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양종희 대신 이재근 낙점 … KB 회추위 '변화·세대교체' 선택정문철·김재관부터 1970년대생 부행장까지 … 차기 행장 후보군 주목5대 은행장 연말 임기 만료 … KB發 세대교체, 금융권 CEO 인사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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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이재근 KB금융 회장 후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KB금융
KB금융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하면서 그룹 내 세대교체와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상 밖 회장 교체가 연말 임기를 마치는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거취까지 맞물리면서 후속 인사의 폭에도 시선이 향한다.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양 회장과 이 후보,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대상으로 각각 2시간의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이 후보를 최종 낙점했다. 지난해 5조 8000억원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 3조 884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양 회장의 연임 전망을 뒤집은 결과다. 회추위는 현재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유로 들었다.KB의 인사 시계를 돌려보면 세 사람의 경로는 윤종규 전 회장 시절부터 이어진다. 윤 전 회장은 임기 후반 양종희·허인·이동철 등 부회장들에게 주요 사업을 나눠 맡기며 후계 경쟁을 유도했다. 양 회장은 지주 전략·재무를 거쳐 2014년 LIG손해보험 인수에 참여했고 KB손해보험 대표를 5년간 맡았다. 2023년에는 국민은행장을 세 차례 지낸 허인 당시 부회장을 제치고 회장에 올랐다.이 후보도 윤종규 시절 핵심 보직을 거치며 차기 경영진으로 성장했다.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지주 재무기획부장과 재무담당 임원을 맡았고 LIG손해보험·현대증권·우리파이낸셜 인수에도 관여했다. 국민은행에서는 CFO와 영업그룹대표를 거쳐 2022년 만 55세에 당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최연소 행장으로 발탁됐다. 양 회장이 비은행과 전략 분야에서 경력을 넓혔다면 이 후보는 재무와 은행 영업, 인수합병을 두루 경험했다.두 사람의 인사 궤적은 2024년 말 엇갈렸다. 국민은행장을 3년간 이끈 이 후보의 추가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양 회장은 이환주 당시 KB라이프 대표를 새 행장으로 택했다. 지주 CFO와 보험사 CEO를 거친 이 행장은 계열사 대표 출신으로 국민은행장이 된 첫 사례였다. 이 후보는 지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에 이어 WM·SME까지 맡으며 그룹 단위의 경영 경험을 넓혔다.2년 뒤 위치는 뒤바뀌었다. 1964년생 이 행장은 자신보다 두 살 어린 1966년생 이 후보를 차기 회장으로 맞게 됐다. 지난 7월에는 이 행장도 회장 1차 후보 6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3인에는 들지 못했다. 올해 말 첫 2년 임기까지 끝나면서 이번에는 은행장 연임 여부를 놓고 다시 평가받게 된다.은행권에서는 첫 임기를 마친 행장에게 1년을 더 맡기는 이른바 '2+1년' 인사가 적지 않았다. 새 회장이 경영 연속성과 성과를 중시한다면 유임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회장 선임에서 제시한 세대교체 기조를 주요 계열사까지 넓힐 경우 후임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이 후보가 넘겨받을 KB의 경영 성적표도 가볍지 않다. 올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는 44%로 양 회장 취임 직전인 2023년 3분기 37.4%보다 6.6%포인트 높아졌다. KB금융은 WM·연금, 중소법인, CIB·자본시장, 보험·투자운용, AI 전환을 2027~2029년 중장기 전략의 5대 축으로 정했다. 여기에 생산적 금융 확대와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 개선도 새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이런 변화는 이 행장의 연임 조건과도 맞물린다. 국민은행은 기업·중소기업 금융과 WM 등 이 후보가 지주에서 직접 담당해온 사업을 맡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을 확대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이 후보가 은행장 시절 강조했던 영업 경쟁력을 새 성장 전략과 어떻게 연결할지도 향후 국민은행 경영의 주요 과제다. 이 행장으로서는 기존 실적에 더해 새 회장의 경영 구상을 실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느냐가 연임의 주요 조건이 될 수 있다.후배 경영진도 주요 보직에 포진해 있다. 1968년생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와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는 은행 주요 보직을 거쳐 계열사 CEO까지 경험했다. 국민은행에는 1970년생 이종민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있으며 1972년생 송병철 디지털영업그룹 부행장과 서기원 경영기획그룹 부행장도 있다. 같은 1972년생인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지주 CFO로 그룹의 재무와 자본정책을 맡고 있다.경력의 색깔도 서로 다르다. 이종민 부행장은 지주 전략과 은행 투자금융·경영기획을 거친 전략·재무통으로 꼽힌다. 송 부행장은 재무기획부터 상품·개인고객·리스크·디지털영업까지 은행 내 여러 사업을 경험했고, 서 부행장은 지주 이사회사무국과 은행 전략 부문을 거쳐 현재 경영기획을 맡고 있다. 나 전무는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지주 CFO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를 기반으로 경영 영역을 넓혀가는 내부 육성 경로와 맞닿아 있다. 아직 차기 행장 후보가 공식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세대교체 폭에 따라 이들의 향후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남은 시간은 두 달여다. 이 후보는 11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며 임기는 다음 날부터 3년이다. 취임 직후 국민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 인사가 이어진다. 이 행장의 거취는 새 경영진이 기존 CEO의 성과와 연속성을 인정할지, 회추위가 꺼낸 세대교체에 한 번 더 무게를 실을지를 가늠할 첫 인사가 될 전망이다.KB의 결정은 비슷한 시기 임기가 끝나는 다른 은행장 인선과도 맞물린다. 이 행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주요 은행장의 임기가 연말 만료된다. 최대 실적을 거둔 현직 회장까지 교체한 사례가 나온 만큼, 실적과 현직 프리미엄 외에 변화와 장기 성장 전략이 연말 금융권 CEO 인사에서 얼마나 비중 있게 반영될지도 관심사다.금융권 관계자는 "KB가 회장 인사에서 실적보다 변화와 미래 성장에 무게를 둔 만큼 후속 CEO 인사에서도 기존 관행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환주 행장의 거취는 이재근 체제의 세대교체가 회장에 그칠지 은행과 계열사까지 이어질지를 보여주는 첫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