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녹시딜·피나스테리드 이후 새 FDA 승인 처방약 기대 … 美 후기 임상 후보 부상종근당 CKD-843 3상-인벤티지랩 호주 2상 승인 … 장기지속형 선두JW중외제약 1상-올릭스 1b상 추적관찰 완료 … 2a상 진입 목표탈모株 급등에도 실제 제품화까지 장기전 … 시장 기대가 개발 속도 앞서
  • ▲ 두피에 세럼을 바르는 모습. 챗GPT 생성 이미지. 260902 ⓒ뉴데일리
    ▲ 두피에 세럼을 바르는 모습. 챗GPT 생성 이미지. 260902 ⓒ뉴데일리
    미국에서 안드로겐성 탈모를 적응증으로 한 새로운 FDA 승인 처방약이 30년 가까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탈모치료제 시장에 세대교체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존 미녹시딜의 서방형 제제와 신규 후보들이 후기임상·허가 신청 단계에 진입하면서다.

    반면 국내 개발 경쟁에서 앞선 축은 새로운 작용기전보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의 투여 편의성을 높인 장기지속형 제제다. 최근 증시에서 확산한 '새 탈모약' 기대와 달리 국내 신규 기전 후보는 아직 임상 초기 단계여서 실제 제품화까지는 허가와 상업화라는 추가 관문을 넘어야 한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개 탈모치료제 후보 가운데 임상 단계가 앞선 축은 종근당의 'CKD-843'과 인벤티지랩의 'IVL3001'이다.

    CKD-843은 두타스테리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바꾼 후보물질이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기존 경구제와 달리 약물이 체내에서 약 3개월 동안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됐다. 종근당은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 기반 장기지속형 제제도 임상 후속 단계에 진입했다. 인벤티지랩의 IVL3001은 피나스테리드를 월 1회 투여하는 주사제다. 호주 임상 1/2a상을 마친 뒤 임상 2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인벤티지랩이 제형 개발과 임상을 담당하고, 대웅제약은 공동개발·허가·판매를, 위더스제약은 생산을 맡는 협력구조다.

    두 후보물질은 기존 성분의 약효 자체를 바꾸기보다 투여 편의성을 개선하는 전략이다.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를 1~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제로 바꿔 투여 횟수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장기지속형 제제의 투약 편의성이 실제 복약순응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주사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되는지는 임상 결과로 확인해야 한다.

    반면 남성호르몬 억제와 다른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기존 치료제를 대체하려는 혁신신약은 아직 상대적으로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다.

    JW중외제약의 'JW0061'은 두피에 바르는 GFRA1 작용제다. 모유두 세포의 GFRA1 수용체에 결합해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모발 성장을 유도한다. 기존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의 남성호르몬 억제나 미녹시딜의 혈관 확장과 다른 기전으로, 현재 국내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올릭스는 RNA간섭(RNAi) 기술로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낮추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 'OLX104C'를 개발하고 있다.

    호주 임상 1b/2a상 통합시험에서 1b상 환자 추적관찰을 8월17일 완료했으며 현재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2a상 진입과 첫 환자 투약을 준비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1b/2a상 통합 설계지만, 현재 개발단계는 1b상 종료 후 2a상 전환을 앞둔 상태다.

    결국 국내 탈모치료제 개발은 기존 성분의 투여 편의성을 높인 장기지속형 제제가 임상 단계에서 앞섰지만, 신규 기전 후보는 유효성 입증과 후기임상·허가절차를 남겨둔 구조다. 장기지속형도 기존 약물의 작용기전을 바꾼 것은 아니기 때문에 두 전략 모두 실제 제품화까지는 임상 결과와 허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탈모치료제는 장기간 사용하는 만큼 새로운 기전만큼이나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기존 성분을 활용한 장기지속형 제제는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어 개발 불확실성을 낮출 여지가 있지만, 신규 기전 후보는 인체에서 실제 발모효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증시에 반영된 새 탈모약 기대와 제품화 가능성을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탈모 관련주 급등의 직접적인 불씨는 미국발 탈모 신약 기대감이었다. 지난달 29일 미국 포천은 블룸버그와 함께 탈모 치료제 시장을 조명하며 미국에서 1990년대 후반 이후 새로운 FDA 승인 처방약이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탈모치료제 개발 바이오기업 베라더믹스의 주가는 2월 기업공개 이후 약 500% 상승했고, 미국 AI 신약개발 기업 앱사이도 올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아일랜드계 제약사 코스모는 임상 3상을 마친 클라스코테론 5% 외용액의 미국 허가신청을 2027년 1분기로 계획하고 있다.

    베라더믹스의 'VDPHL01'이 기존 미녹시딜의 서방형 제제라는 점은 새 탈모약 기대가 반드시 새로운 성분이나 기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에서는 기존 성분 제형 개선과 신규 기전 후보가 함께 후기개발에 들어섰고, 국내에서는 기존 성분 장기지속형 제제가 개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기대가 국내 증시로 번지면서 9월1일 JW신약과 현대약품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삼익제약과 바이오니아도 25%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이튿날에는 JW신약을 제외한 대부분 관련주가 반락했다. 탈모라는 연결고리만으로 종목이 묶이면서 실제 개발단계와 주가 반응이 일치하지 않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