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암 검진 매출 19.9% 증가 … 북미 매출 32.2% 성장영업손실 30.9%, EBITDA 적자 49.9% 축소 … 연말 손익분기 목표볼파라 인수 등에 CB 1715억원 조달 … 현재 권면잔액 1071억원9일 종가 8630원, 전환가의 47.9% … 연 복리 8% 풋옵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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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닛. ⓒ뉴데일리 DB
의료 AI 기업 루닛이 루닛인터내셔널(옛 볼파라) 인수 효과로 북미 암 검진사업의 외형을 키우고 적자폭도 줄였다.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단행한 대형 인수합병이 매출과 손익 개선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다만 인수 재원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현금상환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주가가 조정된 전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주식전환 유인이 낮은 데다 사채권자는 3개월마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인수로 확보한 성장세를 실제 현금창출로 연결하는 속도가 재무 부담을 낮출 관건으로 떠올랐다.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1회차 CB 전환가액을 1만9335원에서 1만8002원으로 조정했다. 시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이다. 산정된 시가는 9152.90원이었지만, 조정 후 전환가격을 기준가액의 70% 이상으로 정한 하한 조건이 적용됐다.전환가능주식 수는 546만2187주에서 586만6648주로 늘었다. 그러나 9일 루닛 종가는 전날보다 0.80% 내린 8630원으로, 조정된 전환가의 47.9%에 그쳤다. 전환가에 도달하려면 현 주가에서 108% 올라야 한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사채권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제적 유인이 낮다.CB 부담은 2024년 루닛인터내셔널 인수과정에서 시작됐다. 루닛은 당시 1회차 CB로 1665억원을 조달해 전액 인수대금에 투입했다. 같은 달 해외사업 운영자금으로 2회차 CB 50억원도 발행했다. 두 차례에 걸쳐 조달한 CB는 모두 1715억원이다.볼파라 인수 효과는 외형 확대에서 확인된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457억원으로 전년동기 370억원에 비해 23.4% 늘었다. 같은 기간 루닛인사이트와 루닛인터내셔널이 포함된 암 검진사업 매출은 357억원에서 428억원으로 19.9% 증가했고, 북미 매출은 252억원에서 333억원으로 32.2% 성장했다.회사 측은 루닛인터내셔널의 북미 영업망을 활용한 교차판매와 신제품 추가 판매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수익성도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동기 419억원에서 289억원으로 30.8% 줄었다. EBITDA 적자는 292억원에서 146억원으로 절반가량 축소됐다. 루닛은 연말 연결 기준 EBITDA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반면 CB를 포함한 금융비용 부담은 커졌다. 상반기 금융비용은 전년동기 191억원에서 263억원으로 37.5% 증가했다. 사채상환손실 46억5429만원이 새로 발생했고, 이자비용도 115억원에서 160억원으로 38.5% 늘었다. 다만 이자비용에는 CB와 리스부채의 유효이자율 상각에 따른 비현금성 비용도 포함됐다. 상반기 순손실은 413억원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볼파라 인수로 북미 매출 기반을 넓히고 영업손실을 줄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인수 재원으로 발행한 CB와 관련한 금융비용과 조기상환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외형 확대 효과가 순이익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곧바로 연결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CB의 표면금리는 연 1%지만, 보장수익률은 연 복리 8%다. 사채권자는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난 후 3개월마다 보유 사채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전환 대신 원금에 보장수익을 더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실제 현금유출도 본격화했다. 루닛은 8월3일 1회차 CB 권면액 446억원에 대한 풋옵션 행사로 보장수익을 포함한 523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달 31일에는 2회차 CB 권면액 27억570만원을 31억7027만원에 상환했다. 한 달 동안 CB 조기상환에 지급한 금액만 555억원이다.상당 부분 갚았지만, 남은 권면액도 1000억원을 웃돈다. 현재 1회차 CB 권면잔액은 1056억원, 2회차는 15억원으로 모두 1071억원이다. 주가가 전환가 아래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남은 CB도 주식전환보다 현금상환대상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진다.이에 루닛은 4월 211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마쳤다. 구주주 청약률은 104%였다. 회사는 당시 자금조달을 통해 CB 관련 재무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증 자금 가운데 984억원을 CB 조기상환 용도로 배정했으며 6월 말까지 195억원을 집행했다. 잔여 자금은 향후 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할 계획이다.당장 유동성 위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45억원으로, 지난해 말 141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8월 CB 상환액 555억원이 빠져나가기 전 수치다. 향후 풋옵션 행사 규모에 따라 유증으로 확보한 재무완충력의 소진 속도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또 다른 관계자는 "유증으로 상환 재원을 확보해 단기 대응력은 높였지만, CB 채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볼파라 인수 시너지가 매출 증가를 넘어 영업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져야 반복되는 풋옵션에 대응하면서 재무완충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