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국내 거주한 기간만 추납 인정 … 한 달 15일 이상 체류해야'1개월 가입→119개월 추납' 논란에 제도 손질외국인 추납에도 상호주의 적용 … 해외 수급자 관리 강화
  • ▲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연합뉴스
    ▲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연합뉴스
    외국인이 국내에서 단기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과거 미납 보험료를 한꺼번에 추후 납부해 연금 수급 요건을 채우는 사례가 논란이 되면서 정부가 제도 손질에 나섰다. 앞으로는 외국인이 실제 국내에 거주한 기간에 대해서만 추납을 인정하고, 해외 수급자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외국인의 국민연금 제도 오남용을 막기 위해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지난달 3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의 국민연금 보험료 추후 납부(추납) 때 적용하는 ‘국내 거주기간’의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외국인 등록과 체류자격 유지 기간 등을 기준으로 국내 거주 여부를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실제로 국내에 머문 기간만 추납 대상 기간으로 인정한다. 추납을 신청하는 외국인은 혼인관계증명서와 함께 출입국 사실증명서도 제출해야 한다.

    출입국 기록을 기준으로 입국일이 포함된 달부터 출국일이 포함된 달까지 한 달에 15일 이상 국내에 체류한 경우에만 해당 월을 실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국내에 실제 거주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추납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불거진 중국인의 국민연금 추납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과 맞닿아 있다.

    국민연금은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20개월, 즉 10년의 가입기간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외국인이 국내에서 한 달가량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이후 미납한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추납해 가입기간을 120개월로 채우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국내에서 실제로 장기간 근무하거나 거주하지 않았더라도 체류자격을 유지한 기간을 활용해 추납할 수 있다는 점이 제도의 허점으로 지적됐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추납 신청자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정부는 앞으로 외국인의 추납에도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과 반환일시금 지급에는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동일한 제도를 허용하는지를 따지는 상호주의가 적용되고 있지만, 추납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정부는 법령을 개정해 우리나라 국민에게 추납을 인정하는 국가의 국민에 한해서만 국내 추납을 허용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해외 수급자의 생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조사를 기존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리고, 부양가족연금 등 국민연금 제도 전반의 관리체계도 보완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외국인의 국민연금 가입 자체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국내 거주·근로와 연계되지 않은 추납을 차단해 제도의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며 “국내에 단기 거주하고도 연금을 수령하는 등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국가 간 사망 자료 교환 확대와 수급권 확인 조사 기간 단축 등 연금 수급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