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자영업대출 3년 반 새 48%↓ … 연체율 3.31%→11.94%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2.71%, 한번 밀리면 82%가 연체 지속 대부업 신규 신용대출 평균 19.99% … 21곳 중 16곳 최고금리 도달 조달 8%·대손 10%에 수익성 압박 …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도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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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는 뛰는데 서민금융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연 20%에서 멈춰 있다. 조달비용과 부실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줄이면서 저축은행 자영업자대출은 3년 반 새 반토막 났고 연체율은 12%에 육박했다.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최고금리가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오히려 대출 공급을 위축시켜 정작 보호해야 할 차주를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12조 6049억원으로 2022년 말 24조 2258억원보다 11조 6209억원(48%) 줄었다. 2023년 19조 7751억원, 2024년 15조 6398억원, 지난해 12조 8826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중·저신용 자영업자의 주요 자금 창구였던 시장이 3년 반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대출을 줄였지만 부실은 잡히지 않았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3.31%에서 11.94%로 3.6배 뛰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4.83%에서 15.69%로 3배 넘게 높아졌다. 대출 100만원 가운데 약 16만원이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수준이다.

    ◆ 11.6조 줄였는데 연체율 3.6배 … 저축銀 '빌려줄수록 부담'

    저축은행이 자영업자 대출 문을 좁히는 배경에는 커진 부실 부담이 있다.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중·저신용 차주가 상대적으로 많이 몰리는 상황에서 고금리가 길어지자 기존 차주의 상환 여력부터 약해졌다. 2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은행권이 0.56%인 반면 저축은행을 포함한 비은행권은 3.86%에 달했다.

    취약계층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 나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1.99%로 장기 평균인 1.60%를 웃돌았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는 41만 10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7000명 늘었고 이들이 보유한 대출도 114조 6000억원에서 119조 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체율은 전체의 6배가 넘는 12.71%에 달했다.

    한번 밀린 빚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 지속률은 지난해 말 78.4%에서 2분기 80.9%로 높아졌고 취약차주는 82.3%에 달했다. 취약차주의 신규 연체 진입률도 같은 기간 3.17%에서 3.60%로 상승했다. 반면 비취약차주는 0.72%에서 0.60%로 낮아져 부실이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늘리기도, 그대로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을 11조원 넘게 줄이고도 연체율이 두 자릿수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신규 대출을 늘릴수록 대손비용과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결국 신용도와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차주를 선별하거나 신규 취급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건전성을 관리할 유인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이 장기화할 경우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와 건전성 관리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자영업자 취약부문의 부실 위험은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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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 천장까지 찬 대부업 … 금리 못 올리니 대출 줄인다

    저축은행 이용이 어려워진 차주의 대안인 대부업도 최고금리라는 제약을 받고 있다. 현행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다. 취약차주의 과도한 이자 부담을 막기 위한 장치지만 시장금리가 오를수록 대부업체가 늘어난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여지는 줄어든다.

    이미 금리는 사실상 상단까지 차올랐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 신규 신용대출 금리를 공시한 대부업체 21곳의 평균 금리는 연 19.99%였다. 이 가운데 16곳은 평균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와 같은 연 20%였다. 추가적인 비용 상승을 금리에 얹을 공간이 거의 남지 않은 셈이다.

    비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부업체는 은행처럼 예·적금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할 수 없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외부 차입에 의존한다. 업계의 조달금리는 연 8% 안팎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약 10%의 대손비용과 2~3%의 대출 중개수수료를 더하면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하고도 비용이 최고금리 수준에 이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기준으로 본다면 조달금리와 대손비용, 중개수수료만 합해도 20%에 달한다"며 "여기에 인건비와 법인 운영비 등 기타 비용까지 더해야 해 현재 구조에서는 마진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질수록 대부업체의 대응은 차주 선별로 향한다. 서민금융연구원 조사에서는 저신용자의 59.4%가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50.7%는 다른 곳에서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를 더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환 위험이 높은 차주부터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고금리를 둘러싼 논의가 금리 수준뿐 아니라 실제 자금 공급까지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상한을 높이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반면 시장금리와 부실 비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현 수준을 유지하면 금융회사가 취급 대상을 좁히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저축은행 자영업자대출이 이미 3년 반 새 48% 감소한 만큼 대부업의 여력까지 줄어들 경우 정책서민금융이 담당해야 할 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의 대출 여력이 동시에 줄어들 경우 정책서민금융으로 자금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최고금리로 이자 부담을 제한하면서 중·저신용자의 제도권 금융 이용 통로를 유지하는 방안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최고금리는 취약차주의 과도한 이자 부담을 막는 장치지만 조달비용과 부실 위험이 함께 높아지면 금융회사가 대출 공급을 줄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가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금리 부담과 금융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