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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와 빌라 모습.ⓒ뉴데일리DB
고금리와 전세사기 후유증이 겹치면서 서울 빌라·오피스텔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경매 물건이 2만건을 넘어선 반면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0%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기준금리까지 다시 오르면서 대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정부는 청년층의 비아파트 매수 때 주택가격의 최대 80%까지 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비아파트 가격 하락과 낮은 환금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만 늘릴 경우 향후 매각 지연이나 자산가치 하락 부담을 청년 매수자가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빌라와 오피스텔 경매 진행 건수는 총 2만38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152건보다 8233건, 67.8% 증가한 규모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빌라 경매는 지난해 9124건에서 올해 1만4494건으로 58.8%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은 3028건에서 5891건으로 94.5% 급증했다.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경매 물건이 늘어난 반면 실제 주인을 찾는 비율은 낮아졌다. 올해 1~8월 빌라 매각률은 24.6%로 지난해 27.8%보다 3.2%p 떨어졌다. 오피스텔 매각률도 25.3%에서 21.6%로 3.7%p 하락했다. 빌라는 4건 중 3건, 오피스텔은 5건 중 4건꼴로 매각되지 않은 셈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매각가율도 동반 하락했다. 빌라 매각가율은 지난해 83.7%에서 올해 76.7%로 7.0%p 떨어졌다. 오피스텔은 84.5%에서 72.3%로 12.2%p 급락했다.
수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크게 낮아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다세대주택은 감정가가 2억200만원이었지만 네 차례 유찰된 뒤 지난 1일 5회차 경매에서 약 8800만원에 낙찰됐다. 매각가율은 43.5%에 그쳤다.
금천구 가산동 '비즈트위트 바이올렛 5차'의 한 오피스텔도 감정가 1억1400만원에 경매가 시작된 뒤 세 차례 유찰됐다. 지난달 20일 4회차 경매에서는 최저입찰가가 5836만8000원으로 낮아졌다. 감정가의 51.2% 수준이다.
비아파트 경매 증가는 고금리와 전세사기 후유증, 매매시장 침체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파트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빌라와 오피스텔 처분이 어려워진 가운데 대출 이자와 보증금 반환 부담을 견디지 못한 물건이 경매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금리 부담도 다시 커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다시 3.00%로 0.25%p 인상했다. 두 달 사이 기준금리가 0.50%p 오르면서 대출 상환 부담이 큰 비아파트 소유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청년층의 비아파트 매수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놨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지원 대상은 생애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청년 가운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다. 4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구입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정부는 월세로 거주하는 청년층이 월세와 비슷한 수준의 원리금을 내면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하더라도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을 소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향후 기존 비아파트를 처분한 뒤 다른 주택을 살 때 생애최초 우대를 다시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청년층의 실제 주택 선호는 비아파트와 거리가 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최초 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호했다. 청년 가구의 51.0%가 비아파트에 세 들어 살고 있지만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전체 가구의 비아파트 자가 비율 20.5%보다도 크게 낮다.
국토연구원은 비아파트의 낮은 자산가치와 주거환경, 관리 문제 등이 소유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도 청년층이 비아파트 매수를 꺼리는 이유로 꼽혔다.
정부가 대출 문턱을 낮춰도 비아파트의 가격 하락과 환금성 문제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청년이 향후 아파트 등 다른 주택으로 옮겨가려면 기존 빌라나 오피스텔을 먼저 처분해야 한다. 경매시장에서도 유찰이 반복되고 낙찰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인 만큼 매각 지연이나 가격 하락에 따른 부담은 매수자가 떠안을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소득 증가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서민이 많이 거주하는 연립·다세대는 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 충격에 더 민감하다"며 "경매 물건은 늘고 있지만 수요자 선호가 아파트보다 낮아 낙찰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비아파트 매입에 활용이 가능하지만 역세권이나 정비사업 호재가 있는 지역, 규모가 있는 오피스텔 등 향후 환금성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