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상사, 2분기 합산 영업익 7517억 … 3분기도 견조한 실적 전망가스전·니켈·팜·태양광 직접 사업 확대, 트레이딩 의존 낮춰공급망 재편·지정학 리스크 속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력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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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성장 한계에 부딪혔던 국내 종합상사들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트레이딩 사업의 역할이 커진데다 가스전·광산·태양광 등 직접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온 전략까지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2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둔 삼성물산·포스코인터내셔널·LX인터내셔널·현대코퍼레이션은 3분기에도 에너지·자원 사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 등 국내 주요 4대 종합상사는 올해 2분기 합산 75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5077억원과 비교하면 48.1% 증가한 규모다.

    3분기에도 종합상사들의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는 약 3776억원으로 집계된다. 미얀마 가스전의 유가 상승 효과가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축은 에너지와 자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와 호주 세넥스 가스전 등 에너지 자산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사업에서만 62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사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스전 개발에 그치지 않고 LNG 터미널과 발전사업 등을 연결해 밸류체인을 확대하면서 에너지사업의 수익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북미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추가 상류 자산 확보와 LNG 밸류체인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도 3분기 영업이익이 약 1174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 동기 648억원과 비교하면 약 81% 증가한 수준이다. LX인터내셔널은 자원사업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AKP 니켈 광산은 판매가격 상승과 생산량 증가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팜 사업도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3분기에도 니켈 등 자원 시황이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네시아의 생산 쿼터와 자원 가격 변동 등은 변수로 꼽힌다. 회사는 니켈에 이어 보크사이트 등 미래 유망광물로 자원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코퍼레이션 역시 자동차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모빌리티와 전력·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3분기 474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군용차·철도차량 등으로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으며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출도 늘리고 있다. 특정 품목이나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기존 트레이딩 사업의 변동성을 낮추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3분기 철강·화학·비료 등 주요 품목의 시황 둔화로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감소한 약 74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개발사업을 확대하며 트레이딩 이외의 수익 기반을 키우고 있다. 태양광 프로젝트를 직접 개발한 뒤 매각하는 방식으로 개발이익을 확보하고 있으며 태양광 매각이익은 2021년 2100만달러에서 지난해 7900만달러로 확대됐다. 올해는 8500만달러 수준의 매각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종합상사들의 실적 구조가 달라지고 있는 배경에는 공급망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미·중 갈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조달 경로와 거래처가 빠르게 바뀌면서 오랜 기간 해외 거점과 거래선을 구축해온 종합상사들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레이딩 사업도 과거처럼 단순히 물량을 중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운임, 지역별 수급 차이를 바탕으로 소싱 지역과 판매처를 유연하게 바꾸고 수익성이 높은 품목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여러 국가에 걸쳐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는 종합상사의 네트워크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실적 개선을 단순히 트레이딩 호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종합상사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트레이딩 역량에 자원·에너지·신재생 등 직접 사업을 결합하면서 수익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어떤 물량을 얼마나 거래했는지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과 팜 사업, LX인터내셔널은 니켈 광산과 팜, 삼성물산은 태양광 개발사업 등 직접 보유하거나 운영하는 자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역시 자동차·철강 중심에서 모빌리티와 전력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의 경쟁력은 결국 글로벌 네트워크와 리스크 관리 능력"이라며 "과거처럼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에서 벗어나 자원과 에너지 등 핵심 사업을 직접 확보하면서 수익 구조가 한층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