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라이언즈 서울 2026, 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 발표15개국 여성 리더 20명 뽑는 '씨 잇 비 잇' 한국인 최초 선발"호기심이 사람과 기회로 연결 … 글로벌 무대도 결국 네트워크"오프라 윈프리 만나 리더십 고민 나눠 … "지나온 거리 돌아봐야"
-
- ▲ 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A CANNES LIONS ODYSSEY: 시상식 너머의 칸 라이언즈'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지금은 스스로를 '아무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디에 문을 두드리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더 큰 거인이 될 수 있습니다."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은 칸 라이언즈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으로 '사람'과 '연결'을 꼽았다. 20여년 전 선배가 건넨 칸 라이언즈 가방에서 시작된 막연한 동경이 세 차례의 현장 경험과 글로벌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 참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박 프로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2026'에서 '세 번의 칸, 그리고 한 번의 오디세이'를 주제로 강연했다.그는 칸 라이언즈를 경험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박 프로는 첫 방문의 호기심과 연결, 두번째 방문에서 배운 태도와 관점, 세번째 방문에서 확인한 리더십과 성장의 가능성을 차례로 소개했다.박 프로와 칸 라이언즈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피라이터 사수가 칸 라이언즈 행사 가방을 건네면서 마음속에 칸을 향한 열망이 자리 잡았다. 이후 제일기획에서 약 19년간 경력을 쌓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됐고, 2024년 자신이 참여한 캠페인을 출품하며 처음 칸 라이언즈 현장을 찾았다.그가 첫 방문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글로벌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성장 경로였다.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35세 미국인 CD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과 미국·유럽 광고업계의 인재 육성 및 승진 구조가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그는 "한국에서는 CD가 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리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전혀 다른 가능성의 크기와 깊이, 시기가 존재했다"며 "한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생각보다 좁고 모두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출품작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는지를 직접 확인한 것도 중요한 경험이었다. 수상 후 심사위원들이 작품의 평가 배경을 설명하는 '인사이드 더 주리 룸(Inside the Jury Room)' 세션에 참석해 출품 카테고리와 캠페인 전략의 오류를 되짚었다. 박 프로는 "칸 라이언즈에서는 시상대뿐 아니라 그 아래에서도 수많은 배움이 일어난다"며 "상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칸을 경험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
- ▲ 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A CANNES LIONS ODYSSEY: 시상식 너머의 칸 라이언즈'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2025년에는 심사위원으로 칸 라이언즈를 다시 찾았다. 그는 출품작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캠페인이 왜 수상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태도'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박 프로는 "심사위원의 말과 판단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아 다음 해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내가 내린 결정이 하나의 레거시가 된다는 점에서 심사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국가와 인종, 문화적 배경이 다른 심사위원들과 의견을 조율하면서 서로 다른 관점을 인정하고 설득하는 법도 익혔다.세번째 칸 방문은 글로벌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 '씨 잇 비 잇(See It Be It)'을 통해 이뤄졌다. 씨 잇 비 잇은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시니어 리더십에서 나타나는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커리어 성장 지원 프로그램이다.박 프로는 1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서류 심사와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올해는 15개국에서 20명이 뽑혔으며 그는 한국인 최초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선발률은 약 2% 수준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뿐 아니라 전략·기획 담당자와 프로듀서, 창업자, 최고경영자(CEO), 독립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직군의 여성 리더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5일간 30명이 넘는 글로벌 리더와 만나고 20개 이상의 수업과 맞춤형 멘토링을 소화했다.박 프로는 "참가자의 관심 분야와 고민을 사전에 파악한 뒤 각자에게 필요한 리더와 프로그램을 연결해줬다"며 "사람에게 분명한 필요와 의지가 있다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도 배움의 장과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
- ▲ 박유진 CJ제일제당 마케팅 프로페셔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A CANNES LIONS ODYSSEY: 시상식 너머의 칸 라이언즈'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으로는 오프라 윈프리와의 비공개 세션을 꼽았다. 윈프리는 차세대 여성 리더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직접 밝히며 참가자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한 참가자가 자신의 능력과 성취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가면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는지를 묻자 윈프리는 최근 무릎 수술 후 하이킹을 한 경험을 소개했다. 산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아픈 무릎으로도 자신이 상당히 먼 거리를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이야기였다. 윈프리는 현재의 자신을 의심하기보다 지금까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돌아봐야 하며 지나온 거리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조언했다.박 프로는 "과거에는 칸 라이언즈에서 오프라 윈프리와 직접 이야기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문을 두드렸기 때문에 우연한 기회와 만남이 열렸고, 결국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세 차례 칸 라이언즈 경험을 관통하는 핵심으로 다시 '사람의 마법'을 제시했다.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연결돼야 하고, 연결을 만들려면 먼저 호기심을 갖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화려한 성과 뒤에는 호텔에서 밤을 새워 발표를 연습하는 등 치열한 준비가 뒤따랐다는 점도 강조했다.박 프로는 "거대한 인물을 만나면 주눅 들거나 '나는 저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나도 거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기회에 온 힘을 다해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어떤 씨앗을 가져갈지, 어떤 열정으로 키우고 어느 항로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며 "각자가 자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고유한 오디세이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