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500억→5000억 … 기존 제조·판매금지·완제품 폐기 청구도 유지대웅, 현금 1547억·단기성 차입부채 5260억 … 총차입금 9231억추가 4500억에 연 12% 청구 … 전액 인용 땐 지연손해금만 연 540억2일 대비 10일 대웅 -8.78%·메디톡스 -2.53% … 5000억, 시총의 3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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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 100유닛. ⓒ대웅제약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영업비밀 분쟁이 다시 커졌다. 메디톡스가 항소심에서 손해배상 청구액을 10배로 늘리면서 분쟁의 무게도 배상액을 넘어 대웅제약 핵심 성장축인 '나보타'의 사업 지속성으로 옮겨가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달 31일 서울고등법원에 청구 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냈다. 대웅제약은 이달 2일 신청서 부본을 송달받았다. 메디톡스가 발표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기존 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었다. 대웅제약 공시상 청구금액은 5001억원이다.청구액 확대와 별도로 메디톡스는 기존의 균주 인도·사용금지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조·판매금지, 완제품·반제품 폐기 청구도 유지했다. 제조기술정보가 담긴 문서와 파일의 폐기·삭제도 요구했다. 금지·폐기와 금전 지급 부분에 대한 가집행도 구했지만, 법원이 인용한 결정은 아니다.메디톡스는 2014년부터 지난해 7월31일까지의 판매량과 매출, 증액 배상 규정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2019년 7월9일 이후 손해에는 최대 3배, 2024년 8월21일 이후에는 최대 5배가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메디톡스는 5000억원을 '명시적 일부 청구'라고 밝혔다. 손해액은 2025년 7월 31일까지 산정돼 그해 8월 1일 이후 발생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3배·5배 증액 배상의 적용 여부와 최종 배상액은 항소심 재판부가 심리해 판결로 정한다. 현재 선고기일은 공개되지 않았다.추가된 4500억원에는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연 12%의 지연손해금도 청구됐다. 전액 인용을 가정하면 연 540억원으로, 대웅제약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967억원의 27.4%다. 청구액과 이자율 모두 원고의 요구로 확정 채무는 아니다.대웅제약은 6월 말 메디톡스 소송의 누적 예상손실 579억원을 기타충당부채로 인식했다. 2023년 1심 판결과 기존 청구를 토대로 한 금액이다. 청구 확대는 반기보고서 작성 이후 이뤄져 5000억원과 충당부채의 차이가 곧바로 추가 비용으로 잡히는 것은 아니다.재무 부담도 커졌다.6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47억원이다. 총차입금은 9230억원으로 지난해 말 8273억원보다 11.5% 늘었고, 순차입금은 6584억원에서 7684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부채(5260억원)는 보유 현금의 3.4배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42억원인 반면 유형·무형자산 취득에는 1620억원을 썼다.나보타가 대웅제약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별도 기준 지난해 16.4%에서 올 상반기 21.1%로 높아졌다. 지난해 나보타 매출은 2288억원, 올 상반기는 1553억원이다. 2분기 매출은 1034억원으로 전년동기 698억원보다 48.1% 늘었고, 이 가운데 수출은 610억원에서 941억원으로 54.2% 증가했다.이는 메디톡스가 연결 기준 IR 자료에서 밝힌 2분기 전체 톡신 매출 385억원의 2.68배다. 양사의 공시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에 그친다. 대웅제약은 수요 증가와 선적 시점 효과가 함께 반영됐다고 설명했다.대웅제약은 2027년부터 연 1600만 바이알 규모의 나보타 신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제조·판매금지 청구가 인용되면 현재 매출뿐만 아니라 증설과 글로벌 확장 전략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청구액은 확정 부채가 아니지만, 나보타가 이익 성장을 이끄는 핵심 사업이 된 만큼 금전 배상보다 제조·판매 제한 가능성이 기업가치에 더 큰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메디톡스에도 회수 여부와 시점은 재무 변수다.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69억원, 총차입금은 1226억원, 자기자본은 3793억원이다. 5000억원은 자기자본의 1.32배지만 이번 청구만으로 자산이나 이익으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메디톡스가 제시한 2분기 법무비 제외 조정 영업이익률은 29%, 보고 영업이익률은 6.9%였다. 다만 이는 전체 법무비를 제외한 지표로, 대웅제약 소송 관련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원가 상승과 신제품 마케팅·연구개발비 증가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주가 낙폭은 대웅제약이 더 컸다. 청구 확대 공시 다음 날인 3일 대웅제약은 7.49%, 메디톡스는 2.67% 하락했다. 2일 종가와 비교한 10일 종가는 대웅제약이 8.78% 낮은 11만3200원, 메디톡스가 2.53% 낮은 6만9400원이다.반기 말 발행주식 수로 단순 계산한 시가총액은 각각 1조3116억원, 5065억원이다. 메디톡스가 밝힌 청구액 5000억원은 대웅제약 시총의 38.1%, 메디톡스 시총의 98.7%에 해당한다.증권가는 청구 확대 전부터 소송 불확실성을 가치평가에 반영했다. iM증권은 7월 목표 배수에 15%, 미래에셋증권은 20%를 할인했다. 이번 청구 확대가 반영된 수치는 아니지만, 소송이 이미 기업가치의 할인요인이었다는 의미다.국내 소송은 2017년 10월 시작됐다. 1심 법원은 2023년 2월 대웅제약에 400억원 지급과 균주 인도, 관련 제품 제조·판매금지 등을 명했다. 양사는 모두 항소했다. 법원은 같은 달 17일 1심 판결에 대한 강제집행정지를 인용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또 다른 관계자는 "대웅제약에는 추가 충당부채와 사업 제한 가능성이, 메디톡스에는 법무비와 배상금 회수 여부·시점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승패와 별개로 9년째 이어진 분쟁 자체가 양사의 손익과 기업가치에 모두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