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후보지 공모 기준 이사회 상정 불발 … 마사회 내부서 의사결정 부담2.4조원 이전비용 놓고 정부 "후보지부터" vs 마사회 "재원 확약부터"10월 국감 뒤 다음 이사회 예정 … 후보지 선정·재원 마련도 불투명
  • ▲ 경기 과천 경마공원 전경.ⓒ뉴데일리
    ▲ 경기 과천 경마공원 전경.ⓒ뉴데일리
    9월 중 공모 계획이던 과천 경마공원 이전이 첫 단추부터 꼬였다. 이달 중 마사회 이사회에서 이전 후보지 공모 기준과 절차를 확정하겠다는 정부 계획과 달리 17일 열리는 마사회 이사회에는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16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오는 17일 오후로 예정된 제10차 이사회 안건에는 과천 경마공원 이전 후보지 공모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경주마 약물검사와 금지약물 분류체계 개선, 금지물질 제재 규정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경마시행규정' 일부 개정안과 이사회 의결사항 추가, 감사위원회 직무상 독립성 명시 등을 담은 '이사회규정' 일부 개정안 등 두 건만 상정될 예정이다.  

    당초 이달 열리는 마사회 이사회에서 이전지역 공모 기준 등이 상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주택 공급을 위해 과천 경마공원을 이전한다고 발표했고 마사회가 9월 내 이사회를 열고 어떤 기준으로 이전 지역을 공모할지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마사회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끝내 상정되지 않을 경우 농식품부 또는 마사회 자체적으로 이사진들을 대상으로 '현안 브리핑'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과천 경마공원 이전에 대한 이사진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전자마권의 비대면 가입 허용과 1인당 마권 구매 상한선 등 규제의 단계적 완화 등을 비롯해 타부처와 세제 개선 협의 진행 등을 제시하며 마사회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과천 경마공원 이전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 정부와 마사회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마사회는 부지 매입비를 제외한 건설비와 이전비를 약 2조4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전 후보지를 먼저 확정해야 구체적인 이전 비용을 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마사회는 정부의 재정 지원 방안이 먼저 확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법과 마사회 정관에 따르면 마사회 이사회 심의·의결 대상은 부동산 취득과 처분, 경영목표, 예산, 운영계획 등이다. 과천 경마공원 이전 및 부지 매각도 이사회 의결 사안인 것이다. 다만 손실 발생 시 이사들에게 배임 혐의가 적용될 위험이 큰 반면 현재로선 이를 방어할 만한 사전 안전장치가 없어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상정해 의결하기가 어렵다는 게 마사회 안팎의 시각이다. 

    마사회 및 마사회 노조 관계자들은 "여러 지자체들이 유치 의사를 보이고 있으나 과천 경마공원과 대비해 입지 여건, 교통 접근성 등의 차이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라며 "마사회가 농식품부에 제출한 이행계획안의 선결조건에 대한 정부의 확약이 없다면 향후 손실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어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일정도 불확실한 상태다. 다음 정기 이사회는 국정감사 이후인 내달 중후반에 열릴 예정이다. 다만 그 전에 별도로 이사회를 개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사회장은 이번 이사회가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 임시회의를 열어서 이전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정부 정책에 의해 주요 사업장을 이전하는 만큼 정부 지원방안 등을 제안해 마사회 이사회가 신속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이사회에서 후보지 공모 기준과 절차를 확정하려던 정부의 당초 계획이 틀어지면서 과천 경마공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계획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과천 경마장 이전에 대한 마사회 내부 반발도 큰 상황인 만큼 후보지 공모 기준 등이 향후 확정되더라도 이후 후보지 선정과 부지 확보,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둘러싼 후속 절차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