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5.02%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 연준 인상 확률 90%대韓 국고채 3년물 4%·회사채 4.69%, 가계·기업 조달비용 동반 상승유가 107달러·환율 반등까지 겹쳐 … 수입물가·금리 추가 압력신현송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이형일도 긴축 공감 …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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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미국발 금리 상승과 고유가, 환율 반등까지 겹치면서 가계 대출금리와 기업 조달비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고금리의 출구가 오히려 멀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아시아 거래시간에 연 5.0266%까지 치솟았다. 전날 2023년 10월 이후 처음 5%선을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고점을 다시 높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도 5.3%대로 올라선 가운데 10년물은 올해 들어 약 80bp(1bp=0.01%포인트) 뛰었다.

    2023년에는 5%를 찍은 뒤 물가 둔화와 연준의 긴축 종료로 금리가 빠르게 내려왔지만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 중동발 공급 불안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7달러 안팎까지 오른 데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확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차입이 장기금리를 떠받치고 있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4%, 근원물가는 2.4% 올랐다.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리선물 시장은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약 93% 반영하고 있다. 인상하면 정책금리는 3.50~3.75%에서 3.75~4.00%로 높아진다. 로이터 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의 85%가 이번 인상을 예상했고 상당수는 내년 3월까지 적어도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 기준금리 3%인데 국고채 4% … 가계·기업 돈값 더 뛴다

    미국발 충격은 국내 채권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14일 국고채 3년물은 4.025%, 5년물은 4.279%, 10년물은 4.536%를 기록했다. 회사채 3년물 AA- 금리도 4.69%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시장이 먼저 금융여건을 조이는 셈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은행채와 금융채 조달비용을 거쳐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밀어올린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원으로 석 달 새 25조 9000억원 늘었다. 대출이 다시 불어난 상황에서 시장금리까지 오르면 신규 차주는 물론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돌아오는 기존 차주의 상환 부담도 커진다.

    기업의 자금줄도 좁아지고 있다. 8월 일반기업 공모 회사채는 9000억원 순상환돼 9개월 연속 순상환을 기록했고 올해 1~8월 누적 순상환액은 17조 2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달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9조 7000억원 늘었고 대기업 증가액만 4조 9000억원이었다. 회사채 대신 은행으로 우량기업 자금 수요가 몰릴수록 중소기업은 금리와 대출 문턱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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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환율까지 가세…물가가 막는 금리 출구

    물가 여건도 금리를 쉽게 낮추기 어려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8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했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일 전 거래일보다 12.1원 오른 1359.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60.30원까지 올라 지난 3일 이후 처음 1360원선을 넘어섰다.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57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피는 0.85% 내린 6627.26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도 99.663으로 상승했다. 

    8월까지는 환율 하락이 유가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이 1497.4원에서 1406.3원으로 6.1% 떨어지면서 두바이유가 한 달 새 15.6% 올랐는데도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2.4% 하락했다. 원화 기준 수출물가도 3.7% 떨어졌지만,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여전히 15.6% 높다. 한은은 유가 상승폭을 감안하면 9월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유가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경우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신한투자증권은 국제유가가 10월에도 배럴당 90달러를 웃돌 경우 당초 내년 1분기로 예상했던 추가 인상 시점이 올해 4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안재균·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가 장기화할수록 물가 경로가 한은의 예상에서 벗어나면서 추가 인상 시점도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신현송 이어 이형일도 긴축 공감 … 정책도 쉽게 못 푼다

    통화·재정당국에서도 긴축에서 쉽게 물러서기 어렵다는 신호가 나온다.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다시 3.00%로 인상했다. 신현송 총재는 물가와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으로 경상수지를 통해 유동성이 유입되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이 커지는 취약차주는 재정으로 선별 지원하는 '폴리시믹스'도 제시했다.

    이번 FOMC의 관건은 0.25%포인트 인상 자체보다 이후 금리 경로다. 그레그 피터스 PGIM크레딧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를 낮출 촉매가 무엇일지 계속 자문하지만, 전통적인 경기침체 말고는 찾기 어렵다"며 "금리가 더 오르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여건이 상당히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국내 시장금리와 환율을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달러 강세와 고유가가 맞물리면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져 한은의 정책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와 기업으로서는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더라도 높은 '돈값'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셈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연준이 이번 인상에 그치지 않고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면 미 국채금리와 달러가 함께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유가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수입물가 부담이 다시 커져 국내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