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수급자 2968명·지급액 133억 … 폐업 신고 62만4000명고용보험 가입률 1.2% 불과 … 정치권서 수급요건 완화 추진
  • ▲ 서울 시내 음식점에 붙은 음식 가격표 ⓒ뉴시스
    ▲ 서울 시내 음식점에 붙은 음식 가격표 ⓒ뉴시스
    폐업한 이후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가 올 들어 7개월 만에 3000명에 육박했다. 고용보험 가입 확대 효과와 함께 내수 부진과 비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자는 2968명으로 집계됐다. 지급액은 133억원이다. 수급자 수와 지급액 모두 자영업자 고용보험 도입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다.

    올해 수급자는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급자 3820명의 77.7%까지 올라섰다. 지급액도 지난해 연간 205억2600만원의 64.8%에 달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수급자 역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실업급여 수급 증가에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 가입자는 6만9553명으로 지난해 말 6만1998명보다 7555명(12.2%) 증가했다. 정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보험료 지원을 토대로 가입 문턱이 낮아진 결과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주가 선택해 가입하는 제도다. 폐업 전 24개월 가운데 1년 이상 보험료를 내고 매출 감소나 적자 지속 등 불가피한 사유로 폐업하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재취업이나 재창업을 위한 노력도 인정돼야 한다.

    그러나 수급자 증가 배경에는 가입자 확대뿐 아니라 자영업자의 경영난 심화도 자리 잡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국세청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폐업 신고 사업자는 6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명 늘었다. 증가율은 14.7%에 달한다.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한 비용 압박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일반음식점 매출에서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8.8%에서 2024년 71.6%로 상승했다. 관련 조사 이후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00원으로 올해보다 380원(3.7%) 오른다.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223만6300원이다. 주휴수당과 4대 보험료, 퇴직금까지 더해지면 영세 사업주가 실제 부담하는 인건비는 더 커진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2027년도 최저임금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연합회는 최저임금 수준과 업종별 구분 적용 무산, 결정 과정에서의 소상공인 대표성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원을 두지 않는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7년 7월 158만7000명에서 올해 7월 149만9000명으로 8만8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4만4000명에서 430만8000명으로 16만4000명 증가했다.

    문제는 폐업 위험이 커지는 것과 달리 고용보험의 보호 범위는 여전히 좁다는 점이다. 올해 7월 전체 자영업자는 580만7000명이지만 고용보험 가입자는 6만9553명으로 1.2%에 그쳤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어도 폐업 후 소득 안전망을 기대할 수 있는 자영업자는 극히 일부라는 의미다.

    국회에서는 매출액 위주로 설계된 실업급여 지급 기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3일 자영업자의 폐업 사유를 판단할 때 영업이익 감소와 생산량·재고량, 임차료 등 고정비용, 상권 및 유통구조 변화까지 고려하도록 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