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펩타이드 인수-6공장 등 2034년까지 15조4000억원 투자3조 전액 차입시 부채비율 50%대 초반서 80% 후반까지 상승유증으로 자본 여력 먼저 확보 … 2029년까지 추가 차입 병행"추가 유상증자 계획 없어" … 3년 후 주주환원 정책 재검토
  • ▲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관련 소액주주 대상 온라인 설명회 자료 갈무리.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관련 소액주주 대상 온라인 설명회 자료 갈무리.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당시 제시했던 보유현금·차입 중심의 자금조달 방안 대신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을 공개했다. 폴리펩타이드 인수와 예정된 설비투자를 그대로 집행할 경우 연말 약 5000억원의 시재 부족이 발생하고, 인수대금을 전액 차입하면 부채비율이 80% 후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2034년까지 예정된 15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사이클을 고려해 이번 증자로 자본 여력을 먼저 확보한 뒤 영업현금흐름과 추가 차입을 병행해 후속 투자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3일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발표한 유증 추진과 관련해 소액주주 대상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배경과 자금 사용계획 등을 설명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올해 반기 말 기준 당사의 보유 시재(時在)는 약 2조2000억원 수준이지만, 증자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연말 기준 약 5000억원의 시재 부족이 예상된다"며 "투자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 증자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자금 2조7062억원과 6공장 건설비 2948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총 3조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증을 결정했다. 증자 규모는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4.9%이며 할인율 15%를 적용한 예정 발행가액은 132만2000원이다.

    시장에서는 유증 발표 이후 자금조달방식 변경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7월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발표할 당시 보유현금과 차입을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폴리펩타이드 인수 한 건만 놓고 조달방식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2034년까지 이어질 전체 투자계획을 함께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2034년까지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비롯해 6·7공장과 제3바이오캠퍼스, 미국 생산시설 증설, ADC·DP 및 소형 CMO 설비 등에 총 1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6공장 건설에는 2029년까지 약 1조9000억원, 7공장에는 2029~2031년 약 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제3바이오캠퍼스에는 2027~2034년 약 7조원, 미국 생산시설에는 2028년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유승호 센터장은 "2034년까지 계획된 투자 사이클을 하나의 장기투자 프로젝트 관점에서 예상 시재와 금리, 차입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15조원 이상의 전체 투자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 현시점에서는 자본조달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3조원을 전액 차입으로 마련할 경우 재무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유증을 택한 배경이다. 회사는 3조원을 모두 차입하면 부채비율이 현재 50%대 초반에서 80% 후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 역시 한 자릿수에서 20%대 중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최근 회사채 금리와 기업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높아지면서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비용이 커진 점도 고려했다.

    다만 이번 유증이 향후 차입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자로 자기자본을 먼저 확충해 재무비율을 관리한 뒤 2029년까지 영업현금흐름과 추가 차입을 병행해 후속 투자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 센터장은 "이번 유증은 차입 여력의 유무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경영 판단"이라며 "영업현금흐름과 투자현금흐름, 차입시장 환경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적정한 차입 시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가 유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유 센터장은 "현재 기준으로 추가적인 유증 계획은 없다"며 "현재 수립된 중장기 투자계획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자본조달의 추가적인 필요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대규모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 시장 상황과 조달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보다 성장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폴리펩타이드 인수와 생산능력 확대 등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당장은 성장기반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회사는 향후 투자계획과 현금창출력,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3년 뒤 주주환원정책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유 센터장은 "이번 유증은 단순한 자금 확보가 아니라 계획된 성장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는 동시에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달한 자금을 책임 있게 집행하고 이를 실적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해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