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AI 두뇌 키우는 글로벌 … 갈 길 먼 '한국형 AI'부처 간 엇박자에 길 잃은 자율주행 데이터, 구체적 밑그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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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디스플레이
미국과 중국이 독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안 한국은 실증과 학습 모두 초입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업 전체의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중국 바이두의 27분의 1이자 미국 웨이모의 약 2주 운행분에 불과하다.정부가 실증차 확대와 AI 개발에 나섰지만, 수집한 데이터를 어떤 ‘한국형 두뇌’로 키울지 구체적인 방향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3일 국토교통부 추산과 주요 기업 공개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기업 전체의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약 1306만㎞다. 바이두 아폴로고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한 누적 주행거리 3억5000만㎞의 약 27분의 1 수준이다.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이미 수천 대 규모의 차량을 운용하며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웨이모는 올해 3월 공개 당시 약 3000대로 미국 11개 도시에서 완전자율주행을 수행했다. 이 가운데 10개 도시에서 승객을 태웠으며, 주당 유료 운송은 50만 회, 주당 완전자율주행 거리도 약 640만㎞에 달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축적한 전체 누적거리를 약 2주 만에 확보하는 셈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주행거리는 약 3억5500만㎞다.중국 바이두는 지난달 18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폴로고의 사업·실증 범위가 28개 도시에 이른다고 밝혔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 3억5000만㎞ 가운데 완전무인 주행만 2억4000만㎞를 넘는다. 중국의 선도 AI업체 포니AI도 올해 2분기 로보택시 서비스 매출이 121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1.2% 증가했다.이처럼 선도기업들은 상용 운행을 통해 다양한 도로 상황을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모델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서비스 확대가 학습 기회를 늘리고, 기술 개선이 다시 운행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
- ▲ 바이두 아폴로고ⓒApollo Go
◇美·中은 자체 AI모델로 학습 고도화 … 韓은 상용 검증 과제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중심에는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있다. 방대한 주행 영상과 센서 데이터 등을 학습해 다양한 도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기반 모델로, 처음 접하는 도로와 돌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기술 경쟁도 인지부터 판단·주행경로 생성을 연결하는 E2E(엔드투엔드)에 상황 이해와 추론, 가상 검증을 더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 도로에서 수집한 데이터만으로 충분히 학습하기 어려운 돌발상황까지 대응력을 높이려는 것이다.시각 정보를 언어와 연결해 상황을 이해하는 시각·언어모델(VLM), 이를 행동 결정으로 이어주는 시각·언어·행동모델(VLA),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주행 상황을 재현하는 월드 모델 등이 활용된다. 각각 상황 해석과 행동 생성, 학습·검증을 맡아 자율주행 AI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이러한 기술을 뒷받침하는 것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여러 상황과 과제에 활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웨이모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운전·시뮬레이션·평가에 함께 활용한다. 실제 주행 기록에서 취약한 상황을 찾아내고, 월드 모델로 날씨와 도로 환경 등을 바꿔 반복 검증한다.바이두 역시 자체 자율주행 파운데이션 모델 '아폴로 ADFM'에 실제 도로와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결합해 복잡한 교통 상황에 대한 판단 능력을 높이고 있다. 자체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학습과 검증을 고도화하는 단계다.한국은 다양한 환경에서 검증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회사 포티투닷이 '아트리아 AI' 등 E2E 기반 모델과 VLA를 개발하고 있지만 상용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모델 개발 성과를 실제 이용 환경에서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
- ▲ 2024년 아폴로데이에 아폴로 ADFM을 설명하는 모습.ⓒ바이두
◇489억원 AI 개발·3000대 실증 … '한국형 모델'은 뭐길래정부도 자율주행 AI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489억원 규모의 AI 미래차 사업을 통해 자율주행 AI 모델과 자율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한다. 기업이 데이터와 차량 등 개발 기반을 제공하면 서울대가 모델을 개발해 다시 기업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국토부 역시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내년 광주를 포함한 5~6개 실증도시에 자율주행차 3000대를 투입할 계획이다.다만 현재 공개된 사업 구상만으로는 두 사업이 어떻게 맞물릴지 분명하지 않다. 실증차 3000대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산업부의 AI 모델 개발에 활용하는지, 참여 기업들이 서로의 데이터를 어느 범위까지 이용할 수 있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발된 모델의 소유권과 기업별 사용 권한도 명확하게 구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여전히 '한국형 모델'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여러 기업이 같은 기반 모델을 제공받아 각자의 차량에 맞게 고도화하는 방식인지, 기업마다 별도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인지에 따라 데이터 공유 범위와 지원 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