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타항공 객실승무원 대상 교육 진행대응전략 중 하나로 '경계 긋기' 제안교육 후 객실승무원 두 분과 인터뷰 이뤄져
  • ▲ 임원정 교수가 이날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김재홍 기자
    ▲ 임원정 교수가 이날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김재홍 기자
    “객실승무원은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 상위 20개 안에 포함될 정도로 업무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친절함과 무조건 참는 것은 다르며, 때로는 나를 보호하는 단호한 표현이 필요합니다.”

    임원정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서울 마곡 이대서울병원에서 진행된 파라타항공 객실승무원 응급처치교육 심화교육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교육에서는 기내에서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며, 특히 진상 고객의 특이행동 등 객실승무원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을 감안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등이 주로 다뤄졌다. 

    임 교수는 ▲화가 나도 웃어야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억울한데 죄송하다고 해야 했던 순간은요? ▲퇴근 후 사람 목소리만 들어도 피곤했던 날은요? 라는 세 가지 질문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노동은 개인의 정신건강에 있어 ▲정서적 고갈과 번아웃 ▲우울장애 및 불안장애 발생  ▲가면우울증(겉으로는 밝게 웃지만 내면은 깊은 우울증 상태) ▲만성 스트레스→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기내에서 수많은 승객들을 겪으면서 ‘원래 서비스업은 그런거야’는 식으로 무조건 참거나 혼자 버티는 것은 올바른 대응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동료에게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거나 상대의 말투를 내 능력이나 인격 평가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정노동 대응의 전략 중 하나로 임 교수는 ‘경계 긋기’를 제안했다. 친절함이 무조건 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무례한 요구까지 모두 수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규정과 역할 범위 내에서 대응하면서도 공격적 언행에는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또한 감정노동은 혼자서 버틸수록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힘든 경험을 동료와 공유하고 필요하면 상급자,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가 거론됐다. 고객이나 제3자의 폭언, 폭행 등으로 근로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업주에게 예방·보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다. 
  • ▲ 왼쪽부터 성소영 객실사무장, 이혜리 객실사무장. 교육 후 인터뷰에 참여했다. ⓒ김재홍 기자
    ▲ 왼쪽부터 성소영 객실사무장, 이혜리 객실사무장. 교육 후 인터뷰에 참여했다. ⓒ김재홍 기자
    임 교수는 “회사는 고객 폭언에 대한 메뉴얼을 마련해야 하며, 직원들의 정서적 충격 회복을 위해 상담 지원이나 휴게시간 제공해야 한다”면서 “심각한 폭언을 들었을 경우에는 업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객실승무원의 정신건강 사안은 개인의 멘탈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면서 “업무구조 개선, 심리적 안정감 조성 등 조직이 함께 예방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교육 이후에는 파라타항공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간단한 인터뷰가 이뤄졌다. 성소영 객실사무장, 이혜리 객실사무장이 현장 취재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진상 고객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성 사무장은 “그동안 배웠던 대로 지나치게 저자세로 대하지 않았다”면서 “저자세로 일관하면 오히려 고객들이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하면서 항공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한다”고 언급했다. 

    이 사무장도 “‘너무 죄송하다’라는 말을 연발하게 되면 죄송하지 않았던 일도 실제가 될 수 있다”면서 “친절하고 융통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지만 필요하면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고 답했다.

    다만 신입 승무원들은 진상 고객을 겪으면 힘들어하기 때문에 사무장들이 이들의 감정 해소를 위해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질문도 이뤄졌다. 이 사무장은 ”해외 노선을 담당하게 되면 하루 이틀 정도 현지에서 체류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푹 자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면서 ”평소에는 좋은 컨디션 유지를 위해 운동을 하고 수면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성 사무장은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관리에 힘쓰고 있다“면서 ”특히 상향 평가 등 다면적인 접근이 이뤄지면서 조직적인 차원에서 스트레스 관리가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