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보다 부유한 노인도 수급 … 17억 아파트 보유해도 수급맞벌이 고령부부, 연 1억 소득 있어도 수급 가능한 허점도구조개혁 대신 3만원 찔끔 인상… 예산은 11%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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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연합뉴스
고령층 내 자산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가운데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10명 중 6명 이상이 빈곤층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이상 고소득·고자산 노인까지 폭넓게 지급받는 정부의 '부실 타깃팅'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3일 보건업계에 따르면 김만수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올해 2월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2020년 정부의 노인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조사에 참여한 기초연금 수급 노인 중 64.3%가 전체 노인 중위소득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비(非)빈곤 노인'으로 나타났다. 실제 빈곤선 아래인 수급자는 35.7%에 그쳤다.고령층 내부의 자산 양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기초연금 수급자 상위 10%의 평균 순자산은 5억5629만원으로, 하위 10%(232만원)의 240배에 달했다. 또 자산 가치가 높지만 소득 인정을 피할 수 있는 구조적 허점 때문에 20·30대 청년층 평균 순자산(2억1950만원)보다 2.5배나 많은 자산을 보유한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실제로 공제 제도 등을 활용하면 17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했거나 연 1억원에 육박하는 합산 소득이 있는 맞벌이 고령 부부도 수급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취약계층 노후 보장이라는 제도 본래의 목적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런 문제가 누적되는 가운데도 정부는 근본적인 구조 개혁 대신 미봉책을 택했다. 정부는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으로 노인 하위 0~30%(348만명)에게 월 수급액을 올해 34만9700원에서 3만원가량 올린 38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하위 30~45%(174만명)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35만9000원을, 하위 45~70%(290만명)는 올해와 동일한 35만원을 지급한다. 구체적인 수급 기준은 올해 말 결정된다.당초 복지부는 수급 기준에 기준중위소득을 적용해 내년 90%,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안을 마련했으나 지난달 27일 갑작스레 발표를 취소했다.이 개편이 청와대와의 협의 과정에서 철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심'을 의식한 반쪽짜리 개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구조 개혁 없이 지원만 늘어나면서 내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보다 2조6000억원(11%) 증가한 25조7000억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OECD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심각한 노인 빈곤율을 해결하려면 보편적·분산식 지급을 지양하고, 정말 필요한 빈곤층에게 혜택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수급 기준을 손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연금 제도는 현 세대가 미래세대를 착취하는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며 "기초연금의 보장 대상과 규모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