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삼전닉스에 5년치 전기료 선납 제안 호남 반도체 산단 전력망 건설에 투입 전망 한전 빚부담 덜고 기업 전력수급 안정 기대
  • ▲ 한국전력 ⓒ연합뉴스
    ▲ 한국전력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 치 전기료 25조원을 미리 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선납금은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건설에 투입될 전망이다. 

    210조원 규모의 부채에 시달리는 한전은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두 기업은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공급받는 '윈윈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에 20조원, SK하이닉스에 5조원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했다. 지난해 두 기업이 납부한 전기요금 기준으로 2027년~2031년 5년 치를 산정한 금액이다. 

    한전은 선납금에 대해 국고채 2년물보다 높고 한전채 2년물보다는 낮은 수준의 이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는 현금 대신 반기 단위로 전기료를 차감해주는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한전 측은 전기료 선납을 제안한 것은 맞지만 참여 여부, 이자율, 선납 규모, 선납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두 기업으로부터 받은 선납금을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건설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한전은 제11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전력망 확충에 7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 수요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용인 클러스터 조기 준공과 호남권 클러스터 신설에 따른 추가 전력 수요만 20.6GW, 권역별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7.9GW에 달한다. 

    한전이 전기료 선납을 제안한 이유는 막대한 부채로 인해 신규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총부채는 6월 말 기준 210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 비용으로만 115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창률 한전 기획처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선납제는 한전에는 새로운 재원 조달 수단이 되고, 기업은 대규모 공장 건설에 필요한 전력망 구축 지연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한전이 전기료 선수금을 전력망 확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