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제넨셀 의혹으로 K-바이오 신뢰도 바닥까지 추락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결과 조작해 임상실험 승인한국거래소, 바이오 기업 공시 심사기간 고작 하루에 불과제출서류 진위여부만 단순 확인…서류내용 조작여부는 확인 안 해거래소 "서류 내용 조작 시 책임은 상장사 및 심사기관 몫" 해명허위 바이오 공시 막을 방법 없어…피해는 개인투자자들의 몫
  •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뉴시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청탁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며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공시 검증 시스템이 허술해 사태를 키우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 기업 등의 허위 공시를 걸러내기에는 한국거래소의 검증 시스템이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2의 제넨셀' 사태를 방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바이오 기업 측이 공시를 접수하면 거래소가 이를 심사하는 기간은 단 하루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바이오 공시가 단 몇 시간 만에 검수가 완료된다는 뜻이다. 

    거래소가 바이오 기업의 공시를 단 하루 만에 신속하게 처리하는 이유는 미공개 중요 정보가 시장에 장시간 머무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또 자본시장법 및 거래소 규정상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당일 접수 및 당일 공시 처리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이같이 단 하루 만에 바이오 기업의 공시를 접수하고 승인할 수 있는 이유는 제출 서류의 진위 여부만 형식적으로 확인할 뿐 내용의 조작 여부는 검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제출하는 서류에 대한 책임은 상장 법인이 지는 것"이라며 "나중에 기재 상 오류라든가 허위 사실이 발생한다면 그것도 역시 저희가 심사는 하겠지만 책임은 제출한 상장 법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는 상장 법인이 제출한 서류와 자료의 진위 여부만 기본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제넨셀 사태처럼 주가조작 세력이 작정하고 실험 데이터가 조작된 문서를 제출할 경우 거래소는 문서의 형식과 양식만 확인할 뿐 교차 검증이나 추가 확인 등 스크리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허위공시의 책임이 결과적으로 상장 법인에 있다는 거래소 측의 대응도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 허위공시를 나중에 바로잡더라도 이미 주가조작으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제넨셀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약 3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의혹'은 지난 2021년 시작됐다. 당시 제넨셀은 지난 천연물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의 식약처 임상 2·3상 계획을 신청할 당시 누적 적자와 등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이때 식약처가 안전성 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14개 항목에 달하는 보완을 요구하자 승인을 전제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던 회사 측은 존폐 기로에 섰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당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했고 식약처는 보완 요구 2주 만인 같은 달 26일 임상 계획을 조건부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넨셀 임상 승인 직전 113억 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은 임상 기대감에 주가가 9000원대까지 급등했으나 승인 직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갔고 현재는 상장 폐지 기로에 서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넨셀 사태를 계기로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의 공시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며 "신속함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검증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