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100개 안팎 증발… 줄사퇴·강제 퇴출 등 인사 후폭풍 불가피2차 지방 이전 비용 최대 30조원 추산… 1차 대비 3배 폭증 위약금 수백억·지역 인구 유출… 1차 성과 재검토 없이 속도전만
-
- ▲ 조직 통합과 구조조정의 흐름을 나타낸 AI 이미지. ⓒ챗GPT
정부가 109개 공공기관을 정비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그 이면에서는 기관장 자리 100개 안팎이 사라지고 2차 공공기관 이전 비용이 최대 3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개혁을 인공지능(AI) 대전환 대응을 위한 '구조 개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조직 축소와 재정 부담이라는 현실적 파장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조직이 하나로 합쳐지면 통합 사령탑 자리는 물리적으로 단 한 자리만 남는다. 이 때문에 사라지는 기관장 자리는 100개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정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하는 수장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며 강제 퇴출과 자진사퇴, 하위 직급 강등 등 다양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기관장 출신의 한 관계자는 "통폐합이 완료되기 전 스스로 옷을 벗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돼 잔여 임기를 버텨온 기관장들의 경우 구조조정 국면에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기존 법인이 모두 소멸하고 제3의 법인이 새로 서는 '신설 통합' 방식에서는 대상 기관장 전원이 당연퇴직 수순을 밟는다. 과거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쳐져 LH가 출범했을 때도 양 기관장이 모두 물러나고 공모를 통해 외부 인사가 초대 사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3개 이상 기관이 얽힌 발전 5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와 4개 항만공사가 이런 일괄 퇴출 후 쇄신 공모의 대표적 후보군으로 꼽힌다.반면 체급 격차가 뚜렷한 '흡수 합병'에서는 피합병 기관 수장만 자리를 잃는다. 이번 코레일과 SR 통합에도 SR 사장의 임기가 자연 종료된 것이 대표 사례다. 캠코·산은 등 금융 공공기관 자회사 7곳을 묶는 정책금융FMC나 항만 자회사 5곳을 합치는 수평 결합에서도 다수 자회사 기관장이 자리를 잃고 단 한 명의 통합 대표 체제로 축소된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기관장 거취와 관련된 별도의 가이드라인은 없으며 원칙적으로 있을 수도 없다"며 "각 기관과 주무부처의 사정에 맞춰 사안별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인사 부담뿐 아니라 재정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올해 4분기 중 2차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는 1차 이전 대상이었던 105개 기관의 3배가 넘는 규모다.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차 이전 당시 계획된 총사업비는 8조5340억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9조1796억원으로 약 6456억원 늘었다. 기관당 평균 사업비도 계획보다 61억5000만원 더 들었다.청사 신축비 외에 이주 직원 지원비, 건축면적·건축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고 사업기간도 평균 28.6개월 연장됐다. 이 같은 증가율을 350개 기관에 단순 적용하면 2차 이전 비용은 약 30조6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한 정부 관계자는 "1차 이전 때는 유효 기간을 충분히 부여한 장기적 플랜이었다"며 "이번 이전은 당장 내년부터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때문에 기관 유치를 위한 지역 간 싸움 등이 본격화되면 추가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 직원을 전격 확대하고 기존 혁신도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세 배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임대차 계약 해지 비용도 변수다. 2030년 이후까지 임대차 계약이 남은 공공기관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 14곳으로 이들의 연간 임대료 합계만 약 268억2600만원에 달해 계약 해지 시 수백억원대 손해배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일각에서는 2차 이전에 앞서 1차 이전의 성과부터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차 이전이 이뤄진 혁신도시는 2025년 이후 인구가 순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 수도권 인구 비중 증가세가 일시 둔화했지만 2017년 이후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 유입이 줄었고 현재는 다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한 전직 고위 관료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투입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1차 이전 성과 분석이 이뤄져야 효율적 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