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반년 넘도록 민간위원 공개 안 해 … 국회 통해서야 명단 확인민간위원 20명 중 15명, 지난해 尹 탄핵 촉구 집회 주도 시민단체 출신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국가보안법 폐지 주장 인사들도 다수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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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7월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기념 시민초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빛의위원회'가 출범 반년이 지나도록 별도 홈페이지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민간위원 명단과 회의 내용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30억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대통령 직속 정부 기구임에도 국민들이 위원회 구성조차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깜깜이'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더욱이 국회를 통해 별도로 확보한 민간위원 명단을 들여다보니 위원 상당수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했던 시민사회단체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해온 인사들도 포함돼 있어 대통령 직속 기구의 민간위원 인선이 특정 시민사회 진영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10여개 부처가 참여하는 정부 공식 위원회가 국민에게는 문턱을 높여놓은 채 특정 시민사회 인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빛의위원회는 지난 3월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다. 12·3 비상계엄에 맞선 시민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에 기여한 시민들에게 '빛의 인증서'를 수여하는 한편 12월 3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지난 7월 공식 출범 행사를 열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촉하는 민간위원 25명과 교육부·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 장관 10명 등 35명 이내로 구성된다.문제는 이처럼 대통령 직속 공식 기구임에도 운영의 기본적인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빛의위원회는 출범 후 반년이 지나도록 별도 홈페이지를 마련하지 않았고 민간위원 명단 역시 일반 국민이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위원회가 어떤 인사들로 구성됐고 어떤 논의를 진행하는지 확인하려면 정부 자료를 개별적으로 찾아보거나 국회를 통해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특히 위원회에는 올해 1분기 예비비 48억5100만원이 편성됐고 내년에도 78억82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위원회 활동 기한은 2028년 3월31일까지다. 최소 130억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정부 기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원 구성과 회의 내용 등에 대한 적극적인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빛의위원회와 유사한 시기에 행정안전부 소관으로 출범한 기본사회위원회가 별도 홈페이지를 통해 위원 구성과 회의·행사 등 활동 내용을 공개하는 것과도 대조된다.◇ 민간위원 20명 중 15명 시민단체 출신 … 탄핵·국보법 폐지 주장 인사도이런 가운데 뉴데일리가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빛의위원회는 현재까지 20명의 민간위원을 위촉한 것으로 확인됐다.명단에는 ▲박미경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위원장)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고문(부위원장)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김승은 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 ▲신윤실 대전민중의힘 집행위원장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유종훈 KBS 교양다큐1국 PD ▲윤순철 서울Watch 대표 등이 포함됐다.또 ▲윤현주 아이키즈스윔 수영강사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이은정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이태호 참여연대시민위원장 ▲장순욱 법무법인 LK평산 변호사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주제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운영위원장 ▲지은주 부산평화연대 상임대표 ▲차준원 사단법인 민주화운동정신계승 국민연대 부이사장 ▲최종순 전국민주유가족협의회 의문사지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강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가운데 15명은 지난해 윤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다. 단순히 시민사회 활동 경력을 가진 인사를 넘어 최근 정치적 쟁점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이다.일부 위원은 탄핵 정국 당시 국회 측 대리인으로 활동했거나 특정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혀온 이력도 있다. 장순욱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으로 참여했고, 강신섭 변호사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졌다.일부 위원의 최근 행보는 더욱 논쟁적이다. 윤현주 위원은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이른바 '키세스단'으로 알려진 인사로 현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형인 김민웅 목사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촛불행동에서도 활동하고 있다.윤 위원은 지난달 29일 촛불행동 집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해 "12·3 계엄 당일 사법권을 계엄재판부에 넘기려 했던 내란공범"이라고 주장하면서 9월 안에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안지중·이승훈·이은정·이태호 위원 등은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하원오 부위원장 역시 경남진보연합 대표를 지낸 인사로, 2023년 창원간첩단 사건을 두고 당시 정부의 '간첩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가정보원 해체를 촉구한 바 있다.◇ '헌법·민주주의 학식과 경험' 인선 기준 충족했나논란의 핵심은 이 같은 이력을 가진 인사들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적절한가에 있다.빛의위원회 설치·운영 규정은 위촉위원의 자격으로 '헌법과 민주주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을 규정하고 있다.정부가 시민사회에서 활동해온 인사들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되고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식 기구라면 위원 선정 기준과 절차, 개별 위원의 자격과 경력 등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위원회가 특정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강한 입장을 밝혀온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이들을 선정했는지 설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빛의위원회는 출범 단계부터 국민적 합의와 갈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계엄에 저항한 시민들에게 인증서를 발급하고 관련 기록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사업이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공헌자'로 인정할 것인지에 따라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그런 상황에서 위원회가 구성원과 회의 내용조차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면 사업의 취지와 별개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회의록엔 '유공자 포상' 논의 … 사상자 없어 폐기실제 본지가 민간위원 명단과 함께 입수한 빛의위원회 본회의·분과위원회 회의록에서도 위원회가 단순한 기록 사업을 넘어 '유공자 포상'까지 논의했던 사실이 확인됐다.위원회는 지난달 11일 분과위원회에서 12·3 국가기념일 행사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유공자 포상' 방안을 검토했다. 다만 계엄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해당 안건은 최종적으로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인증·예우하고 포상할 것인지까지 결정하는 만큼 관련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강명구 의원은 "민생은 어려운데 빛의위원회 하나에 130억원 가까운 국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며 "공헌 인증서를 발급하고 관련자를 예우·포상하는 일이 과연 국민 먹고사는 문제보다 시급한 일인지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위원회가 대법원장 탄핵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온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특정 진영의 전위대로 전락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130억원의 혈세를 누구를 위해, 어디에 쓰겠다는 것인지 위원 선정 기준부터 사업 내용과 예산 내역까지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빛의위원회가 내세운 '헌법과 민주주의의 기록'이라는 취지를 국민들이 납득하려면 무엇보다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부터 투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