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눈덩이 커지자 칼 뺀 정부… 주요 공기업 대대적 통폐합 발전 5사 '한국발전'으로, 항만공사 4곳 '한국항만공사'로 통합석탄공사는 청산 … 광업소 다 문 닫고도 매년 이자만 750억원LH 쪼개고 코레일·SR 합치고… 속도전 속 오락가락 개편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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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정부 ⓒ연합뉴스
공공기관의 조직과 인건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정부가 뒤늦게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발전·항만·에너지 분야의 대형 기관을 통합하고 기능이 겹치는 자회사와 소규모 기관을 정리해 공공기관 109개를 줄이기로 했다.정부는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은 국가 인프라 분야의 전략적 구조개혁으로 15개,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로 11개, 자회사·소규모 기관 통합으로 83개를 각각 감축하는 것이 골자다.정부는 2007년 공공기관운영법 제정 이후 관리체계를 일원화했지만 지역과 부처, 정치권의 기관 유치 경쟁으로 공공기관 수가 지속해서 늘었다고 진단했다. 정원과 인건비도 외형 확대에 맞춰 증가한 반면 유사한 기능을 기관별로 나눠 수행하면서 지난해 말 공공기관 부채는 769조원에 달했다.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국책사업 추진에 따른 부채 누적도 개혁의 배경으로 꼽혔다. 공공기관의 조직·인력 팽창과 부채 증가는 국민 부담을 키우고 국가 재정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저출생·고령화로 복지지출이 늘어 정부의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존의 방만한 운영체계를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이에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발전 5사를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한다. 현재 발전사별로 연간 500억원 안팎의 연구개발비와 200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건설사업을 분산 투자하고 있는 만큼 인적·물적 역량을 한데 모아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통합 법인에는 해상풍력 등 대형 사업을 맡는 재생에너지본부와 석탄발전 폐지를 담당하는 정의로운전환본부를 설치한다. 지역에는 태양광과 육상풍력 사업을 수행하는 3~4개의 재생에너지본부를 둘 계획이다. 연료와 정비자재 공동구매, 중복인력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추진한다.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도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합친다. 정책·기획 기능을 일원화하고 기존 항만공사는 4개 지역지사로 전환해 지역별 특화사업을 맡긴다. 항만 간 과당경쟁을 줄이고 해외 물류거점 조성 등 대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통합한다. 석유와 가스의 수급·비축, 해외 자원개발 전략을 일원화해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 산유국 및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기로 했다. 석유공사가 담당하던 알뜰주유소 등 유통구조 개선 기능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 넘긴다.모든 광업소가 문을 닫아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대한석탄공사는 청산한다. 석탄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5900억원에 달하며 별도 영업활동 없이도 매년 75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하고 대한석탄공사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
- ▲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기관에 성격이 다른 기능이 뒤섞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두 기관으로 쪼갠다.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담당하는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맡는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한다.정부는 LH가 개발사업의 신속성과 수익성, 주거복지의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주택공급 속도가 떨어지고 임대주택 운영 부담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개발공사의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자산공사에 출연해 주거복지 재원으로 사용하는 구조를 마련한다. 구체적인 조직 개편안은 국토교통부가 별도로 발표한다.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은 통합해 고속철도 운영체계를 일원화한다. 열차 좌석 공급을 늘리고 운임·마일리지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중복 비용을 줄일 방침이다.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은 일단 유보됐다. 정부는 가칭 '공항전략협의회'를 구성해 지방공항 활성화 대책을 먼저 추진한 뒤 통합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신 두 공항공사와 자회사가 나눠 맡고 있는 보안 업무를 항공보안 전문기관으로 통합한다.중·대규모 기관 중에서는 방송광고진흥공사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노사발전재단과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대구경북·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중소벤처기업유통원과 공영홈쇼핑 등이 각각 통합 대상에 올랐다.감축 대상 109개 가운데 83개는 자회사와 정원 100명 미만의 소규모 기관이다. 모회사와 비슷한 업무를 하는 자회사는 모회사가 흡수하고, 시설관리·고객관리 등 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들은 기능별로 합친다.이번 기능개혁 대상 기관의 전체 정원은 약 12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임원을 제외한 통폐합 기관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합 전보다 처우가 낮아지지 않도록 보수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시적 정액수당과 선택적 복지비 한도 상향, 경영평가 인센티브도 검토한다.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유사·중복 기능은 정비하고 비핵심 기능은 덜어내는 한편 분산된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결해 공공기관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며 "법률 개정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기관은 즉시 통폐합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