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예산 받는 저출산위·지방시대위도 대면회의 '0' 143곳은 서면회의조차 없어 반년간 공식회의 전무무실적·무예산도 111곳 … 50년 넘은 위원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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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상반기 정부위원회 회의실적 ⓒ챗GPT
정부 정책의 전문성과 민주성을 높이겠다며 설치된 정부위원회 585곳 가운데 올해 상반기 대면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곳이 263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143곳은 서면회의조차 열지 않았고 회의도 예산도 없는 위원회만 111곳에 달했다. 연간 2750억원의 예산과 1만3768명의 위원이 투입되는 정부위원회가 사실상 '무회의 위원회'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6일 행정안전부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2026년 상반기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운영 실적에 따르면 총 585곳에 달하는 정부위원회는 올해 275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가운데 공무원과 민간위원을 합쳐 1만3768명이 구성원으로 등록됐다.행정기관위원회법에 따르면 정부위원회는 국정 운영의 전문성과 민주성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의 기구로 개별 법령 등에 근거해 설치된다. 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민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결정의 조정·심의·의결 등을 수행한다.문제는 전체 정부위원회의 약 45%에 해당하는 263곳이 올해 상반기 본회의와 분과회의를 통틀어 대면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운영 실적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대면회의를 열지 않은 263곳 가운데 예산 편성액이 가장 많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약 91억원)와 지방시대위원회(약 33억원)는 위원회 개편, 위원 구성 미비 등을 대면회의 미개최 사유로 들었다.저고위 관계자는 "위원회가 올해 9월부터 인구전략위원회로 개편되다 보니 준비 작업에 시간을 많이 소모했다"며 "과도기적 시기에 본회의를 개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대신 서면회의와 함께 전문가 간담회나 워킹 그룹을 10회 이상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지방시대위 관계자는 "위원장·부위원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장관들도 국회 일정이 겹치면서 성원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심의·의결이 필요한 안건은 서면회의를 통해 처리해왔다"고 밝혔다.심지어 대면회의를 열지 않은 263곳 가운데 143곳은 서면회의조차 개최하지 않았다. 전체 정부위원회의 약 25%가 반년 동안 단 한 차례의 공식적인 회의도 열지 않은 셈이다.이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받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약 3억원)는 "이전 위원회 임기 만료로 상반기 중에 위원회 구성과 임명이 다시 이뤄지다 보니 회의가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공기관 통폐합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부 위원회도 이번 기회에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 각 부처 차원에서 1차 점검을 하고 총리실 차원에서 2차 점검을 거쳐 위원회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박 교수는 "관료들이 자신들의 의사 결정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만든 위원회도 존재하는 만큼 책임 행정 차원에서라도 남발된 위원회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 ▲ 행정안전부 ⓒ연합뉴스
◇행안부, 매년 정부 계획 수립하지만 부처별 노력도 必정부위원회 관리 주무 부처인 행안부 관계자는 "매년 위원회 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회의 횟수가 0건인 위원회들은 운영을 활성화하도록 안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위원회에서 행안부에 소관 심의 안건을 확대하겠다는 식으로 정비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다만 위원회 설치는 법령에 근거한 만큼 개별 위원회의 통폐합 여부는 해당 법령의 소관 부처에서 판단할 사항"이라며 "행안부는 회의 실적이 저조한 경우 활성화나 통폐합 점검 등을 안내하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행안부 설명대로 법령에 근거해 설치된 정부위원회를 폐지하려면 소관 부처의 관련 법안 개정 등이 필요한 만큼 실제 정비까지 상당한 절차가 요구된다.이에 윤석열 정부는 정부위원회 난립 방지 차원에서 지난 2023년 행정기관위원회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정부위원회는 원칙적으로 5년 이내로 존속기한을 정하도록 하고, 존속기한을 연장하려면 사전에 행안부와 협의하도록 했다.다만 2023년 제도 개편 이전 설치된 정부위원회 가운데 존속기한이 설정되지 않은 위원회는 여전히 장기간 존속할 수 있다. 부처 차원의 위원회 정비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올해 상반기 대면·서면회의 실적과 예산 편성액이 모두 0인 위원회는 총 111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3곳은 설치된 지 10년 이상 됐고, 22곳은 20년 이상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 예산 편성과 회의 실적이 없는 위원회가 상당수 유지되고 있는 만큼 존치 필요성과 운영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로 1972년 설치된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건축위원회는 50년 넘게 존속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대면·서면회의 실적과 별도 예산 편성액은 모두 0으로 나타났다. 중앙건축위는 올해 행안부가 폐지 추진 대상 위원회로 선정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