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승강기 매출 2년 새 32% 감소설치·보수 매출은 18% 늘어... 서비스 확대상반기 영업익 20% 늘고 이익률 10% 돌파
  • ▲ 현대엘리베이터 아산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엘리베이터 아산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가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신규 승강기 매출은 줄었지만 전국 20만여 대의 유지관리 기반에서 나오는 서비스 매출이 늘면서다. 새 아파트 공급에 덜 의존하고 기존 설치 승강기를 고수익 사업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

    9일 현대엘리베이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승강기를 생산·판매하는 물품취급장비제조업 매출은 올 상반기 5896억원으로 2024년 상반기 8689억원보다 32.1% 감소했다. 반면 승강기 설치와 수리·정기보수 등을 담당하는 설치·보수서비스업 매출은 같은 기간 2945억원에서 3476억원으로 18.0% 증가했다.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23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늘었고, 영업이익은 1250억원으로 20.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1%로 지난해 상반기 8%대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2분기만 보면 12.2%였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신규 승강기 시장이 위축되자 현대엘리베이터는 수익성을 앞세운 선별 수주와 서비스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국내 신규 설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38.9%에서 2024년 37.4%, 지난해 32.6%로 낮아졌다. 저가 수주 경쟁을 통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지관리 승강기는 2024년 10월 20만대를 넘어섰다. 2015년 10만대를 돌파한 지 9년 만에 두 배가 됐다. 당시 국내에서 운행 중인 승강기가 약 86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승강기 약 4대 중 1대를 관리하는 셈이다.

    유지관리 사업은 신규 설치보다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정기 점검과 수리, 부품 교체에서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노후화가 진행되면 리모델링이나 승강기 교체 수요로 이어진다. 반면 신규 설치는 건설경기와 원자재 가격, 현장 인건비, 수주 경쟁 등에 따라 수익성 변동 폭이 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 조직개편을 통해 유지관리와 노후 승강기 교체 사업을 한 조직으로 묶었다. 승강기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유지관리 서비스 ‘미리(MIRI)’도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 설치된 승강기가 늘어난 데다 오래된 승강기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가 새 승강기 판매에는 부담이지만, 기존 승강기는 매년 한 살씩 늙는다. 정기 유지관리에서 부품 교체, 노후 승강기 리모델링으로 이어지는 시장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승강기 설치 대수가 누적될수록 유지관리와 노후 승강기 교체 시장도 함께 커진다. 현대엘리베이터로서는 건설경기와 무관하게 매출을 만들어내는 20만대의 설치 기반이 커다란 자산이 된 셈이다. 신규 승강기 판매가 줄어도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사업구조로 바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십 년간 확보한 설치 기반이 진입장벽 역할을 해내고 있다"면서 "20만대가 넘는 유지관리 승강기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교체·리모델링 수요로 연결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