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GI→피지컬 AI … "문제 제기는 끝까지 인간의 역할"고정관념 깨는 발상법 'Start with NO'진로 두꺼비·나라사랑카드·김연아로 뒤집은 광고 공식
-
- ▲ 이성현 돌고래유괴단 부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2026 칸라이언즈서울에서 '제미나이야, 제목만으로 기대되고 줄서게 만드는 강연 제목 지어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앞으로 세상에서 사업의 성패와 개인의 변별점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를 내느냐, 문제의 퀄리티 차이가 될 겁니다.”18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열린 ‘칸라이언즈서울 2026’에 연사로 나선 이성헌 돌고래유괴단 부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그는 이날 ‘변해야 사는 AI시대, 변하지 않는 발상법’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AI가 검색과 분석을 넘어 글과 그림, 영상 제작까지 영역을 빠르게 넓히면서 광고업계도 변화의 한가운데 놓였다.이 부대표는 “강연장에 오기 불과 2시간 전 커피 한 잔 값에 영상을 만든다는 게시물을 접했다”면서 “광고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반토막 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그럼에도 그는 ‘내 직업이 사느냐 죽느냐’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봤다. AI를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의 역할 자체가 다시 나뉘는 ‘시대의 변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이 부대표는 “AI 시대의 본질은 인간과 기계가 철저하게 분리된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 “인간이 힘들게 하던, 싫어하던 일들을 AI에 시키는 것이 핵심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수렵과 농경, 산업화를 거치며 인간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달라졌듯 AI 시대에도 인간의 역할은 달라진다. 그동안 학교와 회사에서는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로 사람의 역량을 평가해왔지만 AI가 이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AI에서 AGI(범용인공지능), 피지컬 AI로 발전할수록 검색과 방안 제시, 실행에 이어 육체적인 업무까지 AI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도 이 부대표는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끝까지 인간의 역할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때문에 AI 시대에는 ‘문제 해결’보다 ‘문제 제기’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그는 “‘어떻게 그 문제를 풀었어?’가 아니라 ‘어떻게 그 문제를 찾았어?’가 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30분 동안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이고 멋진 문제를 찾아보라고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 그는 AI 시대의 본질을 '인간과 기계가 철저히 분리된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성진 기자
좋은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이 부대표가 제시한 방법론은 ‘Start with NO’다. 흔히 말하는 ‘고정관념을 깨라’는 추상적인 주문 대신 주어진 전제를 일단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이 부대표는 “주어진 모든 말에 ‘싫다’고 해보자는 것”이라면서 “‘이건 원래 그래’라는 얘기에도 싫다고 해보면 자연스럽게 고정관념이 깨지고 그 지점부터 가능성이 시작된다”고 말했다.돌고래유괴단이 실제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방식은 반복됐다.과거 진로 캠페인을 맡았을 당시 과제는 젊고 세련된 소주를 만드는 것이었다. 주류 광고에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돌고래유괴단은 이 전제부터 뒤집었다.이 부대표는 당시 “언제까지 소주 모델로 예쁘고 섹시한 미남미녀만 쓸 것이냐”고 생각했다면서 “젊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가장 귀엽고 통통한 모델을 제안해보자”고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사람이 아닌 두꺼비 캐릭터가 진로의 모델로 낙점됐다.최근 진행한 신한 나라사랑카드 캠페인에서는 ‘팝업스토어=성수’라는 공식을 부정했다. 성수동 팝업스토어의 하루 임대료가 2500만원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군 장병을 위한 카드가 굳이 성수로 향해야 하는지를 다시 물었다.이 부대표는 “성수, 성수, 지겹다. 나라사랑카드가 무슨 성수냐는 생각이었다”며 “용산역사 한복판에 팝업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용산역은 일반인만큼 군 장병의 이동이 많은 곳이었고, 돌고래유괴단은 이곳에 군장점 형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
- ▲ 이 부대표는 문제 제기와 문제 의식만으로 부가 태어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서성진 기자
올해 초 진행한 구글 제미나이 캠페인에서는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가진 김연아를 단순히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대신 그가 은퇴 이후 하지 않았던 것을 찾았다.이 부대표는 “방송과 광고 활동 말고 다시 한 번 공연을 해보자고 제안했다”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김연아 씨가 은퇴 후 10여년 동안 실제 공연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에 돌고래유괴단은 김연아의 대표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를 발레로 재해석했다. 제미나이를 활용해 피겨 동작을 발레로 바꾸고 무대 연출과 발레 연습 등을 진행했다. 사람이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AI를 이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이 부대표는 AI가 고도화될수록 기술과 실행 자체보다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봤다. 그는 “전제부터 부정해서 무조건 ‘싫다’로 시작해보자”며 “그걸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 새로운 문제 제기의 방법론을 트레이닝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코드를 못 짜도 회계를 몰라도 자본금이 없어도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 문제 제기와 문제 의식만으로 부가 태어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여러분의 차례라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연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