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자료 전수분석…6월1일 첫 초과 후 8월12일에야 규정 손질SK하이닉스 7.68% 급락에도 ETF는 90% 폭등…괴리율 87%포인트 초과7월31일 2건, 적출기준 2배 넘었지만 '절반만 감독'에 빠져"봐주기 아니면 무관심"…국정감사서 증권사 관리부실 추궁 예고거래소 "변동성 확대에 계산식 명확화·관리기준 강화로 규정 개정"
  • ▲ 국회 정무위원회 김형연 의원(조국혁신당)ⓒ국회 정무위원회 김형연 의원(조국혁신당)실
    ▲ 국회 정무위원회 김형연 의원(조국혁신당)ⓒ국회 정무위원회 김형연 의원(조국혁신당)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괴리율'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규정 개정을 문제 발생 72일 만에야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괴리율이 음수일 때 이를 절댓값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기존 규정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았던 탓이다. 

    이에 관리기준을 초과한 음의 괴리율 사례들이 한동안 당국의 관리망을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최근 기초자산 시장 변동성 확대로 ETF의 양방향 괴리율이 커지자 투자자 보호를 위해 괴리율 계산식을 명확화하고 관리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했다는 입장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형연 의원(조국혁신당)이 증권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괴리율' 자료(16개 종목, 2026년 5월 27일~8월 12일, 총 864개 데이터)를 전수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2026년 6월 8일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의 괴리율은 90.18%까지 치솟았다. 국내 상품 관리기준인 3%를 87.18%포인트 초과한 수치다. 같은 날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가는 7.68% 하락했지만, 해당 ETF는 오히려 급등하는 기형적인 가격 흐름을 보였다. 거래소는 이날 발생한 3개 상품(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90.18%,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7.29%,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6.40%)을 투자유의종목 적출 대상으로 지정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왜 고위험 상품으로 따로 관리하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금융당국이 일반 ETF와는 다른 고위험 상품으로 명시적으로 구분해 놓은 상품이다. 금융위는 상품 명칭에 'ETF'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단일종목' 상품임을 표기하도록 했다. 7월 말 규제 강화 이후에는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전액 현금)으로, 매매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각각 상향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수백 개 종목에 분산 투자되는 일반 레버리지 ETF와 달리, 단일종목 상품은 개별 기업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분산 효과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괴리율이 처음 집계된 것은 국내 상장 4거래일째인 6월 1일이었다.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의 종가 기준 괴리율이 -3.08%로, 당시 국내 ETF 관리기준인 3%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6월 8일, 7월 2일, 7월 31일(2건) 등 레버리지·인버스를 가리지 않고 음의 괴리율이 관리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적출기준 2배 넘었는데도 빠진 '절반만 감독'

    이 중 7월 31일 발생한 두 건은 절댓값 기준으로 투자유의종목 지정 첫 단계인 적출 기준(관리의무 비율의 2배, 6%)까지 초과했다. 그럼에도 실제 적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거래소가 이 기간 정상적으로 적출 단계로 지정한 상품은 6월 8일 발생한 양(+)의 괴리율 상품 3건뿐이었다.

    괴리 폭이 지나치게 커지면 ETF 시장가가 기초자산 가치와 제대로 연동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이며 기존 보유자가 시장에서 매도할 경우 순자산가치(NAV)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김형연 의원은 "음·양의 방향과 무관하게 유동성공급자(LP)는 시장가격을 순자산가치에 근접하게 유지할 책무를 지는 만큼, 어느 한쪽 방향만 관리 대상으로 삼는 것은 그 책무를 절반만 감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음의 괴리율이 투자유의종목 지정 대상에서 빠진 것은 기존 규정에 괴리율이 음수일 때 이를 절댓값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괴리율이 음수일 때도 공시는 하도록 관리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형연 의원은 "거래소가 기존에도 음의 괴리율 초과 사실을 공시했다는 것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오랜 기간 규정 개정을 하지 않은 것은 봐주기였거나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권사에만 이득을 줬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정부가 상품 출시만 결정한 채 허술하게 증권사를 관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밝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유의종목 지정제도는 시장 수요 과열로 인해 ETF 괴리율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 투자자가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매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투자유의종목 지정제도가 도입된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ETN의 시장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크게 높아지는 양의 괴리율 문제가 부각된 바 있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이처럼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양의 괴리율에 대한 대응이 중심이었던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만 최근 기초자산 시장 변동성 확대로 ETF의 양방향 괴리율이 확대되자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이에 괴리율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괴리율 계산식을 명확화하여 음의 괴리율 확대 시에도 관리할 수 있도록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을 개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