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계약·줍줍 남았던 단지 … 선착순 전환하자 밤샘 200명인천 국평 분양가 7.7억 … 검단 더샵 6억 중반 가격 경쟁력 부각서울서 밀린 수요까지 수도권행 … "이 가격 다시 어렵다" 불안 확산
  • ▲ 더샵 검단레이크파크 선착순 동·호수 계약을 앞두고 견본주택 인근에 대기자들이 텐트와 의자를 펴고 줄을 서 있다.ⓒ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더샵 검단레이크파크 선착순 동·호수 계약을 앞두고 견본주택 인근에 대기자들이 텐트와 의자를 펴고 줄을 서 있다.ⓒ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당계약에서 수백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무순위 청약에서도 일부 주택형이 미달됐던 인천 검단신도시 '더샵 검단레이크파크'에 밤샘 대기 행렬이 등장했다.

    주변 신축 전용면적 84㎡가 7억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6억원 중반대에 나온 새 아파트를 놓치면 앞으로 비슷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불안이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청약 대신 원하는 동·호수를 직접 고르는 선착순 판매로 전환되면서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11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더샵 검단레이크파크는 이날 잔여세대를 대상으로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시작했다. 단지는 AB22블록 1454가구와 AB23블록 1403가구 등 총 2857가구 규모다.

    분양 현장에는 전날 밤부터 대기자가 몰렸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에는 지난 10일 신검단중앙역 인근 '더샵아파트 분양 현장'에서 밤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대신 줄을 서줄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제시된 보수는 건당 30만원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현장에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운 대기자들의 모습이 올라왔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번호표가 200번대까지 배부됐으며 대기자들은 순서대로 입장해 오후까지 계약을 진행했다. 번호표를 받은 인원이 실제 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이날 계약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더샵 검단레이크파크는 지난 7월 14~18일 정당계약을 진행했지만 이후 AB22블록 116가구, AB23블록 336가구 등 총 452가구가 무순위 물량으로 나왔다. 무순위 청약은 지난달 12일 진행됐고 당첨자 계약은 같은 달 23~24일 이뤄졌다.

    무순위 청약에서도 수요는 주택형별로 갈렸다. AB22블록 전용 84㎡A는 23가구 모집에 251명이 신청해 10.91대 1을 기록했지만 AB23블록 84㎡B는 87가구에 26명, 84㎡C는 72가구에 36명만 신청해 각각 0.3대 1, 0.5대 1에 그쳤다. 같은 단지에서도 선호 주택형에 따라 청약 성적이 크게 엇갈렸다.

    무순위 청약을 거친 잔여물량이 선착순 계약으로 넘어오면서 수요자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무순위 청약에서는 정해진 자격에 따라 신청한 뒤 당첨자와 동·호수가 결정되는 반면 선착순 계약에서는 남은 물량 가운데 원하는 동·호수를 직접 고를 수 있다. 같은 주택형도 층과 향, 조망 등에 따라 선호도가 갈리는 만큼 먼저 계약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물량이 많아진다.

    다만 밤샘 대기까지 등장한 배경에는 선착순 판매 방식뿐 아니라 수도권 전반의 가파른 분양가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데 필요한 자금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경기·인천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다.

  • ▲ 더샵 검단레이크파크 선착순 동·호수 계약을 앞두고 견본주택 앞에 대기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더샵 검단레이크파크 선착순 동·호수 계약을 앞두고 견본주택 앞에 대기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19억4433만원으로 전월보다 1.87% 올랐다. 전용 59㎡도 15억9343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1505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5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 부담은 인천·경기로 향하는 매수세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인천 아파트 거래 2684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물량은 283건으로 10.5%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평균 7.8%보다 2.7%p 높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에서도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같은 기간 15.8%로 지난해 연평균 13.5%보다 높아졌다.

    문제는 서울을 벗어나더라도 새 아파트 가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인천 민간아파트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7억7277만원으로 한 달 새 6.37% 뛰었다. 같은 기간 인천 ㎡당 평균 분양가도 전월보다 6.85% 오른 958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검단신도시 기존 신축 단지에서도 전용 84㎡는 7억원대를 넘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 시그니처' 전용 84.97㎡는 이달 2일 7억9200만원에 거래됐고, '검단호반써밋1차' 전용 84.89㎡도 지난 3일 7억2300만원에 손바뀜했다.

    반면 더샵 검단레이크파크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AB22블록 6억3680만~6억5330만원, AB23블록 6억4590만~6억6270만원이다. 인천 전용 84㎡ 평균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낮고 검단신도시 주요 신축 실거래가와 비교해도 낮은 가격대다.

    정당계약과 무순위 청약에서도 남았던 물량에 불과 몇 주 만에 밤샘 대기자가 몰린 배경에는 이처럼 달라진 가격 눈높이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서울에서 시작된 높은 분양가 부담으로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인천까지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향후 검단에서도 6억원 중반대 신축 대단지를 다시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조급함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선착순 계약으로 전환되면서 남은 물량 가운데 원하는 동·호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 점도 수요를 끌어들인 요인"이라며 "서울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경기·인천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는데, 인천 역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단 주요 신축 전용 84㎡가 7억원대에 거래되는 상황에서 6억원 중반대 신축 대단지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편"이라며 "앞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신규 물량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까지 겹치면서 선호 동·호수를 먼저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