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계양 A6·양주회천 A26' 가성비 더 좋은 대안 선택지 수두룩신축 프리미엄 감안해도 경쟁력 ↓ … 입지·가격 상승여력 '글쎄'토지보상·기반시설 조성 지연 공기 밀린 탓 … 공사비용 급등 여파
  • ▲ 아파트 공사 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 현장. ⓒ뉴데일리DB
    공공주택 분양가격이 치솟으면서 '무주택 서민 내 집 마련 지원'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자재값이 연일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인허가와 착공까지 줄줄이 밀리며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인천계양 등 일부 3기 신도시에선 공공주택 가격이 인근 역세권 신축 브랜드 단지보다 1억원 이상 비싼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최근의 분양가 상승 기조를 감안해도 공공주택 청약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공공주택의 유일한 강점인 가성비마저 떨어지면서 공공 주도 공급에 대한 회의론도 확산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청약을 받는 인천계양지구 A6블록은 총 663가구로 이중 사전청약자 412가구와 이주자주택 2가구를 제외한 24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최고가 기준 전용 59㎡ 5억3853만원, 전용 84㎡ 7억1654만원으로 책정됐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보면 가격 부담이 체감된다. 통상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주택 공식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단지 인근 계양구 방축동에 위치한 준공 4년차 신축인 '계양하늘채파크포레' 59㎡는 지난달 25일 4억4500만원에, '국민평형'인 84㎡는 지난 5월 5억7000만원에 각각 손바뀜됐다. 공공주택인 A6블록이 국평 기준 1억5000만원가량 더 비싼 셈이다.

    물론 A6블록 경우 2029년 입주인 만큼 신축 프리미엄을 감안해야 하지만 입지 등이 비교 열위에 있다는 게 문제다. A6블록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이 직선거리로 약 1㎞, 도보 15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반면 계양하늘채파크포레는 박촌역이 반경 500m 내 위치한 역세권 단지다. A6블록에서 1.6㎞ 거리에 폐기물 처리시설인 부천시 자원순환센터가 위치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

    다른 단지와 비교해도 가격차는 비슷하다. 같은 계양구에 위치한 준공 6년차 준신축인 'e편한세상계양더프리미어' 59㎡는 이달 초 5억원, 84㎡는 지난 6월 6억3500만원에 팔렸다. 계양지구 A6블록보다 8000만원가량 저렴한 액수다.

    가격은 낮지만 인천 시내 접근성이 더 좋은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 준역세권 입지이면서 규모도 1646가구로 2.5배 더 크다. 상위권 건설사 브랜드 단지인 만큼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도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계양구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도시에 신축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계양구에서 30평대 7억원은 심리적 부담이 큰 가격대"라며 "자기자본이 1억원 미만인 예비청약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고, 예산이 어느정도 받쳐주는 청약자라면 대안 선택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 즉시 대중교통 인프라 등을 누리고 싶다면 차라리 좀더 저렴한 역세권 신축을 매수한 뒤 가격 상승을 노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3기 신도시 외 다른 공공주택도 가성비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14일부터 청약을 받는 양주회천지구 A26블록은 792가구 규모로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59㎡ 3억5708만원, 84㎡ 4억9201만원으로 책정됐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덕정역이 바로 인근에 위치하긴 했지만 더 저렴하고 입지도 우수한 대안 선택지가 적잖다.

    예컨대 서울과 더 가까운 1호선 덕계역 인접 신축 단지 국평이 4억원 중후반대다.  지난달 '회천파밀리에더퍼스트' 84㎡는 4억7500만원, '회천대광로제비앙더센트럴' 84㎡는 4억57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공공주택이 주변 시세보다 더 비싸지는 역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공공 주도 '닥공'(닥치고 공급)을 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무색하게 사업장 곳곳에서 토지보상, 기반시설 조성 지연 문제가 빈번한 까닭이다.

    그나마 인천계양지구는 후보지 발표 후 부지 조성 공사, 착공까지 40개월이 걸렸지만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은 60개월 가까이 밀렸다. 사업이 지연된 만큼 공급가격도 더욱 뛸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토지소유주들 사이에 '버티면 오른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토지보상, 착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공시행사와 토지소유주 간 보상 협의가 결렬되면 토지수용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협의 금액이 증액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절차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 절차가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공급 기간을 줄이기 위한 각종 방안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8·13 부동산 공급대책'에서 협조장려금 등으로 보상 협의를 앞당겨 착공까지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2020년대 이후 토지비가 가파르게 올랐고 협조장려금 등의 구체적인 지급 규모나 절차 등이 아직 제시되지 않아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재와 같은 공공 주도 공급만으로는 착공 지연과 그에 따른 공공주택 가격 상승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잖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허가와 보상 기간 단축, 이주·철거 촉진, 협조장려금 등은 매번 대책 발표 때마다 언급됐던 사골 방안"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실행된 사안은 많지 않고 추가 입법 과정도 필요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공 물량만으로 전체 주택 수요량을 충족시키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공과 민간 공급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심 재개발 및 재건축을 활성화해 고밀 개발을 통한 공급을 늘려야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