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름값 계속 안정… 정유사 사상 최대 호황" 공언사우디 송유관 피격·해협 차단… 중동유 120달러 뚫고 공급망 붕괴정유업계 손실 兆 단위인데 정산 마비 … 장기화에 수출 타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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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X에 업로드한 글ⓒ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도 "국내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된다"며 국민 안심에 나섰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 피격과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히 악화하며 6개월째 이어진 '최고가격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대통령은 12일 X(구 트위터)에 최근 국내 기름값 향방을 다룬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휘발유, 경유 등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된다"고 적었다. 이어 "원유 특사 파견 등 원유 외교 강화로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장거리 원유 수송비 보조 조치 등으로 70%에 이르던 원유 중동 의존도를 이미 몇 달 만에 50%대로 낮췄다"며 "수입 다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강력히 추진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은 또한 "원유와 국제 정제 유가는 폭등 중이지만 국내 정제유는 최고가격제와 수출 물량 통제로 무리 없이 안정적 가격과 공급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정제유가 폭등에 따른 이익이 크고 국내 가격과 수출 물량 통제에 따른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실상은 정반대다. 1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이 평시 일평균 2000만 배럴에서 600만~80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한 데 이어 대체 수송로마저 차단됐다.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지난 10~11일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호르무즈를 우회해 하루 400만~500만 배럴을 홍해 얀부항으로 나르던 사우디아라비아의 1200㎞ 동서 송유관마저 지난 10일 드론의 공격을 받아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얀부항의 원유 비축분은 5~7일 치에 불과해 송유관 복구가 지연될 경우 하루 300만~400만 배럴 규모의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
- ▲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을 찍은 위성사진.ⓒAP=연합뉴스
누적된 차질로 감산이 불가피해지며 사우디아라비아의 8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190만 배럴 줄어든 일평균 624만 배럴을 기록해 1990년 걸프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아시아 정유사들이 들여오는 오만·머반 등 중동 원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치솟는 원가를 감당해야 하는 국내 정유업계는 정부의 가격 상한 통제에 손발이 묶였다. 정부가 지난 3월 도입한 최고가격제는 9월 12일로 당초 고지했던 6개월 시한을 채웠다. 최고가격제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역할을 했지만, 정유업계의 손실은 임계점에 달했다.정유업계는 지난 6월에 이미 누적 손실액이 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4조 2000억 원 규모의 목적 예비비를 통해 분기별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밝혔으나, 손실보상 물량 범위와 정유사별 재고 평가 방식에 따른 원가 편차, 알뜰주유소 사후 정산금 인정 여부를 둘러싼 이견으로 1차 정산금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부 보전을 전제로 사상 최대 호황이라 했지만, 정작 그 정산은 첫 지급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내수 물량 방어를 위해 병행한 석유제품 수출 통제의 부작용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산 정제유 수입 비중이 높은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국들은 공급 불안을 이유로 대체 수입처 물색에 들어갔다. 단기 물가 관리를 위한 수출 통제가 장기 수출 네트워크와 대외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시장에서는 연말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12월 브렌트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고, 높은 정제 마진을 겨냥한 중국 정유사들의 원유 매입 재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수차례 중단 방침을 밝혔음에도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하며 정부는 제도 연장 및 최고가격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당초 한시적 비상조치로 출발했던 제도가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며 재정 부담과 정유업계의 손실 누적만 심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