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T 대표, 서울대 강의실서 ‘AI 시대’ 특강 진행“‘AX의 J커브’ 패턴, 초기의 비효율 견뎌야 생산성 상승”“산업혁명 시대에도 일자리는 늘어 … AI시대는 더욱 늘 것”
  • ▲ 지난 1일 서울대에서 특강을 진행 중인 정재헌 SKT 대표이사.ⓒSK텔레콤
    ▲ 지난 1일 서울대에서 특강을 진행 중인 정재헌 SKT 대표이사.ⓒSK텔레콤
     “SK텔레콤은 왜 앤트로픽에 투자했나요? 앞으로 어떤 투자처를 찾고 있습니까?” - 서울대 학생

     “지금 몇 주 들고 있나요?” -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가 학생의 질문을 질문으로 받으며 강의실엔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정 대표가 지난 1일 34년만에 서울대학교 강의실에 섰다. 서울대 공법학사 87학번인 그가 후배들에게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를 주제로 한 특강을 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서울대 제1 공학관에서 진행된 특강에는 대학(원)생의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 약 3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하면서 강의실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을 정도. 이날 특강은 SKT와 서울대학교가 10년째 이어온 AI 공동과정의 일환으로 열린 첫 수업으로, 정 대표가 직접 강연자로 모교를 찾았다.

    정 대표는 “오늘 저는 기술을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니라, AI 전환의 최전선에 있는 한 기업이 지금 무엇을 고민하는지 나누기 위해 왔다”고 강연의 취지를 밝혔다.

    강연은 ‘우리는 지금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정 대표는 AI의 출현으로 누군가의 하루는 240시간, 2400시간이 되기도 한다며, AI가 바꾼 시간의 밀도로 인해 우리가 알던 원칙들이 파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대중화에는 60여 년, 휴대폰은 10여 년이 걸렸지만 챗GPT는 단 1개월 만에 사용자 50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전 세계 AI 투자 규모 역시 산업혁명 시대를 압도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석유와 반도체가 그랬듯 AI 역시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사례를 들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특강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정 대표가 지난 1년간 SKT의 AI 전환을 주도하며 직접 도출한 ‘AX의 J커브’ 패턴 이론이다.

    ‘J 커브’는 원래 환율과 무역수지의 관계를 설명하는 경제학 이론이다. 환율이 오르면 무역수지가 곧바로 개선될 것 같지만, 수출입 물량이 조정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초기에는 오히려 악화된다. 이 형태가 알파벳 'J'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 ▲ ⓒSK텔레콤
    ▲ ⓒSK텔레콤


    정 대표는 “AI를 도입하면 곧바로 효율이 높아질 것 같지만 재교육, 업무 재설계, 데이터·조직 정비 등 기술혁신과 생산성 사이의 시차로 되레 떨어진다”며 “이 초기의 비효율을 견딘 조직은 어느 순간 생산성이 가파르게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정 대표는 “산업혁명 때도 기계가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했지만 실제론 훨씬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겼다”며 “AI시대에도 노동 시간은 감소하겠지만 일자리 자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AI 시대 인재의 4가지 조건’을 인용하며, ▲본질을 통찰하는 힘인 ‘생각 근육’ ▲변화에 적응하고 실패해도 다시 배우는 ‘적응 근육’ ▲AI가 끝내 갖기 어려운 ‘공감 근육’ ▲체화된 경험을 가치로 만드는 ’신체 지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AI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 같은 시대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도성을 가지고 스스로 방향을 정하는 통찰력과 공감 능력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전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오늘 우리는 ‘AI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묻고 있다”며, “10년 뒤 이 질문의 답을 만들게 될 여러분과 역동하는 AI 혁신 현장에서 동료로 다시 만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는 말로 특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