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시 15년간 농림수산업 생산 12.8조 감소농업 생산액 감소 규모, 한·미 FTA 이어 두 번째로 커 제조업 年 6.7조↑ … 10년 뒤 실질 GDP 0.38%p 증가농민단체 "가입 전면 반대" … 정부 "결정된 것 없어"농민 75개 단체 10월 대규모 집회 예고 … 갈등 고조
  • ▲ 'CPTPP 가입저지 농림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관계부처 합동간담회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 'CPTPP 가입저지 농림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관계부처 합동간담회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우리나라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할 경우 15년간 농림수산업 생산이 연평균 85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15년간 누적 생산 감소액은 약 12조8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CPTPP 협정 발효 10년 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8%포인트(p) 증가하고, 제조업 기반 생산 파급효과는 15년간 연평균 최대 6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통상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산림청은 28일 'CPTPP 가입 관련 경제적 영향분석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통상협정 체결의 경제적 타당성 등을 검토한 결과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잠정 분석이 완료된 시점에 조기 공개했다. 

    CPTPP는 2018년 12월 발효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CPTPP 회원국에는 일본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멕시코, 페루,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CPTPP 회원국과의 교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5.6%, 수입의 25.5%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농림수산업은 생산 감소가 예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협정 발효 후 15년간 농업 부문 생산은 연평균 71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임업 생산은 연평균 606억원, 수산업은 연평균 817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합산하면 연평균 8523억원으로, 15년간 누적으로 단순 계산시 총 12조7845억원 규모다. 특히 농업 부문은 2022년 당시 동일 기관 전망치(연평균 최대 4400억원)에 견줘 생산 감소가 2700억원 대폭 확대됐다.  

    CPTPP 회원국 평균 농산물 개방도는 96% 수준이다. 이에 CPTPP 체결 시 농업 생산액 감소 효과는 기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가운데 한·미 FTA(연평균 81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유럽연합(EU) FTA(1447억원)와 한·중 FTA(77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CPTPP 가입 시 과실, 축산, 채소, 식량작물, 특용·기타 순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과실은 사과, 배, 복숭아 등 검역 문제로 수입이 제한된 품목이 많아 시장 개방에 따른 영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사과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사과는 현재까지 동·식물 위생 검역조치(SPS)를 통과한 수입국이 단 한 곳도 없어 현재까지 시장 개방이 이뤄지지 않은 품목이다. 

    수산물의 경우 일본산 수입 확대에 따른 국내산 소비 대체 확대와 수산업 생산기반 약화가 우려됐다. 일본산 활수산물은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 신선 활어를 중심으로 수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관세 철폐 시 가격경쟁력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증가는 국내산 소비를 대체해 가격 하락과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국내 수산업 생산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수산보조금 규범 강화에 따른 변화가 예상됐다. CPTPP는 과잉어획된 자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보조금을 금지하고 있어 자원상태 평가·관리체계와 보조사업 점검·정보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보조금 정책도 자원관리와의 연계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임업의 경우 품목별로는 CPTPP 가입에 따른 연간 국내 생산액 감소는 단기임산물 9억1000만원, 목재제품 542억9000만원, 석재류 53억5000만원으로 추정됐다. 

    반면 산업연구원은 협정 발효 후 15년간 제조업 기반 생산 파급효과가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중소기업 생산 증가분은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대기업 수출 증가에 따른 파급효과까지 포함하면 2조3000억~2조48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거시경제 분석에 따르면 CPTPP 가입으로 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는 10년간 0.38%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매년의 증가율이 아니라 협정 발효 후 10년 동안의 누적 효과다. 시장개방에 따라 교역이 확대되고 국내 생산·투자·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한편 역내 공급망 편입과 공급망 회복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CPTPP 가입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산업부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핵심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 CPTPP 가입 검토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비대위 소속 농민단체장들은 'CPTPP 가입 전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오는 10월 15일 CPTPP 가입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도 예고했다.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CPTPP 협상은 농림축수산업계의 목을 조여오는 협상이 될 것으로, 가입 저지를 위해 비대위를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CPTPP에 가입하면 대한민국 농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농업인 전체가 나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회장은 "정부가 어민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출하 거부와 전국 어민 총궐기, 어선 반납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끝까지 동원해 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