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4곳 연내 만료 … 농협·지방은행 경쟁에 시중은행 도전장 전남광주 금고, 영업망 평가 기준 둘러싸고 농협-광주은행 공방17조 인천은 신한·하나 격돌 … 15조 경북엔 국민은행 제안서 제출
  • ▲ 광주은행, NH농협은행 로고 ⓒ 각 사
    ▲ 광주은행, NH농협은행 로고 ⓒ 각 사
    전남·광주 행정통합으로 예산 25조원 규모의 초대형 지방자치단체 금고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은행권의 '지자체 곳간'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17조원 규모의 인천을 비롯해 경북·세종 등 주요 지자체의 금고 약정 만료도 잇따르면서 기존 금고은행의 수성전과 신규 진입을 노리는 은행들의 도전이 곳곳에서 맞붙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지자체의 금고 운영 약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2027~2030년 운영권을 둘러싼 입찰 경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공공금고는 은행들이 대규모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수신 기반으로 꼽힌다. 작년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공공금고 예수금 잔액은 65조7707억원으로 총수신액의 20.5%를 차지했다.

    이번에 가장 주목받는 최대 격전지는 예산 규모만 25조원에 달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7월 1일 전국 첫 통합 광역시로 출범해 재정이 하나로 합쳐졌다. 향후 이어질 행정통합과 메가시티의 선례가 될 수 있어 상징성이 큰 곳이다. 현재 지난 5월부터 농협이 1금고, 광주은행이 2금고로 선정돼 올 연말까지 한시 운용 중이고 오는 11월 정식 금고지정위원회를 꾸려 내년부터 4년간 운영할 금고를 다시 공모한다.

    전남광주 금고 유치전은 통합 전 57년간 광주시 1금고를 지켜온 광주은행과 NH농협은행 간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영업망의 '시·군·구별 분포'를 평가 항목에 반영하는 조례 개정안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단위농협을 영업점에 포함할 경우 671곳의 점포망을 가진 농협은행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광주은행은 광주·전남 지역 전체 점포가 126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광주은행은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10월부터 전남·광주 지역 우체국 320곳에서 별도 수수료 없이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영업망을 보완하며 총력 방어에 나섰다.

    17조원 규모의 인천광역시 금고를 둘러싼 유치전도 본격화됐다. 현재 인천시의 제1금고는 신한은행, 제2금고는 NH농협은행이 운영 중이다. 지난 2007년 이후 20년간 인천 시금고를 수성해 온 신한은행은 세입·세출 전산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하나은행은 대규모 지역 투자를 앞세워 1금고 진입을 시도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시금고 선정 당시 신한은행에 밀렸던 전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청라국제도시 본사 이전을 강력한 승부수로 내세우고 있다. 을지로 본사 인력 2200여 명이 인천으로 이동하는 데다 최근 인천시와 3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협약을 맺는 등 지역 투자 확대로 신한은행의 20년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예산 규모 15조원의 경상북도 금고 입찰에는 시중은행이 새로 진입했다. 2007년 공개경쟁 도입 이후 경북도 금고는 줄곧 NH농협은행(1금고)과 iM뱅크(2금고)가 전담해 왔으나 이번 입찰에는 KB국민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해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정부의 '5극 3특'으로 대표되는 지역균형성장 정책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역 개발과 기업 이전 등에 따른 금융 수요가 높아지자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지역 금고 유치에 뛰어드는 추세다.

    한편, 연간 약 3조9000억원 규모의 수원시 차기 금고는 IBK기업은행이 재선정에 성공하며 2030년까지 운영을 이어가게 됐다. 현재 1금고 NH농협은행, 2금고 하나은행이 맡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 역시 차기 금고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 절차에 돌입해 기존 구도가 유지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