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첫 폴더블에 국내 부품업계 들썩삼성D, 내·외부 패널 독점 공급, LG이노텍은 카메라 주도삼전·닉스, D램 70% 공급, 삼성전기·이노텍 기판 등 공급2000~2500 달러 초고가 전망, 폴더블 확대 기대감
  • ▲ 오는 9일 열리는 애플 신제품 행사 초대장.ⓒ애플
    ▲ 오는 9일 열리는 애플 신제품 행사 초대장.ⓒ애플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공개가 임박하면서 국내 부품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을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디스플레이부터 카메라, 메모리, 반도체 기판까지 핵심 부품 공급망에 포진하면서다. 스마트폰 완제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하게 맞붙지만 핵심 부품을 놓고 보면 삼성과 LG, SK 등 국내 기업들이 애플의 첫 폴더블폰을 뒷받침하는 동맹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와 함께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간으로는 10일 오전 2시다.

    애플이 이번에 선보일 폴더블 아이폰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과 같은 책 형태의 '여권형' 폼팩터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접었을 때 약 5.5인치, 펼쳤을 때 약 7.8인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두께는 펼쳤을 때 약 4.5㎜, 접었을 때 약 9~9.5㎜ 수준으로 거론된다. 갤럭시 Z 폴드8과 외형상 크기와 두께가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은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꼽혀온 화면 주름과 두께를 줄이는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힌지 구조와 초박형유리(UTG), 광학용 투명 접착제(OCA) 등을 활용해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아이폰 핵심 디스플레이 맡아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입에서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아이폰의 7.8인치 내부 화면과 5.5인치 외부 화면용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아이폰에 들어가는 패널 면적을 일반 스마트폰으로 환산하면 약 2400만대분에 달한다. 연간 35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일반 스마트폰 패널보다 기술적 난도가 높다. 화면을 반복해서 접었다 펴도 내구성을 유지해야 하고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최소화해야 한다. 여기에 초박형유리(UTG) 등 고난도 소재와 구조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폴더블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 단가도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폰보다 약 20%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출하량뿐 아니라 대당 부품 가격까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패널 사업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에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에도 폴더블 아이폰이 자리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이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3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메라·기판·MLCC까지 K부품 공급망 포진

    카메라 부문에서는 LG이노텍이 공급망의 중심에 선다. 폴더블 아이폰에는 4800만 화소 광각과 초광각 등 2개의 후면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폴더블을 포함한 신형 아이폰 시리즈에 필요한 카메라 물량의 55~6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8 프로맥스에는 빛의 양에 따라 조리개를 물리적으로 조절하는 가변 조리개 기능이 새롭게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메라 사양이 높아지면서 카메라 모듈의 부가가치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올해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을 지난해보다 17.6% 증가한 21조544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와 통신 기능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기판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역할이 크다. LG이노텍은 통신칩용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을 공급한다. 삼성전기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제어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망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두 회사는 폴더블 아이폰에 탑재되는 12GB LPDDR5 D램 물량의 각각 37%, 33%를 공급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는 미국 마이크론이 맡는다. 낸드 역시 국내 업체의 공급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가 15%, SK하이닉스가 30%를 공급해 두 회사의 합산 공급 비중이 4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카메라는 LG이노텍, D램과 낸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기판과 MLCC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이 맡는 구조다.
  • ▲ LG이노텍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 모듈'ⓒLG이노텍
    ▲ LG이노텍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 모듈'ⓒLG이노텍
    2000달러 넘는 초고가폰 … 부품업계엔 '고부가 시장'

    폴더블 아이폰의 가격은 국내 부품업계가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다. 시장에서는 첫 폴더블 아이폰 가격이 2000~25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 환산하면 약 270만~340만원이다. 실제 국내 출고가는 환율과 세금, 애플의 국가별 가격 정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높은 만큼 제품에 투입되는 부품의 기술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폴더블폰의 핵심인 디스플레이와 힌지, 카메라, 메모리 등의 사양이 기존 스마트폰보다 높아지면서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올해 폴더블 아이폰 출하량은 약 800만대로 전망된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물량 자체는 크지 않지만 고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부품업체 실적에 미치는 효과는 단순 출하량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실제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주요 부품업체의 관련 사업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물량 감소를 고부가 제품으로 상쇄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을 시작으로 폴더블 라인업을 확대할 경우 국내 부품업계의 수혜가 디스플레이에서 카메라와 기판, 배터리, 반도체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엔 위기이자 기회 … 폴더블 시장 커질까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입은 삼성전자에는 양면적인 변수다. 당장 프리미엄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경쟁자가 강력하게 추가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후 8세대에 걸쳐 폴더블폰의 힌지와 내구성, 두께와 무게 등을 개선하며 시장을 선점해왔다.

    반면 애플은 강력한 브랜드와 아이폰 생태계를 무기로 후발주자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을 폴더블폰으로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삼성전자의 시장 선점 효과를 흔들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할 경우 첫해 글로벌 점유율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3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합류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자체는 올해 21%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지만 폴더블폰 시장 자체가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애플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의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확대되면 시장 선도 업체인 삼성전자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제품 경험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8을 통해 멀티태스킹과 갤럭시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대화면 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 등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무기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폴더블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화면 주름과 힌지 등 하드웨어 완성도뿐 아니라 폴더블 화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으로 국내 부품업체들이 기존 삼성전자 중심의 폴더블 부품 공급망에서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완제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경쟁하지만 부품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양쪽에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된 만큼 애플의 폴더블 라인업 확대가 이어지면 고부가 부품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