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지적장애 아동 사망 계기 '아동학대 예방·대응책' 발표'2회 이상 신고 시 즉각분리' 명시… 있던 제도, 실효성 의문현장 판단 실패·인프라 부족 진단 없는 '땜질식 처방'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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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아동 보호와 관료적 대응을 표현한 AI 이미지. ⓒ챗GPT
지적장애를 가진 11세 남아가 교회와 할머니 슬하에서 학대당하다 숨진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정부가 재학대 방지를 위한 분리보호 강화 대책을 내놨다. 아동이 숨지기 전 직접 수사기관을 찾아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분리보호로 이어지지 못했던 이번 사건의 핵심 문제를 그대로 반영한 조치라는 점에서 이번 대책은 사건이 터진 뒤에야 마련된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보건복지부와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경찰청은 1일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1년에 2회 이상 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등 재학대 우려가 있는 경우 일시보호조치나 응급조치 시행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업무 지침에 명시하기로 했다.문제는 이런 조치가 현행 제도상 이미 가능했다는 점이다.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의 일시보호조치, 경찰·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응급조치는 법령상 기존에도 시행할 수 있었다.정부 스스로도 이번 대책을 "기존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없던 권한을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있던 권한을 왜 현장에서 쓰지 않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진단 없이 '지침 명시'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봉합한 셈이다.천안 사건에서 피해아동이 직접 수사기관에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분리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현장 판단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침 정비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정부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 113명을 신규 충원했다고 밝히고 대응활동비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전선에서 학대 여부를 판단하고 분리보호를 결정해야 하는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치고는 인상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또 다른 문제는 아동학대 신고 이력과 취학의무 면제·유예 정보가 관계기관 사이에 공유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장기결석아동 정보는 공유해왔지만 정작 학대 위험과 직결되는 취학의무 면제·유예 정보는 공유 대상이 아니었다.정부는 이제서야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교육정보시스템을 개선해 정보공유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정보 공백이 진작 지적됐을 법한 사안임에도 비극이 발생한 뒤에야 개선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부의 사전 대응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는 지적이다.학대 피해 장애아동을 위한 보호시설도 기존 12개소에서 2027년까지 18개소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기존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일부 공간을 개보수하는 수준으로 전국 단위 수요를 감안하면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그동안 아동학대 행위자에게 피해아동의 아동수당이 그대로 지급되는 부적절한 상황이 방치돼왔다는 점도 이번 대책에서 드러났다. 정부는 재학대 발생 시 아동수당 지급 대상과 계좌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보호자에게 사전 고지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진작 시정됐어야 할 제도적 허점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한편 정부는 영유아건강검진과 필수예방접종 등을 받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약 6만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1차 조사 대상 3만855명 중 4명에 대해 학대 신고를 했고, 이 중 2명의 보호자가 입건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수사 의뢰된 199명 중에서도 여전히 4명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약 3만명에 대한 2차 조사는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