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파울러스 대표, 칸라이언즈 서울 2026 강연파울러스, 현대차그룹 '비전 펄스'로 디자인 라이언즈 브론즈가방 키링에 초광대역 통신칩 넣어 통학버스 사각지대 줄여나이로비에서 잃어버린 가방이 첫 칸 골드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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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울러스 김경신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칸라이언즈 서울 2026에서 라이언즈 수상과 관련해 내용을 공유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칸라이언즈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펄스로 디자인 라이언즈에서 브론즈를 수상했다. ⓒ정상윤 기자
케냐 쓰레기 매립지 옆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쥐여주던 영상 제작사가 10년 만에 세계 최대 광고제에서 상을 받는 광고회사가 됐다.김경신 파울러스 대표는 18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광화문에서 열린 칸라이언즈서울 2026 강연에서 어린이 통학 안전 캠페인 '비전 펄스(Vision Pulse)'의 제작 과정과 자신이 걸어온 길을 공개했다.비전 펄스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만들었다. 아이들이 가방에 매다는 키링에 초광대역(UWB) 통신 장치를 넣어 통학버스 사각지대를 없앤 캠페인이다. 올해 칸 라이언즈 디자인 부문에서 동상을, 스파이크스 아시아 이노베이션 부문에서도 동상을 받았다.김 대표는 "연간 500명 정도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다치는데, 그중 상당수가 통학버스 사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속도가 원인이 아니라고 했다. "결국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서였다"는 것이다. 라이다와 레이더는 시야에 들어온 대상만 잡아낸다. 아이들은 키가 작고, 차에는 사각지대가 있다.파울러스가 택한 기술은 UWB 통신이다. 김 대표는 "보통은 1대1로만 연동되는데, 현대차그룹 기술은 한 공간에서 100개가 넘는 대상을 동시에 잡는다"며 "벽 뒤에 있어도 잡힌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장비였다. 차량에는 수신 장치를 붙이면 되지만, 아이들은 태그를 직접 지녀야 했다. 그의 해법은 관찰에서 나왔다. 아이들이 책가방에 키링을 매다는 문화였다. 파울러스는 태그를 키링으로 만들었다.충전 문제는 무드등으로 풀었다. 김 대표는 "밤에 불을 끄면 무서워서 못 잔다는 아이들이 많다"며 "밤에 꽂아두면 무드등이 되면서 자동 충전되고 다음 날 다시 키링으로 들고 갈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운전자용 앱도 직접 개발했다. 차 안에서는 아이가 어느 자리에 앉았는지, 차 밖에서는 어디로 움직이는지 보여주고 위험 구역에 들어오면 알린다. -
- ▲ 파울러스 김경신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칸라이언즈 서울 2026에서 라이언즈 수상과 관련해 내용을 공유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칸라이언즈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펄스로 디자인 라이언즈에서 브론즈를 수상했다. ⓒ정상윤 기자
김 대표는 올해 칸 라이언즈 디자인 부문 본선 심사위원도 맡았다. 국제기구 인턴으로 일하다 광고회사를 차린 지 10년 만이다. 그는 "이 업계에서 제대로 훈련받은 사람도 아니고 광고 분야 출신도 아니다"라고 했다.1985년생인 김 대표는 대학 재학 중 휴학하고 이스라엘과 이집트, 중남미를 돌았다. 그곳에서 본 것이 진로를 바꿨다. 도시마다 아이들이 거리에서 껌과 음식을 팔고 구걸했고, 이스라엘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김 대표는 "크나큰 아픔이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유엔 취업을 목표로 삼은 그는 여행 중 찍은 영상을 모아 유엔 공모전에서 처음 상을 받았다. 25세 때였다.졸업 후에는 공군에 입대해 부대 내 미디어 담당 부서에서 콘텐츠를 만들었다. 전역 뒤 영국 런던에서 개발학과 평화 분야를 공부했고 네덜란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김 대표는 이 기구를 "전쟁은 할 수 있어도 대량살상무기로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지는 말자는 원칙을 이행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래 있지는 않았다. 그는 "공무원 조직이고 정치가 개입하다 보니 의사결정이 매우 느렸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캠페인을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창업을 결정한 건 2015년이다. 당시 광고인들은 칸 라이언즈를 비롯한 광고제에서 빈곤과 아동노동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이런 일을 한국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다"고 밝혔다.시작은 영상 제작사였다. 제작비 150만 원짜리 일도 맡았다. 동시에 아프리카를 다니며 아이들에게 촬영을 가르쳤다. 그중 한 곳이 케냐 나이로비의 단도라(Dandora)였다. 쓰레기 매립지 옆 마을이다. 김 대표는 "재활용할 폐기물을 골라 팔거나, 일주일에 한 번 공항에서 쓰레기차가 오면 남은 음식을 먹으려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듬해부터는 시민단체 굿피플과 함께 이곳에서 아동 교육 프로그램을 여러 해 진행했다.워크숍을 마친 어느 날 그는 나이로비 시내 펍에서 가방을 잃어버렸다. 여권과 노트북, 지갑이 모두 들어 있었다. 재발급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려 함께 갔던 팀은 먼저 귀국했고 혼자 남은 그에게 독일 광고회사 서비스플랜 이노베이션팀이 연락해 왔다. 케냐에서도 한 편을 찍어 협업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협업이 점자 정보 단말기를 다룬 '닷 미니(Dot Mini)' 캠페인으로 이어졌고, 2018년 김 대표의 첫 칸라이언즈 금상이 됐다. 3년 뒤에는 '닷패드(Dot Pad)'로 티타늄을 받았다. 그는 "가방을 잃어버렸던 과거가 결국 그 순간을 만들어냈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희한했다"고 했다. -
- ▲ 파울러스 김경신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진행중인 칸라이언즈 서울 2026에서 라이언즈 수상과 관련해 내용을 공유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칸라이언즈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전펄스로 디자인 라이언즈에서 브론즈를 수상했다. ⓒ정상윤 기자
이후 파울러스는 간판을 바꿨다. 제작사에서 광고기획사가 됐다. 개발도상국 산모에게 검진 바우처를 주는 캠페인으로 스파이크스 아시아 이노베이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건설 현장 이주노동자는 말이 통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컸다. 파울러스는 이를 스마트워치 화면 설계로 풀기도 했다.광고기획사로 바꾼 뒤 처음 받은 상은 현대차그룹과 한 '나노클링 필름'이다. 붙이면 차 안 온도가 최대 20도가량 내려가는 필름으로, 파울러스는 이 필름을 파키스탄 라호르로 가져갔다. 체감 온도가 50도를 넘는데 창문에 선팅을 하는 것은 불법인 도시다. 현지에는 차에 스티커를 붙이는 문화가 있었다. 파울러스는 다른 브랜드 차량에 필름을 붙여주고 그 옆에 '현대에 의해 시원해졌다(Made cool by Hyundai)'는 스티커를 붙였다. 김 대표는 당시 현대차 현지 점유율이 2.3% 수준이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솔루션도 소개했다. 그는 "창작 업계 사람들이 AI에 대체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를 안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며 "문제는 AI라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누가 갖느냐"라고 말했다. 상용 서비스를 쓰려면 파일을 중앙 서버에 올려야 하고, 그럴수록 해외 AI 기업에 매인다는 것이다. 파울러스가 내놓은 방식은 데이터를 개인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 두고 대형언어모델(LLM)만 빌려 쓰는 구조다. 김 대표는 "현재 200여 명이 쓰고 있고, 그동안 써온 말투나 제안서 구성 방식을 학습시키면 80~90% 수준의 완성본이 나온다"고 했다.김 대표는 브랜드가 사회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창업 전 칸 라이언즈에서 들었던 그 말이 감동적이었고, 그 물결에 동참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