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잠재성장률 2030년대 1% 초반 전망에 원화 장기 약세 현 구조 지속 땐 2030~2035년 적정 환율 1430~1510원반도체 특수 종료까지 겹치면 환율 1650~1710원 가능성 "해외투자 제약보다 생산성·투자수익률 높이는 구조개혁 중요"결국 李 정부 성장·투자정책 성과가 자본 이탈과 환율 향방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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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국무회의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 1%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화 가치의 장기 약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성장과 국내 투자 부진으로 자금의 해외 유출이 확대될 경우 달러 수요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이 17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다.특히 1400원대 환율조차 일시적 고환율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낮아진 성장성과 투자 매력을 반영한 새로운 균형 수준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장 잠재력과 국내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원화 약세 압력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균형환율은 추정 방식에 따라 IMF 방식으로 1323원, 한국 자료를 직접 적용할 경우 1330~1360원,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구조적 요인으로 인정하면 1400원 수준으로 추정된다.핵심은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일시적인 순환 현상으로 볼 것인지, 구조적 변화로 볼 것인지다. 8년째 이어진 국내 투자 부진과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해외주식 투자를 구조적 변화로 인정할 경우 적정 환율 수준 자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신한투자증권은 이 경우 올해 8월 평균 원·달러 환율 1406원이 이미 균형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6월 이후 나타난 환율 하락 역시 본격적인 원화 강세라기보다 앞선 오버슈팅이 되돌려지는 과정에 가깝다는 설명이다.문제는 국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을 2024~26년 2.0%, 2025~29년 1.8%, 2030년대 1% 초중반으로 추정했다. KDI 역시 기준 시나리오에서 2030년 잠재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내려가고 2040년대에는 0% 내외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노동투입 감소, 생산성 둔화가 성장률을 계속 끌어내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반면 이재명 정부는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하는 '3·4·5 비전'을 내걸었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구조혁신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목표 달성 시기는 명확하게 특정하지 않았다. 정부가 제시한 3% 목표와 주요 기관이 추정하는 장기 잠재성장률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신한투자증권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까지 원화 실질가치가 4.0%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순대외자산 확대로 인한 경상 흑자 축소가 2.1%, 해외 증권 및 직접투자 확대가 1.3%, 잠재성장률 둔화 0.9%, IMF 가정 경상 흑자 변화가 0.9%, 경상 흑자의 원화 환전 축소가 0.6%씩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고령화 조정 요인 소멸은 1.8%의 원화 강세 요인으로 반영됐다.이를 종합한 장기 원·달러 균형환율은 2030년과 2035년 모두 1430~1510원이다. 현재와 같은 국내 투자 부진과 해외투자 확대가 이어진다면 환율이 장기적으로 1400원 중후반 수준으로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잠재성장률이 1% 초반까지 떨어지고 해외투자 확대와 국내 투자 부진이 계속될 경우 2035년까지 원화 가치가 4% 추가로 약해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반도체 특수 소멸 이후 경상 흑자 축소가 원·달러 환율을 약 40원 끌어올리고, 해외주식 및 직접투자 확대가 20원,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의 국내 미환류가 10원가량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관건은 정부 정책의 성과다. 투자 활성화 정책이 성과를 내고 국내 투자수익률이 높아져 자금이 국내에 머무를 경우 원·달러 환율은 IMF 기준 균형환율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 경우 장기 적정 환율은 1240~130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반대의 경우 충격은 더 크다. 반도체 특수가 끝난 뒤 기업의 해외 이전이 빨라지고 국내 투자 매력이 살아나지 못해 자금 유출까지 가속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기조적으로 16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약세 시나리오의 적정 환율 상단은 1650~1710원에 달한다.성장 둔화와 국내 투자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면 경상 흑자 축소와 자금 이탈, 달러 강세가 한꺼번에 원화를 밀어내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결국 장기 환율의 열쇠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을 억지로 붙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국내에 남을 만한 투자처와 수익률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국내투자의 해외투자 전환 자체를 제약하기보다 생산성과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잠재성장률 3% 목표를 실제 투자 확대와 생산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성장과 투자 부진으로 자본 유출이 구조화되면 1400원대 환율이 일시적인 고환율이 아니라 새로운 균형 수준으로 굳어지고, 상황에 따라 1600~1700원대까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가 성장성과 국내 투자수익률을 높여 자금이 국내에 머물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원화 약세가 물가와 기업 비용, 투자 부진을 다시 자극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