황에서 별도 펀드를 추가하면서 지원 대상과 목적이 겹친다는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지원 범위는 자산형성에서 주거와 취업까지 빠르게 넓어진다. 주거지원 예산 883억원을 들여 만 39세 이하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연 3조원씩 공급하고 전월세결합보증도 연 4조 5000억원 규모로 운용한다. AI·핀테크 분야에는 50억원을 새로 편성해 전문교육 약 1000명과 인턴십 약 100명, 자격증 바우처 약 600명을 지원한다. 적금에서 펀드·주택대출·보증·취업까지 금융위가 담당하는 청년지원의 경계가 갈수록 넓어지는 모습이다.정부가 이번 청년대책에서 내린 진단과 처방도 엇갈린다. 기존 청년정책이 개별 사업 중심으로 흩어져 필요한 지원을 찾기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정작 새로운 적금과 펀드, 대출, 보증을 다시 여러 갈래로 추가했다. 청년미래적금은 다른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자산형성 상품도 상대 제도가 제한하지 않으면 함께 가입할 수 있다. 정책 파편화를 해소하겠다면서 상품 수부터 늘리는 방식이 오히려 중복 수혜와 재정 분산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미래 투자'를 내건 정책금융도 덩치를 키운다. 국민성장펀드에는 재정 1조원을 투입해 연간 운용 규모를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확대한다. 출범 8개월 만에 31건, 17조 9000억원을 승인했고 AI·반도체에만 5조 7000억원이 몰렸다. 내년에는 우주항공까지 지원 대상을 넓혀 민간자금과 함께 5년간 200조원 이상을 공급한다. 승인액과 공급 목표가 빠르게 불어나는 만큼 정부 자금이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마중물이 아니라 민간이 감당할 투자까지 대신하는 '구축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서민금융도 대상과 공급액을 함께 확대한다. 정부 재정 5274억원을 넣어 햇살론 특례·유스를 올해 2조 6300억원에서 2조 7800억원으로 늘리고, 3000억원을 별도로 출자해 K-민생지킴대출 6000억원을 신설한다. 지원 대상은 신용평점 하위 50%까지 넓어지고 최초 100만원의 금리는 연 12.5%에서 4.5%, 만기는 2년에서 10년으로 바뀐다.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에도 5000억원을 새로 배정한다.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와 별개로 정책금융이 시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재정으로 떠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결국 한 해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금융위 예산은 '얼마나 공급했느냐'보다 '무엇을 바꿨느냐'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청년지원은 순자산 증가와 자립, 국민성장펀드는 민간자본 유입과 투자 성과, 서민금융은 취약차주의 제도권 안착이라는 결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막대한 재정 투입의 명분도 약해진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일시적 세수를 토대로 지원 대상과 기간부터 넓힌 상황에서 세수가 꺾이면 호황기에 만든 정책의 비용을 일반재정이 떠안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지원의 필요성과 별개로 유사한 상품이 늘어나면 재정이 분산될 수 있다"며 "초과세수로 시작한 사업이 장기 재정부담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효과와 지속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