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년2개월 만에 금리 인상 …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도 열어한은 7·8월 이미 0.50%p 올려 … 10월 추가 인상엔 내수·가계 부담한미 금리차 1%p로 재확대, 유가 100달러·환율 1370원대 변수추가 인상 필요성보다 '시기·속도'로 … 신현송 속도조절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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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연합뉴스
    워시가 미국의 긴축 시계를 다시 돌리면서 두 번 먼저 금리를 올린 신현송의 10월 셈법이 더 까다로워졌다. 이미 0.50%포인트를 올린 한은이 세 번째 인상에 나서면 내수와 가계 부담이 커지고, 멈추면 확대된 한미 금리차와 고유가·원화 약세가 물가 안정의 변수로 남는다. 두 차례 긴축의 효과를 확인할지, 대외 물가 압력에 한발 더 대응할지를 놓고 신 총재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도 시험대에 올랐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p) 올렸다.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인상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간 이어졌던 동결 기조가 깨지면서 한국(3.00%)과 미국의 금리차도 상단 기준 0.7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번 한 차례보다 이후 경로였다. 연준 위원들의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6월 3.8%에서 4.1%로 0.3%포인트 높아졌다. 전망을 제출한 18명 가운데 16명이 연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봤다.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도 2.2%에서 2.3%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3.6%에서 3.7%로 각각 상향됐다. 경기의 버티는 힘은 강해진 반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는 데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워시 의장의 메시지도 물가에 집중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분명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데다 물가 둔화 속도도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이번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향후 금리 경로는 못 박지 않았지만 현재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도 연준의 금리 인상 자체보다 긴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했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향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불확실성도 대외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물가 여건도 직전 금통위 당시보다 녹록지 않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했고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오전 1370원대로 올라섰다. 고유가와 원화 약세가 겹치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공급 측 충격에 수요 압력까지 더해질 가능성도 한은이 경계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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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금리차가 다시 1.00%포인트로 확대된 점은 환율 측면에서 또 다른 변수다. 금리차만으로 원화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준의 추가 긴축과 5%를 넘어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달러 강세를 자극하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로 전이될 경우 국내 경기만을 이유로 추가 인상 시기를 늦추기도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10월 인상이 정해진 수순은 아니다.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높인 데 이어 8월 다시 3.00%로 올렸다. 두 달 사이 0.50%포인트를 인상한 효과가 소비와 투자, 대출시장에 본격적으로 전달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원에 달해 세 번째 연속 인상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더 키울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를 크게 앞서간 점도 변수다. 국고채 3년물은 4%, 10년물은 4.5%를 넘어섰다.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은행채와 대출금리, 기업 회사채 금리를 통해 금융여건이 더 조여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일반회사채가 9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하며 9개월 연속 순상환을 이어간 가운데 1~8월 누적 순상환 규모도 17조 2000억원에 달한다. 기업의 시장성 자금 조달 여건까지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인상 필요성보다 시점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 의사록의 핵심은 추가 인상 필요성이 약화된 것이 아니라 정책의 무게중심이 인상 여부에서 인상 시기와 속도로 이동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성장과 근원물가, 주택가격·가계부채 위험이 이어질 경우 10월에는 앞선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고 11월 기준금리를 3.25%로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 총재 역시 8월 연속 인상을 선제적 대응으로 규정하면서 이후 파급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앞으로의 모든 회의가 '살아있는 회의'라고 강조해 추가 조치 가능성은 닫지 않았다. 내달 금통위에서 곧바로 3.25%로 올릴지, 11월로 미룰지는 유가와 환율의 물가 전이 정도와 내수 회복세가 가를 전망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연준의 한 차례 인상 자체보다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 원화에는 더 중요한 변수"라며 "한은도 미국 금리를 기계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유가와 환율이 국내 물가로 전이되는 정도와 앞선 두 차례 인상의 효과를 함께 확인하면서 추가 인상 시점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