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에 수신 유인↓…정기예금 3.72%로 낮추고 소액상품엔 최고 26%로그인·직접 납입·워킹서비스까지…고금리 우대조건에 '앱 이용' 촘촘히 연계"수신보다 신규 고객·앱 활성화"…저축은행 금리 경쟁, '트래픽 확보전'으로
  • ▲ ⓒ저축은행중앙회
    ▲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들이 최고 연 10~20%대 금리를 내건 소액 적금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대규모 수신을 확보할 필요성은 줄어 정기예금 금리는 낮추면서도, 실제 이자 부담이 크지 않은 소액 상품에는 파격적인 금리를 얹어 신규 고객과 앱 이용을 끌어내는 전략이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26% 금리를 제공하는 'OK얼리버드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OK얼리버드적금은 30일 동안 매일 1만원씩 납입하는 단기 적금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연 2%이며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면 3%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OK저축은행 모바일 앱에 로그인하는 '얼리버드 미션'을 10일 연속 달성할 때마다 7%p의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30일 동안 세 차례 미션을 모두 채우면 최대 21%p가 더해져 최고 연 2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최고금리가 연 26%에 달하는 것과 달리 실제 이자는 크지 않다. 하루 납입액이 1만원으로 제한돼 30일 동안 넣을 수 있는 원금은 총 30만원이다. 모든 우대조건을 충족해 연 26%를 적용받더라도 만기 세전 이자는 약 3312원이다.

    기본금리 연 2%만 적용했을 때 이자가 약 255원인 점을 감안하면 OK저축은행이 최고금리 제공을 위해 추가로 부담하는 이자는 고객 1명당 3000원 남짓이다. 이 비용으로 마케팅 동의를 받고 최대 30일간 특정 시간대 앱 접속을 유도하는 셈이다.
  • ▲ ⓒOK저축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 ⓒOK저축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애큐온저축은행도 최고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나날이적금(100일)'을 판매하고 있다. 나날이적금은 100일 동안 하루 최대 3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2%이며 매일 직접 입금할 때마다 0.1%p씩 우대금리가 붙어 최고 연 12%까지 적용된다.

    우대조건을 모두 채워 연 12%를 적용받을 경우 만기 세전 이자는 4만9808원이다.

    최고 금리를 받으려면 100일 동안 매일 애큐온저축은행 모바일 앱에서 해당 상품의 '입금' 버튼을 눌러 직접 납입해야 한다. 자동이체나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한 이체는 우대금리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웰컴저축은행은 고객의 걸음 수를 우대금리와 연계한 '웰뱅 워킹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12개월 동안 매월 1만~20만원을 납입하는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1%지만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고 연 8%까지 올라간다.

    핵심 우대조건은 웰컴저축은행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웰뱅 워킹 서비스' 이용이다. 가입기간 동안 100만보 이상 걸으면 1%p, 200만보 이상 2%p, 300만보 이상 3%p, 400만보 이상 6%p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웰뱅 워킹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거나 중간에 탈퇴해 걸음 수 집계가 중단되면 해당 우대금리를 받을 수 없다. 여기에 웰컴저축은행 입출금통장을 통한 자동이체로 6회 이상 납입하면 1%p가 추가돼 최고금리가 연 8%가 된다.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적금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 모바일 앱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고 입출금통장까지 연결해야 하는 구조다. OK저축은행이 특정 시간대 앱 로그인을, 애큐온저축은행이 앱을 통한 직접 납입을 요구하는 것과 방식은 다르지만 높은 우대금리를 고객의 자사 앱 이용과 연계했다는 점에서는 같다.

    저축은행들이 소액 적금에만 파격적인 금리를 얹는 배경에는 대규모 수신을 확보할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높은 비용을 치르며 예금을 끌어올 유인은 크지 않지만, 향후 영업을 위한 신규 고객과 모바일 접점은 계속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목돈이 들어오는 정기예금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72%로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 낮아졌다.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는 정기예금에는 금리를 낮추면서도, 비용 부담이 적은 소액 상품에는 고금리를 얹는 상반된 움직임이 나타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품이 적은 이자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앱 이용 빈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로그인이나 직접 납입, 앱 내 부가서비스 이용 등을 우대조건으로 설정하면 최고금리를 원하는 고객이 반복적으로 자사 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가 실제로 받는 이자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두 자릿수 최고금리를 앞세운 마케팅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신을 많이 확보해도 대출로 운용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소액 고금리 상품은 자금 조달보다는 신규 고객 유입과 앱 활성화 목적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