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보냈다는 문자 내용 공개후원금 500만원 제공 시도 정황 … 한도 초과로 실제 송금 불발법원은 대가성 부정-검찰은 기소유예 … 법무장관 자격 검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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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우)과 서영교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60901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현역 국회의원 시절 지인의 부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특정 바이오기업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해당 기업과 담당 부서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으로 지목된 문자메시지가 공개질의형식으로 제시되면서 "통상적인 민원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김승원 후보자의 해명도 검증대에 올랐다.김 후보자가 문자를 보냈다고 지목된 날로부터 14일 뒤 실제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됐다. 업체 설립자 측이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보내려 한 정황까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만큼 공정한 법 집행을 책임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해당 의혹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일 정치권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12일 오전 11시25분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과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보냈는지 공개질의했다.한동훈 의원이 제시한 문자 내용은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3군데에서 업무분장이 되어 있답니다.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제넨셀입니다. 국부유출도 걱정되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이다.이 내용대로라면 김 후보자는 단순히 민원이 접수됐다는 사실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식약처 내부 담당 부서와 회사명을 특정하고 처리속도를 높여달라고 직접 요청한 셈이다. 한 의원은 추가로 "김 후보자는 제넨셀 불법 청탁문자가 이것뿐이 아니라는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김 후보자 측은 해당 문자의 발송 여부와 한 의원이 제시한 내용의 진위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해당 의혹의 중심에는 제넨셀이 개발하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이 있다. 담팔수잎 추출물을 기반으로 초기 감염환자의 중증 진행을 억제하고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겠다는 후보물질이었다.제넨셀은 김 후보자가 문자를 보냈다고 지목된 2021년 10월12일 ES16001의 국내 임상 2b·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임상 2·3상 계획을 승인했다. 문자 발송일로 지목된 날부터 승인까지는 정확히 14일이 걸렸다.당시 식약처가 승인한 것은 ES16001을 치료제로 판매할 수 있게 하는 품목허가가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임상시험계획이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과 치료제는 우선 심사와 신속한 임상 지원대상이었다.그렇더라도 현역 국회의원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규제기관 수장에게 특정 업체와 담당 부서를 적시하면서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행위가 통상적인 민원전달범위에 해당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승인과정에 규정 위반이 없었다는 것만으로 현역 의원의 외압 여부와 특혜 가능성에 대한 검증까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검찰수사와 관련 형사재판에서 드러난 의혹의 전달경로는 '제넨셀 설립자 강모 교수→브로커 양모씨→김승원 의원→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으로 이어진다.강 교수는 같은 대학원에 다니던 양씨에게 정치권을 통해 임상시험 승인을 빨리 받을 방법을 문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알고 지내던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의 임상승인업무가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식약처장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해당 사안을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후보자와 양씨의 관계도 청문 과정에서 확인할 대목이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판사 시절부터 양씨를 알고 지냈으며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양씨가 운영하던 주점의 임금체불사건을 맡은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둘러싼 정황도 수사대상이 됐다. 강 교수 측은 양씨를 통해 김 후보자의 후원계좌를 전달받아 500만원을 보내려 했지만, 해당 연도 후원 한도가 이미 찼기 때문에 실제 송금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 ▲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불출석 사유서 제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60830 ⓒ뉴시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2023년 제넨셀과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충북 청주시의 식약처장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와 김 후보자의 알선뇌물약속 혐의 등을 수사했다.검찰은 강 교수와 양씨를 뇌물공여약속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관련 재판에서 법원은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심사절차를 생략하거나 부당한 특혜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후원금 약속과 청탁 사이의 대가성도 인정하지 않았다.강 교수는 식약처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김 후보자를 통한 로비 의혹과는 구분되는 혐의지만, 임상 승인을 추진한 과정 전반의 신뢰성에 의문을 더하는 대목이다.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의 알선뇌물약속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사건사무규칙상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와 결과, 피의자의 사정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혐의없음 처분과는 구분된다.실제 후원금이 전달되지 않았고, 김 후보자와 강 교수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점, 관련 재판에서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은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소유예 처분은 김 후보자에게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판단과는 다르다.김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2024년 해당 후보물질의 임상 승인이 식약처 내부 사정으로 지연된다는 민원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전달했을 뿐이라면서 검찰수사를 "정치검찰의 짜맞추기"라고 주장했다. 기소유예 처분에도 반발해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논란은 김 후보자가 1일 국회 정기회 개회식 도중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김 후보자는 "3년간 검사 11명을 투입해 수사했지만 '500만원 약속'의 직접 증거도 없고 실제 특혜도 없었으며 관련 사건 법원마저 알선 대가성을 부정했는데 검찰은 김승원 의원에게만 기소유예 처분을 남겼다는 것이 헌법소원의 핵심 주장"이라고 적었다. 이어 "위원장님 식약처 관련 내용입니다. 송구합니다"라고 보냈다.제넨셀은 비상장사로, 당시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이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한국파마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이름을 올렸다. 세종메디칼은 제넨셀 지분과 전환사채에 총 113억원을 투자했고, 한국파마도 약 30억원을 출자했다.제넨셀의 임상 승인은 투자 기대를 키웠지만, ES16001은 목표한 환자 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임상이 잠정 중단됐다. 세종메디칼과 한국파마는 제넨셀 투자지분의 장부가치를 전액 감액했다.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했던 후보물질이 끝내 상용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쟁점은 법원이 청탁의 대가성을 인정했는지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역 국회의원이 오랜 지인의 부탁을 받고 특정 기업의 임상시험 업무를 규제기관 수장에게 직접 요청한 것이 적절했는지, 문자 전달 뒤 담당 부서에 별도 지시가 내려갔는지, 승인 심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져야 한다.김 후보자는 검찰과 법무행정을 총괄하며 공정한 법 집행을 책임져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일반적인 민원 전달'이라는 해명만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문자 원문과 추가연락내용, 기소유예 처분서, 헌법소원 청구 여부도 명확히 밝혀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