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평가기관 AA, 한국 美·中 이어 '명확한 3위' 평가내년 AI 예산 9.4조 … 정부 AI 대전환에 정책 역량 집중순위·투자 규모 넘어 산업 활용·서비스 확산 등 실질 성과 관건
-
- ▲ ⓒ챗GPT
한국 인공지능(AI)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경쟁에서 3위권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정부가 내년 AI 분야에 9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국내 AI 모델의 기술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정부 지원도 확대되고 있지만 '세계 3위'라는 순위 자체보다 이를 실제 산업과 서비스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편성한 2027년도 AI 예산은 9조4211억원으로 올해보다 84.3% 증가했다. 정부는 AI 인프라와 데이터, 모델 개발부터 서비스 확산까지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최근 국내 AI를 둘러싼 대외 평가는 긍정적이다. 글로벌 AI 모델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AA)는 한국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AI 경쟁에서 '명확한 3위(clear #3)'라고 평가했다.AA는 특정 기업 한 곳이 아닌 여러 국내 기업이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의 모델이 경쟁력을 보이고 있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밖에서도 KT와 트릴리온랩스 등이 자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한국 AI의 강점으로는 인재와 공공 투자, 정부의 독파모 프로젝트 등이 거론됐다. 하나의 기업이나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개발사가 경쟁하는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정부 역시 이번 평가를 국내 AI 생태계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독자 AI 모델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하나의 국가대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업이 서로 경쟁하고 성장하며 세계와 겨룰 수 있는 두터운 AI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이어 "물론 3위라는 순위에 만족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더 좋은 모델을 만들고, 산업과 국민이 실제로 많이 쓰는 AI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다만 글로벌 평가기관이 한국을 '명확한 3위'로 평가했다는 사실이 미국·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해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 인재를 확보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 AI를 확산시키는 과제가 남아 있다.정부가 내년 AI 예산을 9조4211억원까지 확대한 것도 이러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GPU 등 AI 컴퓨팅 기반을 확충하고 프론티어급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AI를 산업과 국민 생활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특히 앞으로는 정부의 AI 정책을 평가하는 기준도 단순한 모델 순위나 투자 규모에서 한 단계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최근 독파모 2차 단계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AI 모델의 경쟁력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라는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독파모 2차 평가에서 탈락한 뒤 과기정통부에 정식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모티프 측은 평가 결과와 기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독파모가 특정 글로벌 벤치마크만으로 평가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과기정통부는 평가 기준이 참여 업체 간 합의를 거쳐 마련됐고 사전에 공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의신청에 대해서도 평가 절차와 형식상 부당함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이는 AI 경쟁력을 단일 성능지표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정부가 독파모에서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전문가와 사용자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국가 AI 정책의 성과 역시 기술적인 모델 성능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결국 정부가 내년부터 풀어야 할 숙제는 '세계 3위'라는 평가를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정부가 구축한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가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개발된 AI가 제조·금융·의료·공공 등 산업과 서비스 현장에서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국민이 실제 AI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하고 체감할 수 있는지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AI의 보편적 활용과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모델 개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산업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돼야 대규모 재정 투입의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업계에서는 정부의 AI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앞으로는 투입 규모보다 실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GPU와 데이터 등 AI 개발에 필요한 기반을 확충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며 "다만 세계 3위라는 순위나 투자 규모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실제 모델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과 서비스에서 활용되는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