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장거리 운송 확대로 톤마일 증가… 대형선 공급 부족이 강세 견인중소형선, 선복 공급 급증·마이너벌크 정체에 운임 상승 폭 제한
  • ▲ 선형별 운임 영향 기준. ⓒ한국해양진흥공사
    ▲ 선형별 운임 영향 기준. ⓒ한국해양진흥공사
    올해 건화물선 시장 운임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선박 크기에 따른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철광석 장거리 운송 증가와 제한적인 선박 증가율로 대형선의 운임은 크게 오른 반면 중소형선은 선복 공급 확대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하반기에 계절적 화물이 일정 수준 회복하면 운임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나 선형별 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3일 철광석·석탄·곡물·시멘트 등 포장하지 않은 원자재를 대량으로 운송하는 선박인 '건화물선' 특집리포트 '2026년 건화물선 시장 중간 점검 및 전망'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중순까지의 평균 운임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모든 선형에서 상승했다. 선형별로는 케이프사이즈의 운임이 64.0%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어 중대형(파나막스) 52.1%, 중형(수프라막스) 45.9%, 소형(핸디사이즈) 38.3% 순이다. 

    다만 이 같은 상승률에는 지난해 운임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운임은 2024년보다 선형별로 약 19~26% 낮았다. 이를 감안해 2024년과 비교해도 올해 평균 운임은 케이프사이즈 31.6%, 파나막스 13.2%, 수프라막스 9.2%, 핸디사이즈 11.6% 높은 수준이다.

    올해 운임 상승은 지난해의 낮은 기저에서 나타난 반등 효과와 실제 시장 여건 개선이 동시에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 평균과 비교해도 모든 선형의 운임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케이프사이즈는 장기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케이프사이즈는 철광석과 석탄 등을 주로 운송하는 10만 톤급 이상의 대형 선박이다. 올해는 철광석을 먼 지역에서 운송하는 물량이 늘면서 배가 바다 위에서 보내는 시간과 거리(톤마일)가 증가했다. 

    올해 철광석 해상 물동량은 전년보다 2.0% 증가했고 주요 중국향 항로에서는 2.8% 물량이 증가한데 이어 장거리 화물 비중이 확대되면서 톤마일이 3.6% 늘어났다. 케이프사이즈 선대 증가율이 주요 선형 중 가장 낮은 1.4%에 그치고 지역별 가용선복 여건도 맞물려 대형선 운임 강세를 지지했다. 

    반면 중소형선은 곡물 수요 증가에도 선복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운임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선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4%, 4.2% 증가했고, 중소형선의 주요 수요인 마이너벌크 물동량은 소폭(0.3%) 늘어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연말까지 건화물선 운임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되, 선박 크기와 운송 화물에 따라 차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케이프사이즈는 철광석 장거리 운송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 시장에 들어오는 선박이 상대적으로 적어 주요 선형 중 가장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파나막스는 곡물과 석탄 수요에도 새로 들어오는 선박으로 인해 운임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프라막스 역시 곡물 운송 증가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선박 증가와 마이너벌크 물동량 정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의 운임을 미리 거래하는 운임선도거래(FFA)​는 지난달 14일 기준 4분기 현물 운임 대비 높게 형성됐다. 반면 내년 연간 FFA는 현물 대비 13~18% 낮게 형성돼 현재의 높은 운임 수준이 중기적으로 일부 정상화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해진공은 건화물선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브라질·호주·기니의 철광석 출하량 ▲미국·남미의 곡물 수출 ▲중국·인도의 석탄 수요 ▲신조선 인도에 따른 실제 가용 선복량 변화를 꼽았다.

    보고서는 "현재 건화물선 시장은 선형이 화물 수요와 항로 구성, 공급 증가가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국면"이라며 "단기 운임 강세뿐 아니라 내년 신규 선박 인도와 장거리 화물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