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마 21년 고점 대비 90% 넘게 폭락…7000원대 거래제넨셀 관련주 KH필룩스 상폐…세종메디칼·케이바이오랩스·현대사료도 상폐 기로코로나 치료 관련주 한때 2~3배 폭등 후 개인 피해 집중제넨셀 관련 5개 상장사 소액주주 20만명 육박신약·바이오 신사업 뒤 유증·CB 반복…정보 비대칭·투기판 논란
-
- ▲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임상 청탁 의혹이 정치권을 넘어 코스닥 바이오 업계의 신뢰까지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제넨셀과 관련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한국파마는 주가가 90% 넘게 폭락했고 나머지 상장사들은 상장폐지됐거나 상장폐지 기로에 서면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제넨셀 임상 청탁에서 비롯된 후폭풍이 거센데 정작 "주가조작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공언해 온 이재명 정부가 줄상폐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를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낙점한 것이다.1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파마는 지난 2021년 고점 대비 90% 넘게 폭락한 7500원대에 거래 중이다. 한국파마는 주가 대폭락 사태를 겪었지만 그나마 제넨셀과 얽힌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종목이다.한국파마는 제넨셀의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한 완제 의약품 생산을 맡았으며 2021년에는 제넨셀에 약 3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지만 현재 장부가치는 ‘0원’이 됐다.제넨셀과 관련된 다른 코스닥 상장사들도 이미 상장폐지됐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무자본 M&A 및 주가조작 전문가로 알려진 배상윤 회장이 이끄는 KH그룹 계열사 KH필룩스는 이미 상장폐지됐고 세종메디칼·케이바이오랩스(구 골드퍼시픽)·현대사료(구 카나리아바이오) 등 3곳은 상장폐지 기로에 서 있다.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0년 강세찬 경희대교수가 창업한 제넨셀은 코스닥 상장사 한국파마, 케이바이오랩스(구 골드퍼시픽)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경희대와 상장사들이 산학협력단을 구성하면서 번듯한 외관도 갖췄다.정부가 백신 확보와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던 상황에서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인도에서 임상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제넨셀과 협력하던 한국파마와 케이바이오랩스(구 골드퍼시픽) 주가는 2~3배로 폭등했었다.문제는 피해가 소액주주에게 집중됐다는 점이다. 이들 상장사 관련자들이 제넨셀 테마를 활용해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기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20만명에 이르는 소액주주에게 돌아갔다.미리 지분을 확보한 세력이 제넨셀 관련 호재성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끌어올린 뒤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도하고 이후 폭락의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이 떠안는 행태가 반복됐다.제넨셀 관련 상장사의 소액주주는 적게는 1만여명, 많게는 7만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각 회사 주식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5개 상장사의 전체 소액주주 수(KH필룩스는 2024년 12월 말 기준)는 20만명에 육박한다.종목 토론방과 소셜미디어에는 "정치인과 브로커가 얽힌 시장에서 개미가 뭘 믿고 투자하느냐", "코스닥 바이오는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놀이터 아니냐", "돈 번 사람 따로 있고 개미만 상장폐지까지 떠안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특정 기업의 일탈을 넘어 코스닥 바이오에 누적돼 온 불신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기업들이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 신사업 발표로 주가를 띄운 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반복하면서 본업보다 자본시장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쌓여온 탓이다.특히 바이오주는 미확인 정보나 과장된 기대감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할 수 있어 정보에서 뒤처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늦게 들어와 가장 큰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임상 진행 상황과 기술 경쟁력을 실시간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가 반복적으로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법조계와 증권가에서는 과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가치는 결국 임상 데이터와 규제 절차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하는데 정치권 청탁 의혹까지 얽히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건이 반복될수록 코스닥 바이오가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이 아니라 정보력 있는 세력이 주가를 흔드는 투기판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임상과 기술력에 대한 기대만으로 수천억원, 수조원의 기업가치가 움직이는 바이오 시장에서 정치권을 통한 임상 승인 청탁 의혹까지 불거지자 기술보다 인맥, 임상 성과보다 ‘줄대기’가 앞선 것 아니냐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투자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바이오주의 구조적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는 전자공시와 기업설명회만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경쟁력과 임상 실패 위험, 실제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어렵다. 결국 회사가 공개하는 자료와 임상 진행 상황, 규제기관의 승인 절차를 믿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이런 시장에서 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정치권 인사나 브로커를 통한 비정상적 청탁이 임상 승인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은 이제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승인 과정의 공정성까지 의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