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트 국내 첫 공식 팝업 … 한일 문구 브랜드 39곳 참여국내서 보기 힘든 日 브랜드 14곳 … 노트·책갈피 제작 체험도29CM 문구 거래액 48% 증가 … 해외 브랜드로 큐레이션 확대
  •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2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PAGE TO PAGES(Page to Pages)라고 적힌 분홍색 입간판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노트와 다이어리, 스티커가 빼곡하게 늘어선 매대가 눈에 들어왔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즐기는 이른바 다꾸족들은 속지를 넘겨보거나 마스킹테이프를 하나씩 꺼내 무늬를 비교했다. 제품을 손에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날 문을 연 페이지 투 페이지스는 29CM와 일본 생활잡화 전문점 로프트(LOFT)가 함께 마련한 문구 팝업이다. 로프트가 한국에서 자사 이름을 내걸고 팝업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는 오는 6일까지 성수동 팝업 공간의 지상 1층과 2층에서 열린다.
  •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 일본서 하루 전 나온 다이어리까지 … 직접 만들고 만지는 문구 팝업

    1층과 2층에 걸쳐 약 300평 규모로 조성된 팝업에는 한일 문구 브랜드 39곳이 참여했다. 1층은 로프트가 선정한 일본 브랜드 29곳, 2층은 29CM가 고른 국내 브랜드 10곳으로 채웠다.

    1층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은 일본 다이어리 브랜드 호보니치 부스였다. 방문객들은 커버를 직접 씌워보고 속지의 크기와 구성을 비교했다. 일본에서 전날 출시된 2027년 다이어리도 국내 소비자에게 공개됐다.

    강대묵 29CM 커머스전략본부장은 "일본 문구업계에서 9월1일은 다음해 다이어리 신상품이 나오는 중요한 날"이라며 "일본을 찾거나 해외 직구를 이용해야 했던 신제품을 출시 직후 한국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로프트는 1987년 도쿄 시부야에서 시작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약 160개 매장을 운영하는 일본 대표 문구·생활잡화 전문점이다. 29CM와 로프트는 200개가 넘는 후보 가운데 한국 고객의 취향에 맞고 국내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브랜드를 추렸다. 참여한 일본 브랜드 중 14곳은 국내 유통망이 없거나 판매처가 제한된 곳이다.

    안쪽에 자리한 하이나인 노트 부스에서는 방문객들이 표지와 내지, 링을 골라 약 15분 만에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었다. 마스킹테이프 브랜드 엠티(MT)는 김밥을 소재로 제작한 팝업 한정 상품을 선보였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이어리와 종이 제품이 중심인 1층과 달리 2층에는 색감이 강한 크레용과 생활소품, 체험 콘텐츠가 배치됐다. 오이뮤는 한복 안감에 쓰이는 노방으로 만든 책갈피와 신제품 단추 자석을, 모스는 지구화학과 협업한 크레용 세트와 스티치 노트를 내놨다.

    관람 동선 끝에는 책갈피 만들기 공간을 마련했다. 방문객들은 원하는 종이와 장식, 끈을 조합해 자신만의 책갈피를 완성했다.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기록하고 만드는 과정까지 체험으로 연결했다.

    입장권은 2900원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9CM 앱에서 판매했다. 일부 인기 시간대는 예매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매진됐다.
  •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 국내 브랜드 넘어 해외 문구까지 … 29CM, 큐레이션 영토 확장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골라 나가기보다 종이의 질감과 다이어리 구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썼다. 완성된 상품을 구매하는 매대뿐 아니라 표지와 내지를 직접 조합하거나 책갈피를 만드는 체험 공간에도 사람이 몰렸다.

    문구가 이제는 단순한 사무용품을 넘어 취향을 드러내는 상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다이어리 꾸미기와 필사, 독서 기록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디자인과 소재, 제작 경험이 구매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실제로 29CM에서도 문구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문구·사무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이상 증가했다. 다이어리·플래너 거래액은 63% 넘게 늘었고 스티커 거래액도 45% 이상 증가했다. 책갈피와 북커버 등 북 액세서리 거래액은 30% 늘었다.

    특히 이구홈 성수 1호점에서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문구 상품만 10만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4월 공동 주최한 문구 페어에는 닷새간 2만5000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강 본부장은 "문구는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지 않으면 구매 전환이 어려운 카테고리"라며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경험한 고객이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29CM는 자체 오프라인 점포 확대와 함께 문구 카테고리도 지속해서 키울 계획이다.

    이번 팝업은 국내 브랜드 중심이던 29CM의 큐레이션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강 본부장은 "그동안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해외의 좋은 브랜드까지 큐레이션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문구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글로벌 소싱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팝업에서 소개한 브랜드는 온라인과 자체 매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29CM는 오는 18일부터 10월30일까지 이구홈 성수 2호점과 29CM 앱에서 앙코르 기획전을 열고 한일 문구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한다.
  •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
    ▲ 29CM 페이지 투 페이지 팝업스토어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