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업비트, 분석부터 전략 검증·주문까지 AI 접목API 거래대금 비중 30%…해외선 AI가 결제도 수행"최소 권한 원칙 적용하고 주요 거래엔 사람 개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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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성형AI로 제작된 이미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시장·종목 분석을 넘어 투자전략 검증과 주문, 결제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AI 기반 투자정보와 자연어 거래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직접 거래하는 '에이전트 금융'이 현실화되고 있다.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달 초 AI가 시장 흐름과 종목별 정보를 분석하는 '빗썸 AI'를 출시했다. 빗썸 AI는 기술·소셜 지표와 가격, 거래량, 온체인 데이터, 커뮤니티 반응 등을 종합해 단기 상승·하락 신호와 종목별 리포트를 제공한다.빗썸은 가상자산 특화 AI 리서치 플랫폼인 '서프'와 해당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서프가 보유한 수백억 건의 온·오프체인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투자자도 여러 지표와 차트를 일일이 대조하지 않고 시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빗썸은 앞서 생성형 AI와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결한 'AI 트레이드킷'도 선보였다. 이용자가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에 자연어로 요청하면 시세와 잔고를 조회하고 실제 주문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AI 트레이드킷을 통해 이용자는 코딩 지식이 없어도 AI와 대화하며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API는 외부 프로그램이 거래소 시스템에 연결돼 시세 조회와 잔고 확인, 주문 등의 기능을 이용하도록 하는 통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API를 통한 거래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대금의 30%를 차지했다.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반복 주문을 낼 수 있어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찍부터 활용돼 왔다.최근에는 API에 AI가 결합하면서 이용자층이 개발자와 전문 투자자에서 일반 투자자로 넓어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시장을 분석하고 이용자의 지시를 이해하는 '두뇌'라면, API는 시세·잔고를 조회하고 주문을 실행할 수 있도록 거래소와 연결하는 '도구' 역할을 한다. 이 둘을 활용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작업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실행 주체가 'AI 에이전트'다.업비트도 AI와 API를 결합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5월 '업비트 스킬'을 출시했다. 이는 클로드 코드·커서·코덱스 등 외부 AI 에이전트가 업비트 API와 명령줄 인터페이스(CLI)를 활용해 시세·잔고 조회와 주문 등을 수행하도록 돕는 지침 체계다.예컨대, 이용자가 "비트코인 현재가를 조회해달라"거나 "비트코인 1만원 시장가 매수 명령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업비트 명령줄 인터페이스(CLI)와 거래 규칙을 참고해 필요한 명령을 구성하거나 실행을 보조한다.최근 출시한 '업비트 스트래티지 툴킷'은 자연어로 입력한 매매 아이디어를 규칙으로 바꾼 뒤 실제 과거 시세를 토대로 수익률과 최대 낙폭(MDD), 승률 등을 검증한다.두 서비스 모두 AI 에이전트 자체라기보다 외부 AI가 업비트의 거래 기능과 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업비트 스킬은 조회·주문 등의 실행에, 스트래티지 툴킷은 투자전략의 사전 검증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다른 국내 거래소들도 자동매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코인원은 이용자가 설정한 가격 구간에서 저가 매수와 고가 매도를 반복하는 'AI 그리드'를 운영하고 있다. 코빗(현 '디지털엑스')도 이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트레이딩 봇이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오토 트레이딩'을 제공하고 있다. -
- ▲ '업비트 스킬' 화면 모습 ⓒ업비트
◇ 조건부 자동매매 넘어 AI가 직접 판단이 같은 국내 서비스는 사전에 정해 놓은 가격 구간과 조건에 따라 주문을 반복하는 규칙 기반 자동매매에 가깝다. AI가 실시간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AI 에이전트와는 자율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해외에서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분석하거나 주문을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거래를 실행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출시한 '코인베이스 포 에이전트'는 이용자가 챗GPT나 클로드 등에 자연어로 지시하면 AI가 시황을 판단해 직접 가상자산을 거래하도록 지원한다.코인베이스는 AI 에이전트가 거래와 송금, 결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온체인 지갑 환경도 제공한다. 이용자가 지갑에 넣을 자금과 거래 한도, 허용할 기능 등을 미리 정하면 AI는 해당 범위 안에서 건별 승인을 받지 않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바이낸스는 외부 AI를 거래소의 시장 데이터와 금융 기능에 연결하는 '에이전트 OS'를 공개했다. '바이낸스 에이전트 OS'는 개방형 연결 규격인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통해 챗GPT·클로드·코덱스 등과 시장 데이터 및 거래 기능을 연동하는 플랫폼이다. 향후 결제와 온체인 기능까지 연결할 계획으로, AI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 자체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거래소 입장에서는 AI와 API의 결합은 거래량과 유동성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다. 자동·반복 주문이 거래 빈도를 높이고, 거래대금 증가는 수수료 수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AI에 부여되는 거래 권한이 커질수록 오작동과 API 키 탈취, 반복적인 이상 주문 등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AI의 판단으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용자와 거래소, 외부 AI 사업자 가운데 누가 책임질지도 명확하지 않아 관련 기준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투자 추천을 넘어 주문과 자산관리까지 직접 수행하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금융 규제의 문제가 된다"며 "AI가 누구의 이익을 위해 판단했는지, 잘못된 거래의 책임은 누가 지는지, 해킹된 에이전트의 주문이나 출금을 어떻게 차단할 지에 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AI의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인 감사·모니터링과 함께 주요 거래에는 사람이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