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전금업 '세부 업종' 분류 기초 검토 … 현행 금융업 체계 재점검별도 업종 인정 땐 '2개 금융업' 지정 기준에도 변화 가능성네이버·카카오 현행 금복집단 밖, 제도 개편 땐 중장기 영향권토스 첫 빅테크 지정 이어 감독망 확대 … 플랫폼 금융 규율 전환점
  • ▲ ⓒ연합
    ▲ ⓒ연합
    금융당국이 전자금융업을 기존 여수신·금융투자·보험과 구분되는 별도 금융업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스가 빅테크 최초로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지정된 데 이어, 전자금융업의 법적 지위까지 제도 개편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금융 규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을 별도의 금융업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는지를 두고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체계 내에서 기초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인 입법이나 제도 설계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플랫폼 금융 확대에 맞춰 현행 업권 분류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을 세부 업종으로 보는 방안에 대해 기초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플랫폼 금융 확대에 맞춰 현행 금융업 분류와 감독체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논의가 구체화된 계기는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체계 개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31일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상 '금융·보험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전자금융업자라면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소속 금융회사에 포함하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산업분류에 따라 같은 전자금융업자의 규율 여부가 달라졌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는 이에 앞서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다우키움·토스 등 8개 그룹을 올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토스는 지난해 말 금융자산 41조 3000억원 가운데 여수신업 33조원, 금융투자업 7조 2000억원으로 요건을 충족해 빅테크 가운데 처음 감독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현행법은 여수신·보험·금융투자 가운데 2개 이상 금융업을 영위하고 금융자산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지정 대상으로 삼는다. 전자금융업은 이들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앞선 규정 개정이 이미 지정된 그룹 안의 전자금융업자를 감독망에 넣었다면, 이번 검토는 전자금융업 자체를 그룹 지정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금융업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금융복합기업집단 지정 대상이 아니다. 네이버는 현행 지정 기준에 해당하는 인허가 금융업이 없어 대상에서 빠져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두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비주력 금융업 자산이 5조원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사업의 실질은 전통적인 업권 구분보다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결제·송금뿐 아니라 대출 비교와 자동차·펫·여행자보험 비교·추천 등으로 금융서비스 영역을 확대했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보험 상담을 위한 데이터 중개 업무도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결제·송금을 기반으로 대출 비교, 보험 비교·관리, 마이데이터와 대안신용평가 관련 사업까지 금융 접점을 넓혔다. 카카오페이는 전자지급결제대행·선불전자지급수단 등 5개 전자금융업에 등록돼 있다.

    이처럼 하나의 플랫폼에서 결제와 자산관리, 대출·보험 중개가 연결돼 있지만 현행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에서는 전자금융업 자체가 그룹 지정 여부를 가르는 금융업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전자금융업을 별도 업종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제도 개편 방식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같은 핵심 금융 플랫폼이 그룹 단위 위험관리의 판단 요소로 들어오면서 네이버·카카오의 지정 여부를 따지는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빅테크를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망에 포섭하려는 논의 자체는 처음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2024년에도 전자금융업자를 규율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당시 구체적인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후 토스의 첫 빅테크 금융복합기업집단 지정과 전자금융업자의 소속 금융회사 편입이 현실화되면서 논의의 초점도 전자금융업 자체의 분류 문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지급·전자화폐 사업을 별도의 규율 대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이미 자리 잡았다. 유럽연합(EU)은 지급기관과 전자화폐기관을 인가·감독 대상으로 두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지급서비스법에 따라 결제서비스 사업자를 유형별로 규율한다. 플랫폼을 통한 금융거래가 커지면서 기존 은행·보험·증권 중심의 업권 구분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제도 개편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자금융업을 별도 금융업으로 인정하려면 금융복합기업집단법뿐 아니라 관련 감독규정과 금융업 분류체계를 함께 손질해야 한다. 현행 자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지, 결제 규모와 이용자 수, 중개잔액 등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감독 기준을 마련할지도 향후 논의 대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은 그룹 건전성과 관련한 보완적인 감독 수단"이라며 "보안 사고 등 개별 전자금융업의 위험은 해당 업권에서 감독하되 그룹 차원의 건전성 문제는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를 통해 살펴보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