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도로공사 주유소 226곳 ℓ당 100원 인하“국민 세금으로 전체 2%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특혜”최고가격제 손실도 세금 보전, 정유·주유소업계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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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226곳의 유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하기로 하면서 석유유통업계와 자영주유소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고유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고가격제에 이어 기름값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관련 업계의 빈축을 사는 모양새다.

    21일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공공기관의 재정을 투입해 특정 주유소에만 ℓ당 100원이라는 인위적인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가격 기능과 공정경쟁 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전체의 2%에 불과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에만 편파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주유소협회 역시 고속도로 주유소만을 대상으로 한 가격 인하가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반발했다.

    주유소협회는 "고속도로 주유소에만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적용할 경우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격차가 확대돼 정상적인 가격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며 "이는 일반 자영주유소는 추석에 문을 닫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재정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휘발유·경유 등 유류 가격을 지난 17일 가격보다 ℓ당 100원 낮추기로 했다. 고유가에 따른 부담을 공공부문이 함께 분담하고 추석 연휴 귀성·귀경객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정부의 가격 개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앞서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이에 따라 발생한 정유사 손실을 세금으로 보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4조2000억원의 손실 보전 재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정유업계가 지난 6월 중순까지 추산한 누적 손실은 약 5조원에 이른다.

    정유업계는 정부 정책 시행에 협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최고가격제 장기화에 따른 불만이 적지 않다. 정부가 원가 기준으로 손실을 보전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정유산업 특성상 생산 구조가 복잡해 손실액을 단순 계산하기 어려워 최종 보전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에만 추가로 ℓ당 100원 할인까지 적용되면서 정유 관련 업계 전반의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석유유통협회와 주유소협회는 현재 전국 9000여 일반 주유소들이 국제유가 급등과 석유 최고가격제 장기화, 임대료와 인건비, 카드수수료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ℓ당 불과 수십원의 마진조차 남기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영주유소 관계자는 "대통령이 실제 주유소의 마진 구조와 경영 여건을 제대로 알고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인지 묻고 싶다"며 "ℓ당 수십원 마진으로 버티는 상황에서 100원 할인 정책은 현장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자영주유소 관계자는 "연휴에 문을 열어도 손님이 빠질 게 뻔해 차라리 문을 닫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석유유통협회는 특정 주유소와 이용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할 바에는 일반 자영주유소 가격할인 지원이나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모든 주유소와 국민에게 고르게 혜택이 돌아가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