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환율 10원 내리면 외화손익 560억 개선트리니티 60억·에어부산 50억·제주 42억 효과6월 말보다 200원 넘게 내려… 외화부채 부담 줄어유류비·리스료도 낮아져 3분기 실적 반등 기대
  • ▲ 올 2분기 항공사들의 실적을 짓눌렀던 고환율이 3분기에는 반대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자료사진 ⓒ뉴데일리
    ▲ 올 2분기 항공사들의 실적을 짓눌렀던 고환율이 3분기에는 반대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자료사진 ⓒ뉴데일리
    올 2분기 항공사들의 실적을 짓눌렀던 고환율이 3분기에는 반대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155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50원 안팎까지 200원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외화부채가 많은 대한항공은 지난 6월 말 기준 순외화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약 560억원의 외화 관련 손익 개선 효과가 생긴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환율 10원 하락에 트리니티항공(티웨이항공) 약 60억원, 에어부산 약 50억원, 제주항공 약 42억원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7일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47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 종가 1549.4원보다 202.4원 낮은 수준이다. 불과 두달 전인 지난 7월 1일 1559.2원과 비교하면 200원 이상 하락했다.

    환율 흐름은 2분기에는 정반대였다. 지난 4월 1일부터 6월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를 기준으로 한 원·달러 평균 환율은 1500.1원에 달했다. 외환위기 이후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올라선 것은 처음이었다. 고환율은 항공사들의 연료비와 리스료·정비비 등 달러 결제 비용을 불리고,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키웠다.

    항공사는 대표적인 원화 강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생긴 외화 차입금과 리스부채가 많은 데다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해외 정비비 등 주요 비용 상당 부분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 비용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원화가 많아지고,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커진다. 환율이 떨어지면 반대 효과가 난다.

    환율 변동의 손익 영향이 가장 큰 곳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기준 순외화부채는 약 56억달러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외화 관련 평가손익이 약 560억원 개선된다. 환율이 100원 움직이면 약 56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실제 손익은 분기 중 외화자산과 부채 규모 변화, 외환 파생상품과 환헤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분기에는 고환율보다도 급등한 유가가 대한항공의 수익성을 직접 압박했다. 대한항공의 올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5조1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18억원으로 34%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97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연료비가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환율 방향이 완전히 뒤집혔다. 6월 말 1549.4원이던 환율이 현재 1350원 아래까지 내려왔다. 대한항공의 6월 말 순외화부채가 그대로 유지됐다고 단순 가정하면 200원 안팎의 환율 하락만으로 외화 관련 평가손익 개선 효과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다만 이를 그대로 3분기 순이익 증가액으로 볼 수는 없다. 실제 외화평가손익은 9월 말 환율과 분기 말 외화자산·부채 규모 등에 따라 확정되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환율 압박은 더 크다. 트리니티항공의 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달러화 표시 화폐성 자산은 6269억원, 부채는 1조5498억원이었다. 달러 부채가 자산보다 약 9229억원 많았다. 6월 말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억달러에 가까운 순달러부채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약 60억원의 평가손익 개선 효과가 생기는 규모다. 트리니티항공은 반기보고서에서 전체 외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세후이익이 약 8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공시했다.

    에어부산도 지난 6월 말 달러화 자산은 237억원에 불과한 반면 달러화 부채는 7971억원에 달했다. 순달러부채가 약 7734억원이다. 이를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5억달러로, 원·달러 환율 10원 하락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는 약 50억원이다. 에어부산은 모든 외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세전이익이 약 768억원 증가한다고 반기보고서에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달러화 자산 1741억원, 달러화 부채 8323억원을 보유해 순달러부채가 약 6582억원이었다. 6월 말 환율을 적용하면 약 4억2500만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약 42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 제주항공이 반기보고서에서 제시한 전체 외화 민감도 분석에서는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외화금융자산에서 약 10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대신 외화금융부채에서 약 545억원의 이익이 생겨 세전순이익과 자본이 약 445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 효과는 장부상 평가손익에 그치지 않는다. 항공사들은 항공유 구매대금과 항공기 리스료, 해외 정비비 등을 달러로 지급한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같은 달러를 지급하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 실제 현금 지출 부담도 낮아진다. 특히 리스 항공기 비중이 높은 LCC는 환율 움직임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트리니티항공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국제선 항공유 구매단가는 갤런당 3.59달러였고, 회사는 외환위험뿐 아니라 유가 변동 위험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세후이익에 약 468억원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내려갈 경우 두 비용 변수가 함께 개선되는 구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 여객 사업에서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여행심리 회복과 여름 성수기 효과로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9월 말까지 현재와 비슷한 환율이 유지될 경우 2분기 손익을 깎아먹었던 외화부채 평가 부담이 상당 부분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다. 유가까지 안정될 경우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 반등 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